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소비자 중심의 브랜딩, 위기를 극복하는 힘입니다"

[인터뷰] "소비자 중심의 브랜딩, 위기를 극복하는 힘입니다"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2.11.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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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고메즈 칸타 싱가폴 마케팅조사 사업부문, 크리에이티브 & 미디어 책임자

[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칸타(Kantar)의 파블로 고메즈(Pablo Gomez) 싱가폴 마케팅조사 사업부문, 크리에이티브 & 미디어 책임자가 칸타 고객사를 대상으로하는 VIP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매드타임스는 파블로 고메즈와 함께 미디어와 소비자 환경의 변화와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속에서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한 인사이트를 나누었다.

안녕하세요. 칸타에서 역할 및 커리어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크리에이티브 & 미디어 책임직을 맡으며 싱가폴과 APAC 모두 주관하면서, 고객사가 광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각 리전에서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솔루션을 잘 전달하고 제안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싱가폴에 9년째 거주 중인데, 싱가폴에서 처음에는 미디어 에이전시(IPG)에서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같은 고객사를 대상으로 전략을 수립, 제안했습니다. 그 전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디어 에이전시에서 일을 했고, 20년전쯤에는 미디어리서치 회사인 밀워드 브라운에 근무했습니다.

칸타는 조사회사로 알려져있지만, 실제로 미디어 평가나 크리에이티브 평가 등 광고와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와 관련해서 칸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DNA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인데, 특히 미디어 측면에서 관계성을 이해하고 소비자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소비자 중심의 사고’가 브랜드 측면에서는 가장 중요합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칸타가 고객사를 모시고 진행한 칸타 VIP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습니다. 이번 포럼에서 인플레이션, 팬데믹 등 위기 속에서 브랜드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칸타는 매년 미디어 리액션 리포트를 발간하는데요. <2022 미디어 리액션 리포트> 관련, 올해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우선 저는 변화를 ‘진화’라고 보지, 완벽한 변화라고 보진 않습니다.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차원에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2위였던 아마존이 올해는 1위로 올라서고 틱톡이 2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미디어는 이커머스, 소셜 미디어, 3위로는 스포티파이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마케터와 소비자가 생각하는 미디어의 랭킹에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케터는 인스타그램을 넘버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랭킹에는 인스타그램이 톱5에도 들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마케터가 아직까지는 소비자만큼 새로운 플랫폼을 인지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소비자의 광고에 대한 태도에 인사이트는 무엇인가요?

칸타는 약 23년 전부터 미디어 리액션 리포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만해도 디지털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도가 굉장히 낮았고, TV나 옥외광고에 대한 수용도가 높았습니다. 올해 결과를 보면, 디지털 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용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는 디지털광고에 노출이 높아지면서 익숙해진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에 기반해서 가설을 세워보자면 광고주가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를 훨씬 잘 만들어내고 있고, 소비자에게 적합한 광고를 제공하고 삶에 녹아들 수 있는 광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틱톡이 APAC에서 성장을 많이 했는데, 한국 시장에서는 생각보다 틱톡의 활용도나 선호도가 낮은 편입니다.  한국 시장이 APAC이나 글로벌하고 이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틱톡이 특히 동남아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북아시아, 한국과 일본에서는 소비자들이 비교적 덜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선호도나 수용률, 사용도 등 수치는 모두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태도 측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보다도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는 탄탄한 로컬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즉 디지털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는 비슷하지만, 플랫폼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생태계가 다를 뿐, 전반적인 디지털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틱톡은 전체적인 플랫폼이 되기에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를 동영상의 기본 기본 플랫폼으로 해서 타 채널, 인스타그램 등의 콘텐츠를 연동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틱톡이 좀 더 개방적이고 범용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말씀하신 것처럼 크로스 채널이 잘 실행되면 효과가 큽니다. TV 광고, 틱톡, 유튜브 광고를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대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광고를 시간만 줄여서 각 채널에 올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렇게 해서는 소비자의 반응을 얻기는 쉽지않습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틱톡에서 보기 원하는 영상은 광고 같은 광고가 아니라, 조금 더 자연스러운 영상입니다. 때문에 틱톡에 영상을 제작하고 올리는 방법이 다소 복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틱톡이 크로스 채널로 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TV에서 하는 광고와 함께 같은 메시지로 틱톡에 전달할 경우 효과가 크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틱톡에서 진행하는 해시태그 챌린지 같은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틱톡에서는 모든 것을 틱톡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의 미디어 소비가 달라질까요? 달라진다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소비자 입장에서 미디어 소비가 크게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커머스’입니다. 코로나에서는 이커머스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밖으로 나가서 소비를 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물가인상으로 다시 이커머스를 좀 더 사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디어 소비의 경우, TV 시청 시간 등이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미디어 소비는 크게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광고주 입장에서 경기침체로 인한 광고예산 삭감 등으로 광고 투자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고, 디지털이 다른 매체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그런 쪽으로 더 투자를 기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광고 효율 극대화와 함께 플랫폼 선택이 중요해지는데요. 기업이 플랫폼 선택할 때 염두에 둬야할 점은 무엇일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전에 칸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광고주들이 위기 속에서 어떻게 미디어를 선택하는지 봤을 때, 그들은 제한적인 예산이 주어진 상황에서는 자신들의 경험에 따라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채널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것도 나쁜 선택이라고 할 순 없지만, 옳은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을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플랫폼을 선택해야합니다. CPM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고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플랫폼을 선택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고, 그들이 선호하는 채널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업의 광고는 브랜드 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는데, 칸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광고 효과를 분석해주는 서비스 ‘Link AI’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칸타의 Link AI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칸타에는 LINK 솔루션을 통해 이삼십년 동안 축적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아마 광고 관련해서 존재하는 가장 큰 데이터베이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광고 효과를 분석해주는 칸타의 인공지능 서비스 Link AI는 머신러닝을 활용해서 광고를 테스팅하고, 어떤 요소가 그 광고를 성공하게 만드는지를 파악합니다. 테스트하고 싶은 TV 광고나 디지털 광고를 LINK AI에 업로드하면, 이 솔루션이 광고를 보고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15분만에 그 광고의 성공가능여부를 판단하고 제공합니다. 정확도는 95% 정도에 달하고 있습니다.

Link AI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결과물을 확인하는데 15분밖에 걸리지 않다는 것은 큰 이점입니다. 기업들은 타사의 광고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테스트를 통해 알아보고 싶을 때, 예전처럼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광고를 Link AI솔루션에 넣어 성공요소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선 요소나 잘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분석 결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구글에서 광고주들에게 제공하는 광고 ABCD라는 프레임워크가 있는데, 그 프레임워크가 맞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Link AI에 광고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수천 건의 광고를 테스트해서 구글의 생각이 맞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예전 같으면 수 주에 걸쳐 진행됐을 테스트가 불과 며칠 만에 분석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시장은 독특한 감성이나, 정서가 있습니다. Link AI가 한국 시장에서 잘 적용이 될 수 있을까요?

한국 만의 유머 감각이 있고, 한국 사람의 생각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Link AI는 한국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솔루션에 접속하면 연령층 등 타깃을 선택할 수 있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바로 국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국을 선택하면, 한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에서의 성공 여부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APAC만의 미디어 트렌드가 있나요?

틱톡과 같은 차이도 있겠지만, 인플루언서들이 영향력을 많이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소셜 커머스의 영향력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커머스가 소통의 장이 되고 있고, 라이브 방송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은 중국에서 시작되어 동남아에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신제품을 론칭할 때도 라이브 방송으로 프라이빗 이벤트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또, 왓츠앱이나 메신저앱을 통해 기업들이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경우도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광고주들이 몇 개의 플랫폼에서만 광고를 집행했다고 한다면,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버나 그랩 같은 모빌리티 앱에도 광고를 하고 있고 소셜 커머스에서도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광고주들이 광고를 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의 중점이 브랜딩보다 퍼포먼스 위주로 움직이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경기침체에 따라 기업은 단기 성과에 포커스를 두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브랜딩은 후순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경기 침체때는 퍼포먼스를 위주로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칸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면, 브랜딩에 60%, 그리고 컨버전이나 프로모션에 40%정도의 6:4 비중으로 투자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중은 경기 침체시에는 5:5나 4:6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데이터를 보면, 탄탄한 브랜드를 가진 기업일수록 경기짐체에 저항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도 그들에게 차별화된 의미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더 발길이 기울게 되구요. 단순한 단기적인 성과보다 브랜드를 강력하게 하는 브랜딩에 집중하는 것이 경기침체를 이겨내는 것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브랜딩이 우선 순위이고 이에 대해 동의합니다. 그러나 실행할 때에는 단기 성과를 봐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획이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미디어 예산이 경기 침체시에는 축소가 되기 때문에, 광고를 두 개 할 것을 한 개로 줄이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적인 부분만 선택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는 퍼포먼스와 브랜딩을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정교하게 타기팅해서 기업의 상황에 맞춰 브랜딩이나 퍼포먼스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구요. 나아가 브랜딩과 퍼포먼스를 통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디지털에서는 특히나 이 브랜딩과 퍼포먼스 두 가지를 통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교한 타기팅을 통해 퍼포먼스를 얻고, 제대로 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브랜딩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파블로 고메즈 칸타 싱가폴 마케팅조사 사업부문, 크리에이티브 & 미디어 책임자

그는 캠페인 개발부터 실행 및 측정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미디어와 디지털 전략을 지원하며, 업계 최종 고객, 파트너와 협력해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고, 주요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필요한 핵심 통찰력을 발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유니버설 맥켄(Universal McCann)과 이니셔티브(Initiative)의 전략 디렉터로 존슨앤드존슨(J&J),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세레보스-산토리(Cerebos-Suntory), 엑손 모바일(Exxon Mobile) 및 코카콜라를 포함한 지역 고객을 위한 전략과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담당했다. 

또한 스페인 에피 어워즈와 스파이크 아시아(Spikes Asia) 광고제와 같은 여러 행사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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