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나의 경제수준 반전, 이제는 어렵다

[트렌드모니터] 나의 경제수준 반전, 이제는 어렵다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3.0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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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3년 01월 17일 ~ 01월 20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우리 경제가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고물가로 촉발된 불경기 악순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대내외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는 가급적 소비를 줄이거나 과감한 투자보다 보수적인 재테크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소비 생활 전망’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 세계적인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며 소비심리 및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불어 ‘부’에 대한 압도적인 수준의 욕망과는 달리 한국 사회에서 경제 상황의 반전을 꾀하기가 어렵다는 회의적인 태도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이전 2020년 조사 대비 ‘생활비’ 항목 지출 부담 크게 늘어... 44.2% “올해 외식 비용 가장 먼저 줄이게 될 것 같아”

작년 한 해 가장 지출 부담이 컸던 분야로 외식비(36.0%(2020) → 47.0%(2023))를 많이 꼽았다. 이어 대출이자(27.6%(2020) → 31.8%(2023)), 차량유지비(19.9%(2020) → 31.8%(2023))에 대한 응답이 많았는데, 주목해볼 만한 점은 올해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로 외식비(27.2%(2020) → 36.8%(2023))와 대출이자(26.7%(2020) → 33.1%(2023)), 차량 유지비(18.4%(2020) → 28.4%(2023))를 많이 언급했다는 점이었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생활비 항목의 지출 부담이 더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이에 올해 외식비(35.9%(2020) → 44.2%(2023))와 의류(23.3%(2020) → 31.7%(2023)), 모임(20.6%(2020) → 29.6%(2023)) 등의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고자 하는 태도를 확인해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개인 의지로 비교적 소비 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항목들인 만큼 '먹고', '입는' 비용부터 줄이려는 태도로 이해해볼 수 있었으며, 특히 40대 응답자의 경우 외식비(20대 33.6%, 30대 46.0%, 40대 50.8%, 50대 46.4%) 지출을 줄이려는 태도가 상대적으로 더 강했다.

63.2% “작년 한 해 동안 저축조차 하기 힘들었다”... ”올해 소득 큰 변화 없겠지만, 실질 소득 줄 것 같아”

전체 응답자의 52.8%가 작년 한 해 동안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실제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작년 경제 상황이 특히 좋지 않았던 것(49.8%(2017) → 48.4%(2018) → 47.2%(2020) → 52.8%(2023))을 알 수 있었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저축에 대한 인식을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저축조차 하기 힘들었다(63.2%, 동의율)는 인식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이러한 인식도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상당히 높아진 것(63.0%(2017) → 56.4%(2018) → 57.3%(2020) → 63.2%(2023))을 알 수 있었다. 올해 경제 및 저축 상황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교해 비관적 태도가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올해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할 것(43.6%, 동의율) 같고, 앞으로도 저축이 어려울 것 같다(36.3%)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나아가 올 한 해 가계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작년과 비교해 가계소득이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전망이 많았던 것으로, 예년 조사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수준(46.9%(2018) → 43.7%(2020) → 43.4%(2023))이었다. 다만 실제 소비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실질소득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줄어들 것 같다는 우려가 강해진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고물가 상황으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이 제한되며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눈에 띄는 점은 스스로의 경제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올해 소득 증가를 낙관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중상층 이상 44.3%, 중간층 36.3%, 중하층 31.9%, 하층 20.9%)으로, 개인의 경제적 여유에 따른 사회 전반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체 11.5%만이 “향후 만족할 만한 소득 취득 가능해”... ’부’에 대한 열망 압도적이나 회의적인 시선 강해

향후 만족할 만한 소득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1.5%만이 앞으로 충분한 부를 쌓을 수 있다고 낙관하는 것으로, 과거 조사 대비 소폭 증가(8.0%(2018) → 10.7%(2020) → 11.5%(2023))하긴 했지만 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6명(55.7%)이 충분한 돈을 벌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단정하고 있을 만큼 부의 창출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현저히 낮은 모습이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고 싶고(88.1%(2020) → 92.8%(2023)),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으로 살고 싶다(76.6%(2020) → 77.1%(2023))는 욕망을 열정적으 로 드러내고 있었지만, 한국 사회에선 현재 경제 수준의 반전을 도모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이상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63.7%, 동의율) 같고, 주식 투자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63.1%)는 응답이 많았으며, 현재 고정 수입 외에 부가 수입이 발생하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일할 생각(68.1%)이라는 인식도 매우 높았다.

특히 충분한 돈만 있다면 노동 자체를 하고 싶지 않고(44.4%(2020) → 52.2%(2023)), 돈이 되지 않는 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24.6%(2020) → 27.9%(2023))는 평가를 통해 향후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수록 우리 사회 전반에 물질만능주의가 심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전망해볼 수 있었다.

49.2% “연말연시 경제 전망 이슈 찾아보는 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 낮아져

지난 2020년과 비교해 경제 정보 및 경제 전망에 대한 관심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연초에 나오는 경제 전망 관련 정보를 찾아서 듣거나 보는 편(39.5%(2020) → 49.2%(2023))이며, 원하는 수준의 경제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공부한다(35.4%(2020) → 38.5%(2023))는 응답을 확인해볼 수 있었는데, 스스로의 경제 수준을 높게 평가한 응답자일수록 경제 관련 정보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또한 평상시 사회, 경제 이슈 등이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드물었으며, 대체로 민감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글로벌 환율 가치 상승 및 하락 뉴스(14.2%(2020) → 9.5%(2023)), 세계 경제가 어렵다(13.1%(2020) → 8.7%(2023))거나 저성장 관련 문제(12.7%(2020) → 8.5%(2023))가 나와 관련 없는 뉴스라고 생각하는 경향은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올해 재테크 전략도 적극적인 투자로 자산을 늘리기(23.6%)보다 기존 자산의 유지 및 절약(44.2%)을 우선적으로 고수하려는 태도가 강했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10년 후 수익이 가장 높을 것 같은 투자 형태에 대한 인식이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팔라지며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진 반면 주식/펀드 투자 및 정기예금/저축에 대한 수익률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20대 응답자가 정기예금 및 적금 투자에 강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점(20대 29.6%, 30대 15.6%, 40대 17.6%, 50대 19.2%)은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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