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술과 진정성이 만났을 때, 소비자는 공감합니다" 이연호 차이커뮤니케이션 이사

[인터뷰] "기술과 진정성이 만났을 때, 소비자는 공감합니다" 이연호 차이커뮤니케이션 이사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04.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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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좋은 광고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소비자와 시장, 최신 트렌드에 대한 지속적이고 치열한 스터디가 기본이다. 여기에 소비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 클라이언트에 대한 존중, 그리고 사회 문화뿐 아니라, 디지털과 기술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와 시장을 움직이는 광고를 만들 수 있다.

차이커뮤니케이션은 머신러닝과 디에이징이라는 기술을 활용해서 "KB라이프" 론칭 캠페인을 제작, 진행했다. 기술은 차고 딱딱한 것으로 생각하기에, 광고 역시 차갑고 딱딱하고 실제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KB라이프" 론칭 캠페인은 시청자가 공감하는 따뜻한 광고였다. 이 캠페인에는 소비자와 시장, 트렌드, 디지털과 테크에 대해 끊임없이 스터디해온 광고인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라이프를 나답게! 아름답게! 꿈꿀 수 있도록 라이프를 나름답게! KB라이프 론칭 캠페인을 총괄한 차이커뮤니케이션 이연호 이사입니다. 2008년도에 차이에 입사해서 차이와 함께 성장한 차이맨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카피라이터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대표님께서 기획을 해볼 것을 제안하셨고, 그 후 캠페인 기획과 총괄을 맡고 있습니다. 참 저는 광고공모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광고계에 입문했습니다. 제일기획 대학생광고대상에서 수상했거든요.

이번에 론칭한 KB라이프 캠페인은 어떤 캠페인인가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두 회사가 하나의 회사가 됐습니다. ‘KB라이프’라는 이름으로 출범하면서 론칭 캠페인을 하게 됐어요. KB라이프는 단순한 생명보험회사가 아니라, 사명처럼 라이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보험 상품을 넘어서, 라이프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의 삶 전반에 늘 함께하는 리딩 생명보험사'로 거듭나기를 원했습니다.

이러한 과제에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고급스러운 톤앤매너는 기본이고 새로워야했습니다. MZ세대도 공감할 수 있어야 했구요.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저희는 다양한 콘셉트와 메시지를 개발했습니다. 물론 모델 전략 역시 신중하게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회의를 하고 스터디를 할수록 정말 중요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KB라이프"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라이프'라는 이름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가 개발됐는데, 라이프라는 이름이 따로 놀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이프라는 이름을 쓰는 회사라면, 적어도 라이프라는 이름에 맞게 광고도 라이프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 방식이 고루하지 않고 차이다워야 했습니다. 그래서, 주목했던 것이 딥러닝을 활용한 디에이징 기술이었습니다. 이 기술이라면, "한 사람의 인생, 즉, 라이프를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겠다"했던 거죠. 동시에 "KB라이프라는 생명보험사를 진정성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을 라이프와 연결한다는 발상이 크리에이티브합니다. 새로움이라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되는데요. 진정성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었나요?

저희는 단순히 기술을 통해 새로움을 이야기하는 것에 멈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술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가 더 가치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흔히 "20대로 돌아간다면, 30대로 돌아간다면" 이런 이야기 많이 하잖아요. 여기에서 시작했어요. "과거의 내가 진정성있게 살아왔다면,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델 전략이 중요했습니다. 누구보다 진정성있게 충실하게 자신의 라이프를 살아온 분이 모델이어야 했던 거죠. 

저희는 윤여정 선생님을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윤여정 선생님의 라이프로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나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인생을 더 아름답게 꿈꿀수 있도록이라는 의미를 담은 "라이프를 나름답게!"라는 슬로건으로 론칭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모델 전략에 대해서는 다시 여쭤볼께요. 이번 캠페인이 우리나라 광고에서 제대로된 머신러닝과 디에이징을 처음로 사용했죠?

저희 차이는 디지털 종합광고회사 답게 디지털이나 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이 많습니다. 디지털이나 기술과 관련된 트렌드에 대해 꾸준히 스터디하고 투자하고 있습니다. 자체 제작하고 있는 메타휴먼 ‘주아’도 그렇구요. 그리고 디지털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태도에 대해서도 항상 스터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는 이미 디에이징을 활용해 노는 디지털의 놀이문화도 존재하고 있더라구요. 또한 디에이징은 해외 광고 캠페인에서 주목받는 기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국내에서는 해외에서 보이는 고퀄리티 캠페인은 없더라구요. 그래서 항상 이 기술을 캠페인에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라이프를 이야기하는 KB라이프에 적용한다면, 정말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적극적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제안했고, 클라이언트는 저희 안을 과감하고 용기있게 받아주셔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도의 광고 캠페인이어서 그 과정이 쉽지 않고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광고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엇인가요?

광고 제작은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합니다. 그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요. 이번 캠페인에서는 새로운 시도라 하나하나가 다 중요했다 말씀드릴 수 있어요. 그중에서도 감정선이 중요했습니다. 직접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대화가 아니다 보니 진정성있는 감정을 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퀄리티였습니다. 디테일까지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소비자가 우리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광고를 보면서 제작이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광고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퀄리티를 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제대로 해본 경험이 없어요. 때문에 저희 팀과 스태프가 정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대표님과 회사에서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셨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윤여정 선생님의 과거를 재현하기 위해서 모델링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말 어려웠습니다. 예전 윤여정 선생님을 모델링을 하다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윤여정 선생님이 아니었어요. 현재 윤여정 선생님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 과거 모습과 달랐구요. 이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는 게 어려웠습니다. 또한 새도우 액터도 필요해요. 저희가 이번에 54명의 후보군을 기반으로 새도우 액터 오디션을 갖기도 했습니다.

딥러닝 과정을 통해 탄생한 윤여정 배우의 20대 모습 (출처 KB라이프 블로그)
딥러닝 과정을 통해 탄생한 윤여정 배우의 20대 모습 (출처 KB라이프 블로그)

이번 광고에서 모델 전략이 정말 중요했네요. 윤여정 님을 모델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가 모델을 선정할 때 생각한 기준이 두가지였습니다. 첫째, 한 사람의 라이프를 보여주려면, 그 라이프를 모두가 인정하는 분이어야 한다. 둘째, 젊은층은 물론 노년층까지 모두가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혹시 떠오르는 분 있나요? 이 두가지 조건에 충족하는 분은 단언컨대 윤여정 선생님입니다. 심지어, 인생의 여정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도 저희에게 최고의 모델이었습니다. 여담으로 한자는 다르지만, '여정'은 삶의 '여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저희가 클라이언트에게 모델을 윤여정 선생님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단서를 달았죠. "26살의 윤여정"을 모델로 한다구요. 클라이언트가 "26살의 윤여정"이라는 아이디어에 적극 찬성을 해주셨어요.

자신의 젊은 모습을 본 윤여정 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의아해 하셨어요. 아마도 이 기술에 대해 이해하시기 힘드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직접 설명을 드리고, 사전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윤여정 선생님께서 컨펌해주셔야 계속 진행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선생님과 계속 커뮤케이션했습니다. 중간 중간 진행되는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선생님께서는 처음에는 "나 이렇게 안생겼어" "훨씬 예뻤어"라고 이야기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이 어떻게 사람을 따라와"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요즘 기술이 대단하다며 만족스러워하셨습니다.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 역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어떠셨나요?"

생명보험이라고 하면 다소 어렵고 거리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생명보험 광고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저희는 이런 인식을 바꾸고 'KB라이프생명'이라는 회사의 출범을 소비자들이 임팩트있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광고가 라이브된 이후, 각종 커뮤니티 등에 “윤여정 젊은 시절 배우 누구냐”며 광고에 대한 궁금증이 담긴 글과 자발적으로 광고를 리뷰하는 게시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 광고를 기억하고, 신기해하는 댓글을 달아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라이브 후에  여러 소비자 조사를 진행했는데,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나름답게”라는 메시지나 광고 의도에 대해 좋은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나온 반응이 "기술과 나름답게 라는 슬로건의 시너지가 굉장한 광고였다", "TV에서 보고 비슷한 배우인지 뭔지 궁금했는데 딥러닝이라니 놀랍다", "윤여정 배우 캐스팅으로 더 의미있다",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라는 것이었어요.

광고를 통한 구체적인 효과는 어땠나요?

저희 목표는 KB라이프의 출범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것, 그리고 이슈되게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노이즈가 아니라 KB라이프의 라이프에 대한 진정성을 소비자들에게 공감시키는 것이었구요.

구체적인 숫자로 말씀드리면, 유튜브 조회수 800만 회였습니다. 이는 TVC 노출량 상위 1%에 해당하는 수치에요. 그리고 광고 호감도, 키메시지 전달력, 광고 시청 후 가입 의향, 최선호 광고 등에 대해 갤럽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내노라하는 경쟁사 대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캠페인을 총괄한 실무자로서 소감을 말해주세요.

저는 항상 차이답게, 차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제안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런 제안을 해도 쉽게 온에어되기 쉽지 않습니다.

이번 KB라이프 론칭 광고는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클라이언트는 저희를 믿어주시고 용기있게 아이디어를 믿고 수용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클라이언트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광고를 만들기 위해 함께한 팀원을 비롯한 스태프들, 감사드려요. 디오비, 히어로 크레이티브, 티키타카 박기룡 감독에게도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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