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Creative] 해피 마더스 데이... 어머니날을 축하하는 4가지 방법

[Global Creative] 해피 마더스 데이... 어머니날을 축하하는 4가지 방법

  • 이희정
  • 승인 2022.06.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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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어버이날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인원 수 구애 받지 않고 가족 모임을 할 수 있는 게 대체 얼마만인지… 매년 있는 날이지만 유독 소중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저 같은 경우 어버이날에 느끼는 감정이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에 많이 다른데요. 전에는 부모님께 무슨 선물을 드릴까 현금이 최고 아닐까 등 건조하고 실용적인 생각을 주로 했었죠. 그러다 어린이가 어린이집에서 선생님과 준비한 카드나 선물을 주기 시작하자 아이에 대한 고마움과 부모님을 향한 미안함이 함께 느껴지더군요. 

제 어린 시절에 대한 반성도 들고요. 우리는 어버이날이지만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어머니날(Mother’s day)을 기념하며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는데요. 그 중 4가지 브랜드의 영상 광고를 소개하려 합니다. 브랜드, 품목, 국가가 모두 다르다 보니 그 차이점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처음은 샤넬입니다. 글로벌 캠페인이라 어버이날 전후로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본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에 끝까지 제대로 보니 경쾌하고 재치가 넘쳐납니다. 향수 ‘샤넬 넘버 5’가 무대 제일 위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다른 향수와 각종 색조 제품들을 무대 의상처럼 입은 아이들이 어설프게 춤을 추고 몰려다니고 실수 하기도 하는 게 마치 학예회 공연 같습니다. 

다 같이 나와서 마무리 인사까지 하고 ‘Happy mother’s day’라는 카피가 흐릅니다. 화장품이라도 샤넬 제품이 아이들이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어른들에게도 마치 어린이가 된 기분으로 어머니날 선물을 준비하라는 의미는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부모님 앞에서는 나이가 아무리 들더라도 어린이니까요. 저도 이번 시즌 신제품 립스틱 하나 사드릴까 구매 욕구를 느꼈으니 뜻밖의 효도템입니다.

다음은 ‘딕스 스포팅 굿즈’의 영상입니다. 1948년에 설립된 스포츠용품 관련 기업으로 미국 피츠버그에 본사가 있습니다. 영상에는 축구, 수영, 발레 등 경기와 무대를 앞둔 아이들과 엄마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는 긴장하고 있고 엄마는 준비를 도와주며 아이와 대화를 나눕니다. 아이 스스로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가지도록 말이죠. 언뜻 보면 가슴 따뜻하지만 별다를 게 없어 보이는 스토리입니다. 등장하는 엄마들이 딕스 스포팅 굿즈의 임원들이라는 점이 킬링포인트입니다. 

임원이면서 동시에 엄마인 그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전해집니다. 엄마는 위대한 존재라는 부담스러운 이야기를 거창하게 하지 않습니다. 제품을 선물하라고 강제하지도 않지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이 기업의 엄마들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한 줄 ‘Happy Mother’s day from the moms of Dick’s Sporting Goods’입니다. 진짜 엄마들의 마음을 담은 브랜드라는 것으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저희 어린이는 저를 닮아 운동 신경이 부족합니다. 그런 아이에게 몸을 쓰며 부딪치는 일은 긴장과 두려움의 연속일 텐데요. 이제부터는 저도 영상에 등장하는 엄마들처럼 아이에게 진심을 전해야겠습니다.

세 번째는 파나소닉 인도 광고입니다. 인도풍의 CM송이 처음부터 흐르기 시작합니다. 방안에 젖병을 든 중년 여인이 들어오고 따스한 표정을 지으며 화면의 아래쪽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들어오는 남자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고 방을 나갑니다. 남자도 온화하게 미소를 지으며 화면을 바라보고 시선의 끝에 평화롭게 놀고 있는 요람 속의 아기가 보입니다. 그 옆에 잠든 엄마가 보입니다. 아기를 돌보다 간신히 잠들었을 텐데요. 순간 아기가 손에 든 장난감을 떨어뜨린 소리에 깨어난 엄마, 남자는 괜찮다고 진정시키며 아기를 안아 엄마에게 데려갑니다. 

벽에는 파나소닉 에어컨이 보이고 카피가 흐릅니다. ‘부모 중 평균 76%가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남자는 수면시간이 매일 15분 줄어든데 반해 여자는 60분 줄어든다. 엄마의 수면을 도와주자’는 내용인데요. 출산 후 엄마의 수면부족은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제품 기능과 베네핏을 어머니날 그리고 수면부족 이슈와 잘 연결한 광고입니다. 가사가 인도어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지만 멜로디와 창법만으로도 힐링이 되더군요.

끝으로 그랩의 차례입니다. 그랩은 동남아 기반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4분에 걸쳐 ‘마마’라는 영상을 만들었는데요. 줄거리를 요약하면 자신이 엄마가 되고 나서 어렸을 적 자신을 위해 희생한 돌보미 아주머니의 사랑을 깨닫고 이해한 여자가 그랩 기사를 통해 선물을 보내고 이제는 노년이 된 아주머니가 선물의 정체를 확인하게 됩니다. 

메시지의 핵심은 엄마는 단순히 혈연으로만 자식과 이어진 존재가 아니라 비공식적인 엄마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선생님, 언니, 가사도우미처럼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처럼 키워주고 돌봐 준 존재는 누구나 어머니라는 점이죠. 생각해보면 저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저희 집 어린이를 도와주는 비공식적 어머니들이 없다면 제가 워킹맘으로 살아갈 수 없겠지요. 4분 동안 스토리를 압축하다 보니 상황과 감정이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점과 엄마의 희생이라는 단어는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날’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해석과 표현이 다양합니다. 브랜드의 철학과 개성 그리고 해당 나라별로 다른 감성이 녹아 있기 때문일 텐데요. 가정의 달 선물하기를 권하는 국내 광고와 비교해보시는 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 

 


이희정 CD 빅밴드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본부 

※ 한국광고총연합회 발간 <ADZ>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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