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앞으로 2회차에 걸쳐 2022년 메타버스 사례 소개를 마무리한다. 지금까지 분야별로 본 메타버스는 게임과 체험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편 체험은 게임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라디오 회사의 메타버스 진출
아이하트 미디어(IHeartMedia)는 대형 라디오 미디어 기업이다. 작년, 아이하트 미디어는 라디오를 듣지 않는 젊은 세대와 소셜 미디어 사용자에게 다가가고자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를 이용했다.
포트나이트에 열린 ‘iHeartLand’는 가상 공원을 통해 각종 이벤트와 콘서트, 게임이 합쳐진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아이하트랜드의 중심지는 보험회사인 스테이트 팜(State Farm)과 협업하여 만든 스테이트 팜 파크(Sate Farm Park)이다. Sate Farm Park는 각종 팟캐스트 공연과 콘서트를 위한 공간으로,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Charlie Puth)가 작년 9월 첫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 그 외에도 미니게임과 뉴욕에 위치한 아이하트 미디어 본사 방문 등의 체험을 마련했다.
아이하트 미디어의 메타버스는 이후 로블록스로 확장되었다. 포트나이트에 만든 도시와 마찬가지로 게임, 라이브 이벤트, 음악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로 채워졌다. 로블록스 공간의 핵심은 '뮤직 타이쿤(music tycoon)'이다. 사용자는 사운드 에너지(sound energy)를 모아 자신만의 라디오 방송국을 열 수 있다. 라디오 방송국은 일종의 커스텀 가능한 상점으로, 플레이어들은 플레이리스트와 노래를 해제할 수 있으며,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대관람차와 푸드트럭이 있는 State Farm, 인텔(Intel)의 House of Wonder 등 타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체험공간을 다각화했다. 로블록스에서 또한 개최를 기념하는 이벤트로서 Lauv(라우브)가 새로운 앨범 공연을 진행했다.
아이하트미디어는 메타버스를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채널로 여기고, 추후 지속적으로 공연과 이벤트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아이하트미디어처럼 메타버스 공간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 콘서트, 축제의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상 콘서트: 음악과 게임의 결합
작년, MTV VMA(Video Music Award)는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Best Metaverse Performance) 부문을 신설했다. 이 상은 디지털 공간에서 디지털 아티스트가 공연하고, 디지털 오디언스가 참여한 콘서트로 '인터랙티브(interactive)'와 '공간(space)'이 핵심 키워드이다. 수상에 앞서 MTV는 로블록스에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사용자는 3개의 인터랙티브 게임을 통해 얻은 토큰(MTV-logo token)으로 그들이 좋아하는 메타버스 퍼포먼스 후보자에게 투표할 수 있었다. 그 결과 PUBG Mobile을 통해 가상 콘서트를 개최한 블랙핑크가 첫 수상자가 되었다.
가상 콘서트는 코로나 이전에 처음 시작되었으며, 공연의 제약이 심했던 코로나 시기를 거쳐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최초의 메타버스 콘서트는 2019년 포트나이트에서 개최된 일레트로닉 아티스트 마쉬멜로(Marshmello)의 10분 공연이다. 이후 2020년 트레비 스캇(Travis Scott)의 10분 쇼에 수백만 명의 유저가 참여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트레비 스캇을 시작으로 아리아나 그란데, BTS 등 유명 가수의 참여가 이어졌고, 콘서트 개최 장소도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의 플랫폼으로 확대되었다.
작년 6월 로블록스의 삼성 슈퍼스타 갤럭시(Superstar Galaxy)에서는 공연과 게임이 결합된 팝스타 Charlie XCX의 콘서트가 개최되었다. 공연에 앞서 유저들은 로블록스의 슈퍼스타 갤럭시의 여러 구역을 돌아다니며 미니 챌린지를 완료해야 했다.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무대도 방문할 수 있었고, 주변의 여러 소행성을 발견하여 스타 파워(Star Power) 모아 랭킹에 들면 Charlie XCX의 콘서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영국의 엘튼 존(Elton John) 또한 로블록스를 통해 콘서트를 선보였다. 2023년까지 진행되는 은퇴 전 마지막 투어인 'Beyond the Yellow Brick Road'의 일환으로서 작년 11월 진행되었다. 유저들은 공간 'Beyond the Yellow Brick Road'를 돌아다니며 게임을 하고, 엘튼 존의 아이콘인 패션과 음악을 체험할 수 있었다. VIP에 등극하면 전용 메시지를 들을 수 있고, 공연 무대에 자신의 아바타를 세울 수 있었다.
작년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의 리서치에 따르면, 61%의 밀레니얼과 56%의 Z세대는 가상 콘서트 참가에 관심이 있다고 답하였다. 실제로, 코로나가 지나간 현재에도 가상 콘서트는 MZ세대의 긍정적인 반응 속에서 순항하고 있다.
가상 축제는 계속된다.
콘서트 외에도 다양한 페스티벌이 메타버스에서 2022년 내내 개최되었다. 4월에는 메타버스 패션 위크가 개최되었으며, 6월에는 성소수자들을 위한 프라이드 페스티벌(Pride festival)이 개최되었다. 11월에는 메타버스 뮤직 페스티벌(MVMF)을 3일간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2회차였던 페스티벌에는 15개의 장르, 100명의 아티스트로 구성된 역대급 규모였다. VR이나 헤드셋이 별도로 필요 없는 무료 공연으로, 많은 이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나아가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페스티벌도 있었다.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Absolut)는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Festival)에 있는 자사의 공간을 디센트럴랜드에 재현함으로써 패스티벌 참여자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3개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NFT 웨어러블을 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칵테일 키트 할인 코드와 실제 코첼라 공연 티켓을 얻을 기회도 주어졌다.
메타버스 콘서트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이다. 먼저 시공간적 제한이 없다. 그 결과 인원 제한도 없다. 공연의 반복 재생도 가능하다. 실제로 엘튼 존의 콘서트는 17일 처음 진행된 뒤 20일까지 시간마다 반복되었다. 다음으로 게임과 결합 되어 콘서트의 몰입을 유도한다. 참가자는 가수의 '아바타'가 하는 공연을 무대 위 바로 코앞에서 '아바타'로서 관람할 수 있다. 때로는 우주선이나 거품을 타기도 하고, 게임을 하며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콘서트 참여를 넘어 함께 만들어 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디센트럴랜드의 뮤직 페스티벌을 담당한 Raluca Cherciu는 메타버스의 장점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꼽았다. 공간의 제약도, 허용 범위에 대한 걱정도 없기에 더 넓은 세계를 구축하고, 즐길 수 있다. 문제는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시간대이다. 이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이 큰 관건이다. 디센트럴랜드 재단의 이벤트 담당자인 Giovanna Graziosi Casimiro는 가상 세계의 이벤트는 현실의 이벤트를 대체할 수 없으며, 전체적으로 더 많은 경험을 가능케 하는 보완제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결국 메타버스 속 페스티벌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시공간의 한계, 물리적 세계 속 경험의 한계를 넘을 수 있기에 여전히 매력적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Z세대와 알파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브랜드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장착하여 젊은 세대를 사로잡아야 한다. 메타버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움’이기에 앞으로도 여러 브랜드가 가장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