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성공 이유 (with 빅데이터 분석)

쿠팡의 성공 이유 (with 빅데이터 분석)

  • 박경하
  • 승인 2023.1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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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매출 25조 규모, 경쟁사 대비 압도적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들을 서비스하는 게 핵심

거의 매년 온라인쇼핑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데, 올해 유독 눈에 띄는 게 있다. 쿠팡의 성장세다. 지난해까지는 적자를 줄여가는 정도였는데 올해는 4분기 연속 흑자가 예상된다. 매출로도 경쟁사 중 단연 압승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소비 시장을 분석하는 입장에서 보면 <체감가는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온라인쇼핑 업체들의 마케팅을 보면 꽤 다양하다. 할인율, 포인트 적립, 멤버십, 빠른 배송과 무료배송, 각종 프로모션/이벤트, 그리고 시즌별 대대적인 할인 행사까지. 그런데 업체들이 이렇게 크게 베푸는 혜택을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까. 충성도는 심리적 고마움에 기인한다. 내가 원하는 제품을 기대하지 않았던 가격이나 서비스를 통해 주었을 때, 우리는 고마움을 느낀다. “그래도 다 남는 게 있겠지”라며 늘어놔도 혜택이 가치가 되면 인정하게 되고 이후부터는 “그래도 이 쇼핑몰이 가장 낫다”라면서 “너도 한 번 써봐”라고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단계를 디지털 소비 단계 중 마지막, ‘옹호(Advocate)’라고 하는데 기업이 가장 바라는, 지지하고 변호하는 우군들이 생기는 상태를 의미한다.

쿠팡의 <체감가는 혜택>은 무엇이 있을까? 로켓배송, 할인가격, 쿠팡플레이가 대표적일 것이다.

셋 중에 최고는 단연 로켓배송이다. 단순히 빠르다는 것을 넘어 ‘오늘 주문하면 100% 내일 도착’이라는 공식을 심어주었다. 쿠팡플레이는 볼만한 영상은 부족하지만 ‘무료이기 때문에’ 모든 게 용서된다. 게다가 다른 OTT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세 번째 할인가격은 솔직히 다른 쇼핑몰보다 엄청 저렴할 정도는 아니라 체감되지 않는 요소다. 그런데 가격은 어쩌면 의외로 소비자가 가장 나중에 고려하게 되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쇼핑몰 입장에서 보면 가격이 뚜렷하게 저렴해야 소비자가 찾을 거라는 믿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가격이 저렴하다, 비싸다는 막연한 평가의 영역이지, 원 단위로 명확하게 구분되는 실측 기준 같은 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경쟁사보다 가격을 확연히 낮춘다는 건 사실 구조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고,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호구라고 느낄 만큼 비싸지 않고 허용 가능 범위에 있다면, 딱히 불만을 느끼지 않는 요소라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불만은 그 자체보다 종합적 평가에서 거론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구매 후기 중에 “가격이 비싸다”라는 말만큼 “가격도 비싸다”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이다.

그 외에는 구매 후기가 있는데, 쿠팡의 구매 후기는 다른 사이트들보다 유독 길고 자세하게 작성된 경우가 많다. 자발적인 ‘내돈내산’보다 무료로 받은 상품에 대한 후기가 대부분이라 ‘오염’되었다며 꺼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어쨌든 세세하게 장단점을 분류해 놓은 후기는 꽤 볼만하다. 오염된 후기 때문에 쇼핑 실패를 경험해도 많이 알아보고 구매했다는 인상을 남기기 좋다.

또 신제품과 반품된 상품을 함께 노출해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나 (당근마켓은 반대로 중고 상품에 신제품을 함께 노출해 빛을 못 보고 있지만..) 알아만 보고 구매하지 않았던 상품을 간간이 푸시 해 주는 기능도 광고 성과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렇듯 체감 갈만한 기능들을 곳곳에 배치한 것이 쿠팡의 성공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딱히 특별해 보이는 기능은 없다. 특별하지 않은 기능들을 왜 다른 업체들은 하지 못할까. 아니 하더라도 왜 차별적인 장점으로 인식되지 못할까. 쿠팡의 핵심 체감 기능인 로켓배송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전국 곳곳에 있는 물류창고와 물류시스템, 쿠팡맨이라고 명칭한 배송시스템에 있는데 이에 대한 노하우나 초기 투자 비용을 따라잡기 어려운지도 모른다.

물론 이마트나 마켓컬리에도 각각 새벽배송, 샛별배송 같은 빠른 배송 서비스가 있다. 그런데 이 두 곳의 메인은 신선식품, 즉 장보기 서비스라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마트는 이마트몰 대신 SSG닷컴을 상위 브랜드로 올리고 거기에 지마켓으로 대표되는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인수하면서 SSG Universe를 구축하고 있다. 마켓컬리 역시 최근에는 ‘컬리’를 상위에 올리고 그 안에 마켓컬리와 뷰티컬리를 두었다. 모두 특정 상품군에 머무르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본 내용은 엠포스 데이터전략실에서 최근 분석한 리포트에 담긴 내용 중 일부이며, 엠포스 데이터랩 사이트에서 보고서 전문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다음 편에서는 쿠팡과 이마트몰, 마켓컬리, 지마켓 등 대형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비교해 볼 예정이다.


박경하 엠포스 데이터전략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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