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따뜻한 모빌리티 기술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계속 만들겠습니다" 현대차 박동준 책임, 윤석산 책임

[인터뷰] "따뜻한 모빌리티 기술을 보여주는 캠페인을 계속 만들겠습니다" 현대차 박동준 책임, 윤석산 책임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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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진짜 좋은 기술은 무엇일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적시에 제공되는 기술이 가장 좋은 기술이 아닐까 싶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기술이 우리 사회에 선하게 활용되는 모습을 담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보여주기 위한 캠페인이 아닌, 회사의 비전과 철학이 진정성있게 전달되고 있기에, 많은 소비자가 공감하고 있다.

올해는 학대 피해 아동과 상담사를 돕는 모빌리티 기술 캠페인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학대 피해 아동과 자동차가 무슨 상관이 있지? 생각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학대 피해 아동들의 이동 상담과 치료를 도와주는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iCAREcar)’를 개발했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학대 피해 아동을 직접 찾아가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자동차를 가상 공간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해 학대 피해 아동이 심리적 안정을 찾고 감정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고 론칭한 현대자동차그룹의 박동준 책임과 윤석산 책임을 만났다.

박동준 책임

작년에 이어 올 해도 진행한 현대자동차그룹 빅캠페인 ‘힐스 온 휠스(Heals on Wheels)’가 벌써 조회수 3천만을 넘겼습니다. 어떤 캠페인인가요?

박동준 책임 현대자동차그룹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빌리티 기술” 캠페인의 일환으로 학대 피해 아동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디지털 테라피(Digital Therapeutics, 이하 DTx)라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도입한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iCAREcar)’를 선보인 프로젝트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부터 ‘아이케어카(iCAREcar)’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사업을 시작한 이래 8년간 66개의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총 142대의 차량을 지원했고 지원 금액 또한 35억 원 규모에 이릅니다. 올해는 좀더 의미를 더해 차량에 모빌리티 기술을 접목해 실제 학대 피해 아동과 상담사에게 도움이되는 차량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현대자동차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완성된 아이케어카 내부는 심리 상담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되었고 그룹의 5개사가 참여해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아동 학대 예방를 위한 모빌리티 기술이라는 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면서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나요?

윤석산 책임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담은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매년 제작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실향민, 청각장애인, 소아암어린이, 환경미화원 등 우리의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영상을 만들어 왔는데요. 학대피해아동 또한 현대차그룹이 2014년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해 오고 있던 분야였습니다. 차량 지원에 그치지 않고 좀더 마음을 보듬고 기술이 삶을 개선하는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뿐만 아니라 학대 피해 아동을 돕고 있는 다양한 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리다 보니 상담과정의 여러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었고 좀더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학대 피해 아동과 봉사자를 위한 차량을 개발하고 현장 심리상담, 일상회복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제작했습니다.

윤석산 책임
윤석산 책임

이번 프로젝트는 아이들을 위한 기술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네요. 실제 아동 학대 현장에서 힘쓰는 분들과 많은 협업이 이뤄졌을텐데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박동준 책임 학대 피해 아동이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부터 상담 환경, 그리고 상담을 통한 효과 등 다양한 인터뷰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학대 피해 아동의 80%는 가정에서 일어나게 되며, 대부분 도심과 떨어진 지역에 거주하는 관계로 상담 환경자체가 어렵고 이동상담과정에서 상담에 대한 기록, 편안한 분위기 마련 등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이에 착안해서 그분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저희 사회공헌부서, 그룹사 개발자 분들과 다양한 소통과 협력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적용된 기술은 차량 내부의 전면, 양측면, 천장 등 4면에 설치된 몰입형 디스플레이입니다. 아동에게 가상의 공간으로의 이동, 즉 ‘메타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해, 흥미와 함께 상호작용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하게 설계했어요.

아이케어카 내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의 위치는 아동학대 피해자가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초등학생임을 감안해 13세 미만의 아동 눈높이에서 한 눈에 최대한 많이 보일 수 있도록 해 참여하는 아동에게 최대의 몰입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세심하게 배려했고요.

두 번째로 적용된 기술인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인식 기술 SSR, Smart Sound Recognition)이에요. 이 기술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든 상담내용이 텍스트 파일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의 중첩된 목소리와 기타 배경 잡음으로부터 화자를 분리하는 MSD(Multi-Speaker Detector)를 탑재했습니다.

기존에 수많은 대화로 이뤄지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아동의 마음을 살피고 기록과 분석까지 병행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착안해 상담사와 아동의 음성을 구분하고 발화 내용 중 주요 단어를 자동으로 추출 기록해 심리적 위험 요소를 빠르게 파악하고, 아동의 안정과 치유를 위한 상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기술은 차량의 음성인식 기능에 있어서 운전자와 동승자의 음성을 분리해 인식할 수 있어 향후 차량 개발에도 활용 가능한 기술로, 앞으로도 처리 가능한 화자의 수를 현재 2명에서 계속 늘려 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테라피(DTx)에 활용된 기술은 아이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뇌파 기반 스트레스 측정 기술(엠브레인)입니다. 아동이 상담 받는 동안 귀에 이어셋을 착용하면 뇌파 신호를 감지해 아이의 스트레스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요. 이렇게 측정된 아이의 스트레스 지수는 상담사가 보다 정확하게 아동의 상태를 살피면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게 상담 과정 전반에 활용합니다.

유튜브 댓글 등을 보면, 캠페인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요. 어떤 부분이 공감과 호평을 받았다고 생각하나요?

박동준 책임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 학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학대 피해 아동의 상담과 회복을 돕는 영상이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전달되어 소비자에게 높은 공감대를 이끌어 낸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 영상은 25~44세가 많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나 영상에 등장하는 아동과 비슷한 나이의 자녀를 둔 학부모가 많이 공감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MZ세대는 첨단기술 뿐만 아니라 윤리소비, 돈쭐 등과 같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참여에도 관심이 높아 기술의 사회적 활용에 대한 캠페인도 이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 책임님은 2015년 고잉홈부터 올 해 힐스 온 휠스까지 다양한 빅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동준 책임 모든 프로젝트가 각각 다 기억에 남습니다. 각각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다를뿐… 캠페인 영상 제작에 있어서는 “리틀빅이모션”이 가장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작 당시가 2020년 5월 이었는데요. 저희가 사전답사를 갔단 1월만 하더라도 코로나 대유행이 있기 전이어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어린이 병원을 방문하고 여러 협의를 할수 있었는데요. 본 촬영을 앞두고 코로나의 대유행으로 해외로 가는 것이 어려워지고, 게다가 촬영장소가 병원이다 보니 현지의 철저한 방역을 준수하면서 촬영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원격촬영으로 현지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었죠. 그래도 노력한 만큼 결과물이 나와준 프로젝트여서 너무 만족합니다.

주인공으로는 고잉홈에 등장하신 김구현 어르신이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도 명절마다 안부인사를 전하고 찾아뵙고 있습니다. 올해 95세가 되셨는데도 너무 정정하세요. 하루 4km 이상을 걸으시고 건강관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고향을 가보기 전에는 건강해야 한다는 그분의 말씀이 계속 기억에 남고, 훗날 그분이 고향을 가시는 날 저희 차량으로 직접 모시고 가고 싶은 마음이예요.

현대차그룹 캠페인은 캠페인마다 유수의 국내외 광고제에서 수상했습니다. 이러한 광고제 수상에 캠페인의 어떤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보시나요?

박동준 책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요. 신기술을 단순히 선보이는 것 만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기술이 우리 실생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고객경험 관점이 중요한데 일상의 평범한 상황도 좋지만 그것보다 그 기술이 절실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순간에 주어진다면 그 기술에 대한 기억은 소비자에게 오래 남을 수 있을거예요. 기술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떻게 접목 될수 있고 더 나은 삶으로 바꿀 수 있는지 직접 보여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한거 같구요. 아마도 광고제 여러 심사위원들도 그점을 높이 평가평 주신 것이 아닐까 합니다.

2023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박동준 책임 하이퍼 퍼스널리티가 확산하고 마이크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 어느때보다도 개인의 존재감과 캐릭터가 중요해진 시대이죠. 누구나 매체가 될 수 있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기업들이 광고나 콘텐츠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파급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디지털 채널 운영에 있어서도 목적과 타깃을 좀더 명확히 하고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디지털 콘텐츠도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틀을 깨는 접근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할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고 생각될수록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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