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로서란트 ②] 그로서란트, 음식과 로컬 식재료로 한국을 알리다

[지역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로서란트 ②] 그로서란트, 음식과 로컬 식재료로 한국을 알리다

  • 이승진 대학생 기자
  • 승인 2024.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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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이승진 대학생 기자] ‘그로서란트’라는 단어는 식재료를 뜻하는 그로서리(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의 합성어다. 소비자들은 그로서란트에 방문해 해당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구입하는 등 복합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로서란트의 대표적인 예인 ‘잇탈리(EATALY)’를 소개한 1편에 이어서, 2편에서는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의 음식 문화가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서 지역과 커뮤니티에 작용할 수 있는 방안을 그로서란트의 개념을 바탕으로 찾아볼 예정이다.

그로서란트는 ‘체험마케팅’을 전반에 적용한 식당의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박민영, 박종우(2021)의 연구에 따르면, 지역문화 체험마케팅 중 감각적 요소, 감성적 요소, 행동적 요소, 관계적 요소가 체험만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험만족은 곧 해당 장소를 재방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한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과 주요 식재료를 판매하는 그로서란트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 나라의 식문화와 문화 자체에 친숙함을 느낄 것이다. 성공적인 그로서란트가 한 국가의 식문화와 국가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하고, 이를 적용해 한식과 한국이라는 브랜드에 기여할 수 있는 그로서란트의 여러 요소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첫째로, 감각적 요소로는 한식의 맛과 향, 시각적 요소 뿐만 아니라 식당 내의 공간 자체에서도 방문객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이 요구된다. 한국에서 그로서란트 브랜드를 만든다면, 다양한 한식 메뉴 제공은 필수적이다. 한식에 친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매체에서 접하기 어려운 전통 음식부터 현대적인 음식까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여 방문객들이 직접적으로 음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식사할 때 사용하는 식기 등도 방문객의 체험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적절한 식기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그로서란트의 인테리어는 한국적인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익숙할 현대적인 감성과 너무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전통적인 한국의 미를 담은 실내 인테리어, 가구, 소품 등을 활용한 분위기 연출을 동반할 수 있다.

이러한 인테리어에 대한 시도는 감성마케팅과도 이어진다. 감성마케팅은 소비자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색상, 향, 직관, 이미지 등 감정적인 요소를 활용하여 브랜드, 제품,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하여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한식 그로서란트는 한식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전달하고, 참여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잇탈리(EATALY)의 요리 프로그램과 같이, 한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조성하여 방문객들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그 예시가 될 수 있다.

아부다비에 위치한 한식당 ‘Madang Korean’ (출처 Beautiful Brands)
아부다비에 위치한 한식당 ‘Madang Korean’ (출처 Beautiful Brands)

다음으로, 행동적 요소는 위에 언급된 요리 프로그램과 같이 소비자들이 직접 한식을 만들고, 먹어보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는 등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로서란트의 핵심 요소인 식재료 구매도 행동적 요소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관계적 요소는 소비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소비자들이 한식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한국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를 말한다. 위 네 가지 요소를 갖춘 한식 그로서란트는 방문객들의 체험만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재방문의도를 높이고 한국의 문화와 한국을 알리는 데에도 유의미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는 이러한 그로서란트가 식재료를 판매하는 것이 한국과 한국의 문화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그로서란트는 한식에 사용되는 고유한, 혹은 독특한 식재료를 판매하여 고객들이 직접 식재료를 구매하여 한식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중요한 점은 ‘검증된’ 식재료를 판매하는 것이다. 여느 음식점과 식료품점이 그렇듯 검증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항상 우선순위에 있지만, 한 나라의 식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그로서란트는 특히 그 나라에서 직접 식재료를 공수해오는 것을 통해 더욱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다. 한식 그로서란트가 한국에서 검증받은 로컬 식재료들을 직접 공수해올 때의 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한식의 맛과 품질 유지이다. 특히 해외에서 한정된 식재료를 사용하다 보면 음식 본래의 맛과 품질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현지에서 검증된 로컬 식재료들은 음식 본래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번째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다. 한국에서 공수해온 검증된 로컬 식재료를 사용했을 때 얻는 효과는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 향상이다. 이는 한식과 한국 그 자체로서의 브랜드 인식 강화에도 기여한다. 세번째로는 지역 경제 활성화가 있다. 로컬 식재료를 직접 공수하여 판매하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식재료의 유통망 확대로도 이어진다. 그로서란트는 자국의 식재료를 판매함으로써, 식재료의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고 이는 자국의 농업 분야와 식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해외 한인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식재료(채소)들 (출처 TimeOut)
해외 한인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식재료(채소)들 (출처 TimeOut)

이외에도 그로서란트는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예컨대, 한 한식 그로서란트 브랜드가 해외의 한인타운에 진출해 지역 한국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주최하는 등 그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로서란트는 앞서 서술했듯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한식을 맛보는 것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이라는 국가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유의할 점은, 이러한 공간에는 ‘그로서란트’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중요하다. 그로서란트의 주 목적은 음식과 식재료 구매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인데 ‘식당+식료품점’에서 나아가 소품을 판매한다든지, 음식과 관계없는 체험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등 공간이 하나의 복합 문화 공간처럼 변모한다면, 방문객들은 더이상 그 공간을 가볍게 음식을 즐기고 식재료를 사러 오는 곳이라고 인식하기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로서란트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핵심 요소들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박민영, 박종우(2021). 지역문화 체험이 재방문의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서비스경영학회지, 22권 1호, 18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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