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애플, 드디어 중국에서 인도로 이사 간다.

[신인섭 칼럼] 애플, 드디어 중국에서 인도로 이사 간다.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3.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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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퓨 리서치 센터
출처 퓨 리서치 센터

[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일본경제신문사 계열인 NIKKEI ASIA(영문)의 8월 초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아이폰의  95%를 중국에서 생산해 온 애플이 중국에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삐걱대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이지만, 직접적인 계기는 작년 11월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애플의 제품 생산은 대만의 두 회사를 통해서 하는데 폭스콘(Foxconn)과 페가트론( Pegatron)이다. 문제가 생긴 곳은 하남성(河南省)의 수도인 정조우(鄭州)의 폭스콘 공장이다. 거의 30만 명을 종업원이 있는 이 공장에서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 규제와 노임을 포함한 일련의 사건 때문에 항의가 일어났었다.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고 유리창을 부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정확한 것은 아니나 폭스콘 공장은 아이폰과 프로 라인 제품의 85% 정도를 생산하고 있었다. 사건이 터지자 애플은 폭스콘에 사태를 수습하도록 경고를 보냈고, 폭스콘은 보너스를 제공해서 사원들의 복귀를 권했다.

이 사건은 애플이 생산의 확장과 다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계기가 되었다. 애플이 중국에서 핸드셋 전화 생산을 시작한 것이 2007년이었으니 16년 만의 일이다. 이제 애플의 중국 의존 정책 탈피로 생산의 확장과 심도를 인도로 옮겨 가게 되었다. 애플의 주요 자재 공급업체 188개 사는 최소 1개 생산시설을 중국에 가지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앞으로 수년 내에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의 생산을 현재의 10% 이하에서 20%로 증가할 계획이다. 지난 10여 년 간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생산해 온 시설을 인도로 옮긴다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닌데 언어와 문화 문제도 관련되기 때문이다.

애플의 장기 목표는 아이폰의 40~45%를 인도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J.P. 모건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5년까지 아이폰의 25%를 인도에서 생산할 예정이라 한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도가 세계에서 둘째로 큰 아이폰 시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인도는 몇 가지 측면에서 떠오르는 시장이며 나라이다. 우선 지난 10여 년 사이에 인도의 GDP 추세를 보면 놀랍다. 위키피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년 사이에 인도의 GDP는 1.9조에서 3.7조 달러로 배가했고 세계 9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 초 IMF의 세계 경제 전망 가운데 가장 성장률이 높은 두 나라인 중국과 인도를 대비하면, 2022-24년 기간에 인도는 중국보다 계속해서 앞서고 있다. 인도의 경제  성장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 사회주의 통제경제로부터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한 뒤였다. 공교롭게도 1992년은 소련 공산주의가 붕괴한 해였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라고 자부하고 있다.      

출처 IMF
출처 IMF

인도는 아대륙이라 불리고 인구는 14억 명으로 중국 다음이다. 행정상으로는 28개 주 8개 직할 지역으로 되어 있는데 공식 용어는 22개이고 사용하는 언어의 수는 120개나 된다. 인구의 15%는 영어를 하며, 5%는 영어에 능통하다. 14억 인구의 5%이면 숫자로는 7,000만 명이다. 이것은 인도의 숨은 힘이다.

영국에서는 금년 사상 최초로 유색인종 수상이 선출되었는데, 리시 수낵(Rishi Sunak)으로 인도 출신이다. 한때 대영제국의 식민지이던 인도 출신이 영국의 수상이 된 것이다.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은 카말라 해리스 (Kamala Harris)인데 아버지는 자마이카, 어머니는 인도인이다. 구글을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구글 CEO는 인도 출신이다. 지난 6월 22일 인도의 모디 수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 번째로 초청한 국빈이었다. (두 번째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다.)  이날은 미국이 하루 인도의 날을 기념하는 듯했다.    

리시 수낵 (출처 AP)
리시 수낵 (출처 AP)

인도는 또 다른 측면에서 중국과는 다른 나라이다. 인도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다. 6 가지 주요 종교 가운데 으뜸은 힌두교로서 성인의 81%를 차지한다. 2위가 인구의 12.9%로 무슬림이고 기독교, 시크, 불교가 다음이다. 그런데 미국 퓨(Pew) 리서치 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인도 사람은 거의 80%가 종교는 매우 중요하며 종교의 차이는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종교에 대한 편견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기본적으로 모든 종교의 자유는 존중해야 된다는 의식이 깔려 있는 나라가 인도이다.      

출처 퓨 리서치 센터
출처 퓨 리서치 센터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증가하는 이때에 탈(脫)중국 현상의 하나로 애플이 중국을 떠나서 인도로 옮겨가고 있는데, 왜 인도인가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앞에서 언급한 몇 가지 단편적인 자료를 보면 애플의 조치는 수긍이 간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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