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무엇을 위하여 그 자리에 가려 하십니까

〔카페★里仁〕 무엇을 위하여 그 자리에 가려 하십니까

  • 장성미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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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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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地一大窯(천지일대요) 세상천지는 큰 가마가 되고

陽炭烹六月(양탄팽육월) 타오르는 숯이 된 태양은 유월을 쪄댄다

萬物此陶熔(만물차도용) 만물이 이렇게 도야되고 있는데

人何怨炎熱(인하원염열) 우리가 염천(炎天)을 어찌 원망하겠는가

君看百穀秋(군간백곡추) 온갖 곡식 무르익은 가을에 그대 보리라

亦自暑中結(역자서중결) 지독한 여름 더위 속에 여물어온 결실을

田水沸如湯(전수비여탕) 밭물은 탕처럼 들끓어 오르고

背汗濕如潑(배한습여발) 세찬 물 뿌린 듯 땀에 젖어든 등으로

農夫方夏耘(농부방하운) 농부들 여름 농사로 여념 없는데

安坐吾敢食(안좌오감식) 어떻게 앉아서 내가 먹기만 하겠는가

〈大熱〉한더위에 /戴復古(대복고)

계절이 여름으로 가면서 쨍쨍한 맑은 날씨, 때론 바람 한점 없이 이글거리는 따가운 뙤약볕을 등에 업고도 묵묵히 해내야 할 일에서 손을 뗄 수 없는 농부의 일상에 깊이 공감(共感)하며 그들의 일을 당연한 것이라 놓아두지 않고 감사의 마음으로 이 때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시대를 살아가려는 지성(知性)……

살아가는 일이란 이렇듯 어떤 상황 앞에서나 흔들림없이 감당해야 할 임무(任務)가 있고,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직분(職分)을 맡아서 해나가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이다.

한여름으로 가면서 쉽지않은 일상이 펼쳐진다. 언제부터인가 지구의 환경적인 변화로 계절을 가늠하며 때를 맞추어 지내기가 쉽지않은 상황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어 작열하는 태양이 끓어오를 듯이 타오르다가 숨도 쉬지 않는듯 폭포처럼 비를 한없이 쏟아 부으며 이 계절이 전개(展開)되고 있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변덕스런 장마가 떡 버티며 어디를 어떻게 헤집고 들어올지 모르기에 모두가 주의력을 가지고 살펴봐야 하는 국면(局面)이라 더더욱 긴장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상상도 할 수 없는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예기치 못했던 불행이 아니 예방(豫防)하지 못한 사고(事故)가 닥쳐오며 가슴 저미게 하는 사연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능동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하기 힘겨웠던 지역에 엄습해온 불행은 천재(天災)라 어찌하지 못했기에 기가 차는 일이지만, 계속 다급함을 알리며 방비(防備)하라는 경고를 여러 각도에서 했는데도 부서간의 소통 부재와 때늦은 대처로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의 인재(人災)는 남의 일 같지않아 말을 잃게 하였다.

그런데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경찰의 거짓말과 공무원들과 시장, 도지사의 책임회피성 발언이 머리꼭대기까지 우리의 화(火)를 불러일으켰다.

이 처참한 형국(形局)에 다만 정부에 대한 비판에 급급하여 한 국회의원의 개념을 상실한 “윤 대통령의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 넣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발언이 아연실색(啞然失色)하게 하며 국민의 화(火)에 화(火)를 보태며 불을 질렀다.

또 지금 온 나라안이 끔찍한 물난리로 많은 곳에서 사상자(死傷者)가 생기고 생계(生計)의 터전이 망가지고 집을 잃고 힘써 가꾸어온 농작물(農作物)이 수마(水魔)에 허사가 되고 모두 녹아 내려 황폐해지며 주워담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이 엄중하고 다급한 때에 대구시장이란 공직자(公職者)가 골프를 즐겼다며 꼬집는 뉴스로 수세(守勢)에 몰리자 "대구는 다행히도 수해 피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스럽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 하면서 권위주의(權威主義) 시대의 사고(思考)니 운운(云云)하며 “뭔 트집을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비나"라며 반문(反問)하는 태도를 거침없이 드러내며 공감(共感) 부재(不在)의 민낯을 드러냈다. 그러다 앞으로의 정치적 계산을 위해 따져봤는지 여러 날 버티다가 어쩔 수없이 개운치 않은 사과를 하였다.

중국 하(夏)나라의 우(禹)임금은 늘 나라의 근심이던 홍수(洪水)를 다스리며 국가의 흥왕(興旺)을 꾀하던 성군(聖君)으로 알려져 있다. 《사기(史記)》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13년간 집을 떠나 있으며 나랏일을 할 때 자기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리지 않았다는 일화(逸話)가 전해지는 인물이다. (禹傷先人父鯀功之不成受誅, 乃勞身焦思, 居外十三年, 過家門不敢入)

공직(公職)이란 자리, 지도자(指導者)의 자리란, 이토록 지나칠 정도로 삼가하며 사사(私事)로운 것들을 세심하게 돌아보며 언행(言行)을 따지고 때를 따라 국민의 마음도 살펴야 하기에 그 자리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으며 쉽게 앉아서도 안되는 것이다.

믿고 사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국민을 대신해서 일을 하겠다며 공무(公務)를 맡고 나선 후에는 영원(永遠)하지도 않을 그 권력(權力)의 맛에 취하여 초심(初心)을 잃은 말과 행동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서슴없이 저지르며 공의(公義)를 망각하는 공직자들이 생각 외로 즐비하다.

게다가 그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고난 성품(性品) 중의 하나인 측은지심(惻隱之心)마저 마비된 채 사사로운 안락과 즐거움에 빠져들며 편히 앉아서 그저 먹기만 하면서 지내려는 세태(世態)에 흠씬 젖어 들기도 한다.

왜, 우리나라의 많은 공직자들은 특히 선출직(選出職)들은 대의정치(代議政治)의 모범이 되는 양질(良質)의 공직문화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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