2022를 관통하는 개그코드, 경험적 공감과 숏폼

2022를 관통하는 개그코드, 경험적 공감과 숏폼

  • 이정민 대학생 기자
  • 승인 2022.12.0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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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핫한 유튜브 콘텐츠를 살펴보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공감가는 상황들을 재현한 콘텐츠들이 인기다. 이는 올해 쿠팡 플레이에서 방영한 ‘SNL코리아’ 리부트 시즌1에서 보여진다. 배우 주현영은 여기서 사회초년생 인턴 기자를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처음 프레젠테이션 할 때의 표정, 언어 등을 리얼하게 묘사하면서 극찬을 받았다. 사람들은 이러한 ‘주기자’ 캐릭터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흑역사를 떠올리기도 하고, 주변에서 저렇게 프레젠테이션에 임하는 신입을 본 적이 있다며 극사실주의적인 표현들에 공감했다.

이처럼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와 상황들이 ‘밈’처럼 번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채널 ‘숏박스’에서는 장기 연애, 휴대폰 매장, 유튜브 채널 운영, 연애, 찐남매, 헌팅 등 다양한 우리 사회의 이면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2022년 대학내일 연구소에서 선정한 2022 20대 TOP BRAND AWARDS' 보고서의 숏폼 크리에이터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유튜브 사내뷰공업의 경우 알바공감 시리즈를 통해 서브웨이, 카페, 놀이공원, 술집, 편의점, PC방, 빵집, 만화카페 등 10여가지가 넘는 아르바이트 경험을 숏폼으로 제작, 학교에 흔히 있을 법한 캐릭터를 모아 ‘빌런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유튜브 숏박스 채널 (사진=유튜브 숏박스 채널 캡쳐)
유튜브 숏박스 채널 (사진=유튜브 숏박스 채널 캡쳐)

이러한 핫한 콘텐츠들은 주로 숏폼 형식으로, 공통적으로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관통한다. 이는 ‘인사이드 조크’의 확장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직역하면 ‘내부 농담’으로, 특정 사회 집단, 직업 또는 공통 관심사에 교집합을 가진 구성원만 이해할 수 있는 농담이다. 한 집단의 유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상의 형태로 보다 입체적으로 콘텐츠화 하면, SNS를 통해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아는 사람들만 알아 들을 수 있는 유머코드였으나, 이 상황을 다시 콘텐츠화하여 재생산 및 소비하면서 그 유머코드는 더 이상 그들 만의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유튜브 가내뷰공업의 숏츠 영상(사진=유튜브 가내뷰공업 채널 캡쳐)
유튜브 가내뷰공업의 숏츠 영상(사진=유튜브 가내뷰공업 채널 캡쳐)

이 경험적 공감을 바탕으로 한 유머코드는 본격적으로 전문가와 자본이 투입되면서 고도화되고 있다. ‘웃찾사’, ‘개그콘서트’ 등 방송사의 개그 프로그램이 연이어 폐지되자 코미디언들이 접근성이 높고 비교적 규제가 적은 유튜브, SNS 콘텐츠로 진입했다. 유튜브 좀 본다 하는 MZ들에게 유명한 ‘장삐쭈’, ‘숏박스’, ‘피식대학’, ‘빵송국’ 등의 채널은 코미디언의 활동을 주축으로 한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레이블 메타코미디 소속이다. 채널 사내뷰공업의 경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콘텐츠 회사인 파괴연구소에 재직 중인 PD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시청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보기 쉬운 콘텐츠를 넘어 비교적 입체적이고 자세한 하나의 세계관으로 열광하는 모습도 보인다.

※ SK telecom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영상. 숏박스와 컬래버레이션 하여 콘텐츠 제작

그렇다고 숏폼 콘텐츠에만 열광하는가? 그건 아니다. 숏폼 콘텐츠는 유튜브 영상의 고퀄리티 미리보기의 역할도 한다. 좋은 숏폼 콘텐츠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한 콘텐츠로도 연결된다. 점점 긴 영상을 보기 싫어한다던 MZ에게 긴 유튜브 영상을 끝까지 다 보고 댓글을 달고, SNS 계정을 통해 양방향으로 소통하기도 한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다소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는 광고나 홍보로도 이어지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경험적 공감’을 활용한 콘텐츠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너도나도 유사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에 어떻게 추후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공감대를 자극할지, 함께하는 공감과 차별화 그 사이의 간극을 맞출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 매드타임스 이정민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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