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고, 금기시 하고 있어

[트렌드모니터]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고, 금기시 하고 있어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1.04.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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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세~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의 성(性) 의식 및 조기 성교육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게 만들고 있으며, 이러한 ‘적절한 성교육의 부재’가 성범죄의 증가 및 잘못된 ‘성 의식’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다수가 평소 성적 욕구를 느끼고 있으며, 이런 자신의 성적 욕구는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혀

전체 82.9% “성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 아냐”, 84.2% “성욕은 절제하지 못했을 때 문제이지 그 자체는 문제가 아냐”

먼저 개인의 ‘성적 욕구’는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체 10명 중 8명(79.3%)이 평소 일상적으로 성적 욕구를 느끼는 편이라고 응답한 가운데, 이들 중 대다수(84.9%)가 자신의 성적 욕구는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욕구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다.

반면 성적 욕구가 느껴 지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죄책감이 든다고 말하는 경우(4.2%)는 매우 드물었다. 실제 평소 성적 욕구를 느끼는 것과 관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전체 82.9%)은 성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체 응답자의 84.2%가 동의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성욕은 절제하지 못했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생각은 상대적으로 10대에서 적었을 뿐 연령(10대 76.5%, 20대 87%, 30대 86.5%, 40대 84%, 50대 86%, 60대 85%)에 관계 없이 공통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해, 전체 94.3% “아직 가정에서 자녀에게 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

전체 94.4%는 “어른들이 아이들과 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바라봐

성적 욕구를 자연스러운 욕망으로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이러한 태도와는 다르게 한국사회 전체로 봤을 때는 성(性)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고, 보수적인 태도가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가정에서부터 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이를 금기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94.3%가 아직 우리사회는 가정에서 자녀에게 성욕이나 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바라봤으며, 여전히 어른들이 아이들과 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는데 공감하는 목소리가 94.4%에 달한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조할 만큼 한국사회는 여전히 성에 대해 보수적인 사회이며,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스스로는 (미래의)배우자와 자녀 성교육에 대해 무엇이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70.3%)이 많지만, 현실에서는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대다수의 응답자(68.8%)가 어린이의 자위행위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자녀들과 자위행위를 비롯해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충분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부모들이 과연 얼마나 존재할까? 결국 현재 제기되고 있는 ‘성교육 부재’의 문제는 성(性)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92.3%가 성(性)에 대해 너무 감추려고만 하기 때문에 더욱 성 관련 문제가 커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84.3% “한국사회 성범죄는 제대로 된 성교육의 부재에서 비롯”, 85.5% “청소년들이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해 성범죄 문제 쉽게 생각해”

이렇게 성에 대해 감추려고만 하는 태도가 강하고, 일상생활에서 성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사회적 현실이 잘못된 성 인식을 심어주고, 성범죄와 데이트폭력 등 성 관련 문제를 야기하는 것 같다는 우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92.3%가 성(性)에 대해 너무 감추려고만 하기 때문에 더욱 성 관련 문제가 커지는 것 같다는 주장에 공감을 했으며, 현재 한국사회의 성폭력 및 성범죄는 제대로 된 성교육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84.3%에 달한 것이다.

특히 성폭력 및 성범죄의 원인을 성교육의 부재에서 찾는 모습은 여성(남성 79%, 여성 89.7%)과 중장년층(10대 76.5%, 20대 76.5%, 30대 83.5%, 40대 92%, 50대 88.5%, 60대 89%), 그리고 기혼자(미혼 78.5%, 무자녀 기혼자 92%, 유자녀 기혼자 90.9%)에게서 더욱 뚜렷했다. 대다수(85.5%)는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성범죄 등의 문제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역시 고연령층일수록 이러한 우려를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성폭력 피해는 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고(67.1%), 아동이 자신의 성에 무지한 채로 있을 때 성폭력 등의 범죄에 더 취약할 수 있다(89.6%)는 지적 역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성교육의 필요성 강조, 전체 95.5% “성폭력 발생률의 감소를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해”

86.4% “조기 성교육을 통해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고를 키울 필요가 있다”, 73.8% “성교육은 더 노골적이고, 실제적으로 지도해야”

이렇듯 성교육의 부재에서 현재 만연한 성범죄의 원인을 찾고 있는 만큼 한국사회에 제대로 된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여진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폭력 발생률의 감소를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95.5%)고 바라봤으며, 데이트 폭력의 문제도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주장(95.3%)에도 별다른 이견을 찾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10명 중 9명(90.8%)은 성교육이 조기에 이루어져야 자신의 성적 활동에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조기 성교육의 중요성에 공감을 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6.4%는 조기 성교육을 통해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고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유난 떨지 않아도 아이들은 성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가 있다는 시각(41.8%)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대다수(73.8%)는 성교육은 더 바깥으로 드러내고 더욱 노골적이고 실제적으로 지도해야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성교육을 주문했다. 다만 지나치게 자세한 묘사를 통한 성교육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성폭행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55.7%)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상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지만 우리의 ‘아이들’ 역시 미래에 성폭력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도 어릴 적부터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다만 많은 사람들은 적어도 이러한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대부분 자신의 아이도 조심하지 않으면 성폭력 피해자(87.8%)나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88.4%)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폭력 가해자(81.3%)와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83.5%)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외면하지 않았다. 특히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은 40대 이상 중장년층과 기혼자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62.1% “현재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성교육의 주요 대상이라 할 수 있는 10대~20대가 많이 느껴

10명 중 9명 이상 “우리나라의 학교나 기관에서의 성교육은 소극적인 편이고(92.5%), 내용이 여전히 피상적이다(91.2%)”

결국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부터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이 이뤄져야만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받고 있는 성교육은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33.2%만이 학교에서의 성교육이 도움이 되는 편이라고 바라봤을 뿐이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62.1%에 이르렀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교 성교육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성교육의 대상이 되는 10대와 의무교육을 끝낸지 얼마 되지 않은 20대에게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10대 75%, 20대 76.5%, 30대 67.5%, 40대 59%, 50대 49%, 60대 45.5%)는 점은 교육 현장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이 얼마나 부실한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부분이다. 또한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이 피상적이고, 소극적인 접근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우리나라의 학교나 기관에서의 성교육은 소극적인 편이며(92.5%),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의 내용이 여전히 피상적이라는(91.2%) 주장에 공감을 하는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공통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응답자 스스로도 유년시절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성인이 됐을 때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30.6%)가 드문데, 하물며 예전보다 빠르게 성적 활동이 시작되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현재의 성교육이 시대착오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전체 78.5%는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의 제대로 된 아동 성교육 및 교육 실행 계획 등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해

성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72.3%), 우리나라의 아동 성교육 시작 시기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늦다(84.8%)는 지적도 많아

더 나아가 전체 응답자의 78.5%는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에서의 제대로 된 아동 성교육 및 교육 실행 계획 등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균형 잡힌 성교육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보는 시선(25.8%)은 드물었다. 그래도 현재 학교에서 시행하는 성교육 내용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진 편이라는 평가(65.3%)가 많은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저연령층에서는 동의율(10대 52.5%, 20대 50%, 30대 52%, 40대 77%, 50대 79.5%, 60대 81%)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나, 현재 성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들로 구성된 체계적인 성교육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아동의 성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72.3%), 우리나라의 아동 성교육 시작 시기는 유럽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늦는 편이라는(84.8%) 지적도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들의 성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로는 대부분 유치원(27%)과 초등학교 저학년(28.1%) 및 고학년(26.8%)을 꼽았다. 그만큼 어린 나이부터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의 경우에는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개진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성교육이 시작되어야 하는 시기로는 요즘 아이들의 2차성징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34.5%)과 중학교(27.8%) 시기가 주로 많이 거론되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내용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어야 할 부분은 ‘바람직한 피임 방법’이라는 의견이 많아

저연령층일수록 피임 방법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여져

한편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내용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되어야 할 부분으로는 ‘바람직한 피임 방법’(46.8%, 중복응답)을 꼽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첫 성경험의 시기가 전반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다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피임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성교육의 주 대상이 되는 저연령층 스스로가 바람직한 피임 방법에 대한 궁금증(10대 51%, 20대 57.5%, 30대 51.5%, 40대 47%, 50대 40.5%, 60대 33%)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또한 남성(39.8%)보다는 여성(53.7%)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교육의 내용이 피임 방법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월경과 몽정, 배란 등의 생리 작용(33.3%)에 대해 잘 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으며, 바람직한 이성교제(31.4%)와 남녀의 신체발달 및 2차성징기(28.8%), 성관계(28.2%)와 성 가치관(25.4%)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밖에 사랑의 의미와 책임(23.9%), 성적자기결정권(22.5%), 자위방법 및 자위행위에 대한 이해(21.7%)를 성교육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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