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스터디] 100% 리얼탄산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 인체고막적 리얼사운드! 인류를 위한 선물, 테라 스푸너

[케이스 스터디] 100% 리얼탄산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 인체고막적 리얼사운드! 인류를 위한 선물, 테라 스푸너

  • 신정수
  • 승인 2022.06.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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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어느 맥주 브랜드가 청량감 터지는 데뷔를 합니다. 바로 ‘100% 리얼탄산’이라는 프로덕트 콘셉트를 갖고 하이트진로에서 야심차게 론칭한 ‘테라’였죠. 테라는 맥주 본연의 청량감을 극도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단숨에 맥주 시장을 압도했습니다. 그렇게 론칭 이후 쭉- 성공 가도를 달리던 테라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바로 COVID-19라는 복병이었죠. 사회적으로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그에 따라 주류회사인 테라 역시 마케팅 활동이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로 극복하는 것이 광고의 역할이자 묘미죠. 우리의 테라 스푸너 프로젝트는 바로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맥주회사가 병따개를 만든다고?

모름지기, 맛집이라 하면 다른 집에서 흉내 낼 수 없는 노하우나 그들만의 필살기가 있다고 하죠. 맥주 맛집 테라엔 ‘100% 리얼탄산’이 그것이었습니다. 테라는 사람들에게 ‘100% 리얼탄산’을 더 극대화 시킬 방법으로 맛을 넘어 소리까지 청량한 ‘100% 리얼사운드’를 어필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테라의 정신이 반영된 결과물이 바로 ‘테라 스푸너’인 것이죠. 단순 병따개를 넘어 ‘100% 리얼탄산’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갖고 탄생한 희대의 발명품이었습니다. 숟가락 모양과 ‘오프너의 기능’을 합친 새로운 형태의 오프너인 ‘테라 스푸너’는 재미를 추구하는 ‘펀슈머(Fun + Consumer)’ 특징과 SNS 인증 욕구가 강한 MZ세대에겐 정말 ‘찰떡’ 같은 굿즈였습니다. 게다가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숟가락 모양이라니! 이건 무조건 소장각이었죠. 

테라 스푸너는 33도 각도에서 8N(뉴턴)의 작은 힘만으로도 오픈할 수 있고, 다른 오프너 대비 가장 높은 110db의 개전 음량으로서 세상에 없던 오픈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오프너였습니다. 그야말로 ‘맥주가 발전하는 동안 제자리였던 병따개’들 속, 제대로 된 유일한 오프너인 셈인 거죠.

쓸데없이 고퀄리티

우리는 맥주를 넘어 굿즈 하나까지 진심으로 만드는 테라의 노력을 사람들에게 널리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테라 스푸너라는 제품 자체가 너무 유니크해서 프로젝트 자체가 너무 기다려졌습니다. 기획 OT를 받으면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시제품을 받아 들었을 때, 딱 한 마디가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신박하다! 사고 한번 치겠는데?!’ OT를 받은 후 바로 편의점에서 테라 몇 병을 사왔고, 오픈하면서 샴페인을 능가하는 청량한 소리에 저희 팀원 모두가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주(酒)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장난처럼 얘기를 나눴고, 이 쓸데없이 고퀄리티인 테라 스푸너가 어쩌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선물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죠.

이렇게 유니크한 제품과 병따개에 어울리지 않는, 이 과한(?) 콘셉트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우리의 방법은 더 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과장은 아닌 것이 테라 연구소에서는 이 굿즈를 만들기 위해 길이, 각도, 압력, 소재 등등 철저한 연구 끝에 만든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테라 스푸너의 제작 배경에 따라, 테라 스푸너를 ‘인류를 위한 선물’이라는 콘셉트로 정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엄청난 스케일이 느껴지는, 다소 과해서 재밌는, 콘셉트이었죠.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크리에이티브를 발전시켰습니다.

모델은 다수의 저서와 TV 프로그램 출연을 해왔던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로, 우리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콘셉트를 말하기에 찰떡인, 대중적 인지도와 과학적인 전문성을 함께 가지고 있는 좋은 캐릭터였죠. 혹여 김상욱 교수님께서 과장된 콘셉트에 부담을 느끼시고 거절하시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감독님과 함께 교수님을 직접 찾아뵙고 성공적으로 섭외하게 됐습니다. 광고 내내 이어지는 김상욱 교수님의 진정성 있는 설명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콘셉트를 더욱 확실하게 완성해주었습니다.

테라 스푸너 #왜 이렇게 잘나가!?

캠페인이 온에어 됐고, 테라 스푸너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튜브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갖고 싶다. 쓸고퀄이라 더 재밌다. 2분짜리를 끝까지 광고를 본 건 처음이다. 교수님이 거기서 왜 나오냐?’ 등등… 생각보다 반응은 빠르게 뜨거워져 갔습니다.

‘인류를 위한 선물-테라 스푸너’ 캠페인은 시작 10일 만에, 경쟁 브랜드 대비 구글(25.79%→ 56.36%)과 유튜브(30.62%→67.10%) 쿼리를 압도했고, 조회수 목표량 또한 800만 회를 넘어서며 88% 초과 달성해냈습니다. 국내 광고 전문 커뮤니티인 TVCF에서 2월 크리에이티브 1위에 선정되는 뜻밖의 성과도 이뤘습니다.

수치상의 반응도 대단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소비자의 반응은 더 대단했습니다. 테라 스푸너는 원래 영업점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굿즈였으나 그 인기가 치솟으면서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SNS 속에서 사람들은 테라 스푸너를 구하는 방법과 장소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테라 스푸너를 구하지 못 한 사람들은 굿즈를 중고 거래 앱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했으며, 급기야 최고가 10만 원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하는 상황까지 일어났습니다. 게다가 국내도 모자라 다양한 온라인 커머스 채널에서 전 세계로 리셀까지 되는, 테라 스푸너의 ‘품귀현상’이 일어나게 됐죠.

요즘 저를 포함한 테라 스푸너 프로젝트에 관련된 분들은 주변으로부터 테라 스푸너를 구해달라는 행복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만나는 지인들도 저희만 보면 테라 스푸너를 구해달라고 하니, 그 이야기만 족히 100번은 넘게 들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누군가는 해외에서도 연락을 받았다고 했죠.

디지털을 넘어 TV로

테라 스푸너 캠페인은 원래 디지털 캠페인으로 시작했습니다. 매출과 브랜드 평판은 기대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론칭부터 캠페인 전까지 초당 27.3병 팔리던 테라는 ‘테라 스푸너’ 캠페인 기간인 104일 동안 초당 32.3병 판매됐습니다. 캠페인 이전 대비 판매 속도가 무려 18% 증가한 것이죠.

게다가, 2022년 1분기 주류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이 10% 수준인데 반해 테라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약 20% 수준 성장하며 시장점유율 확대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출처 : 하이트진로 분기 보고서 / 유안타 증권) 한국 기업 평판 연구소에서 조사하는 음료 브랜드 평판에서 ‘하이트진로’의 브랜드 평판은 약 34% 증가했으며 2위와 격차를 벌렸습니다. (출처 : 기업평판연구소 / 1,2,3월)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 캠페인이 성공이라고 보여지는 시점, 30초 버전과 심지어 2분짜리 풀버전이 TV에 올라탑니다. 디지털 캠페인으로 시작됐지만, TV매체로 확장된 이례적인 캠페인 사례를 만들었죠. 캠페인을 만든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캠페인을 제작한 저희는 물론 광고업계에도 유의미한 사례를 남긴 거죠. 테라 스푸너의 인기가 계속되자, 최근에는 ‘펀 굿즈’라는 내용으로 MBC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추가 제품 생산과 개발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들리기도 했죠.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지만, 굿즈를 이용한 디지털 캠페인은 더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굿즈에 투입된 시간과 노력에 비해 마케팅 효과를 확실히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굿즈에 담긴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찾아내, 재미와 공감, 바이럴까지 충분히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죠. 

이번 테라 스푸너의 성공은 모든 프로젝트에 매번 열과 성을 다하는 차이의 크리에이터들과 함께였기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캠페인을 할 수 있도록 기회 주신, 언제나 맥주에 진심인 테라 광고주께 감사의 인사 전하며, 지난한 코로나19를 함께 견딘 우리 모든 인류에게 Cheers!

 


안소현 차이커뮤니케이션 CD

※ 한국광고총연합회 발간 <ADZ> 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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