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디지털 옥외광고 (DOOH) 시대가 왔다. 그런데...

[신인섭 칼럼] 디지털 옥외광고 (DOOH) 시대가 왔다. 그런데...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3.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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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미국에서 옥외광고 효과 조사를 시작한 해는 1933년으로 교통 조사국 (Traffic Audit Bureau)이라는 기구였다. 다만 TAB의 자료는 다른 매체 자료와 대비하면 매우 부족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옥외광고 (Out-of-Home. OOH) 효과 조사의 기본이 옥외광고를 보는 사람이 아니라 옥외광고의 수와 위치 등에 관한 자료였기 때문이었다.

디지털 시대 개막에 따라 OOH 효과 조사에는 일대 변화가 생겼다. 그리고 2016년 9월 19일 TAB이라는 이름은 지오패스 (Geopath)로 바뀌고 OOH 효과 측정과 관련된 여러 조사를 하고 있다. 이제 지오패스의 자료는 타매체 효과 측정 자료와 어깨를 겨누는 자료가 되었다.

그 자료 가운데 하나가 다음 그림인데 고정 위치 기준 옥외광고 조사 자료이다. 흔히 빌보드 (Billboard)라 부르는 옥외광고는 여전히 미국 전체 옥외광고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라 따라 차이는 있으나, 변함없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광고 매체이다.

다음 그림은 몇 사람이 탄 몇 대의 자동차가 시속 몇 킬로(마일)로 주행하면서 어떤 거리에서 몇 초 동안 낱낱의 광고를 보는가 하는 것을 제시한 자료이다. 즉 디지털 시대 옥외광고의 효과 측정 자료를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조사의 대상이 옥외광고를 보는 사람, 오디언스이다.

그림 #1 옥외광고 효과 측정 그림

(1) Circulation: 옥외광고에서 Circulation은 OOH 프레임(광고물) 부근의 오디언스를 말한다 (인쇄 매체에서는 발행 부수이다.) 100,000명이라는 사람의 수가 나와 있다. 디스플레이(Display.옥외광고)를 통과하는 총 교통량은 정부 기관인 교통부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의 자료로 이 자료에 따라 1주간에 디스풀레이를 통과하는 인원수로 환산한다. 그림 소제목 왼쪽에 네모꼴 10개가 있는데 위에 3, 가운데 4, 아래 3이다. 해당되는 사항은 까만 네모꼴로 1~10까지 차례로 표시되어 있다.

그림 #2 네모꼴로 표시한 10가지 측정 항목. 해당 항목이 까맣게 표시되어 있다.

(2) 인구통계 자료 (Demographics): 인구와 인구의 특징을 지칭하는 말로 성별, 인종, 연령, 수입 등을 말한다. 공개된 교통 서베이 자료에 의하면 수백만 회의 교통량이 있다. 이 자료에서 디스플레이 통과 관련과 그 시발점인 사람의 인구통계 특성이 나타난다.

(3) Geo-positioning OOH Unit. 옥외광고 지리상 위치. 도로와의 관계와 함께 옥외광고의 위치가 정확하게 지도에 표시되는데 이 자료에서 오디언스 수를 추출한다. 광고를 볼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도 역시 포착한다. 도로 어느 쪽 위치에 광고가 있는가, 광고와 도로의 거리, 광고의 크기, 도로와의 각도, 포맷(형태)이란 말이 그림에 나와 있다. 그림 셋 가운데 중앙에는 자동차와 사람 셋이 있는데 한 대 자동차에 세 사람이 타고 있다는 표시이다.

그림 #2에 나와 있는 글과 숫자는 Maximum Noting Distance, 최대 가시 거리인데 광고물을 볼 수 있는 최대 거리이다. 46 MPH (Miles per hour. 시속 46마일), 23 secs (23 초)는 자동차가 머물러 있는 시간이다. 머무는 시간이 길수록 광고를 보는 시간도 늘어난다. 67,897 (오디언스의 수)

(4) 접촉 구간(CONTACT ZONE)

도로의 종류와 광고의 크기를 사용해서 전시된 광고를 볼 수 있는 거리를 결정한다. 위에서 언급한 최대 가시 거리 (Maximum Noting Distance)이다.

(5) 속도 데이터 (Speed Data)

일자 별 시간 별로 각 광고를 통과하는 차량의 시속을 결정하기 위해 INRIX 교통 데이터를 사용한다. 그리고 주간 총 오디언스를 매일 시간 별로 배당한다. (INRIX는 2004년에 창설된 미국 워싱톤 주에 있는 회사로서 교통 혼잡, 교통과 관련되는 각종 사건, 주차, 기후와 연결된 도로 상태 등 세계 145여 개 국에서 매일 수십억 가지 익명 자료를 수집하는 회사이다.)

(6) 체류 시간 (Dwell Time)

시간 별로 옥외광고물이 있는 접촉 구간에서 사람들이 머무는 시간을 결정할 수 있다. 오래 머물수록 광고를 볼 시간도 증가한다.

(7) 광고 주목 기준(Standard Ad Noting)

하이테크 안구(眼球) 추적 조사를 통해 전시된 광고물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그 광고를 실지 보는 사람을 알아 낼 수 있다. 측정을 더욱 상세히 하기 위해 보는 거리와 차의 속도를 검토 중이다.  

그림#3

(8) 디지털 광고의 수 (Number of Digital Ads)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자 전시된 OOH 광고에 복수의 광고를 보여 줄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광고 시간은 (예: 8 또는 10초)이며 교체되는 광고의 수 (예: 8개)를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9) 디지털 광고를 볼 수 있는 기회 (Opportunity to See a Digital Ad)

사람들의 접촉 구역 체류 시간을 결정하게 되자 옥외광고가 있는 구간에 하루 동안에 여러 가지 속도로 통과하면서 볼 수 있는 디지털 광고의 수를 결정한다. 예를 들면 교통 혼잡도가 평균인 경우에는 교체되는 8개 광고 가운데 3개의 광고를 볼 기회가 생기리라는 추정이 나온다.

(10) 디지털 광고 주목 (Digital Spot Noting)

디지털 광고에 대한 안구 추적 조사는 표준 광고에 대한 새로운 표준 안구 추적 조사와 비슷하다. 그런데 실지는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서 광고 구조물에 전시되는 매 디지털 광고에 대한 주목률은 더 높다고 보고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림 속의 글

  • 8 개 광고: 각 광고당  8초
  • 동그라미 안에는 OTS 인구수 30만명  
  • OTS=3개 광고당 체류 시간.
  • 8개 광고 그림 밑에는 광고에 대한 개별 시청률 (Individual Ratings for Each Spot). 광고 앞에는 8개 디지털 광고물이 있고 그 위에는 깨알 같은 숫자로 보는 사람의 수가 표시되어 있다.  

서울에서 개최된 Ad Asia.  지난 10월 24일-27일 서울 강남 COEX에서는 한국 광고총연합회가 주최한 Ad Asia가 개최되었다. 셋째 날 오후 3-6시에는 옥외광고 세션이 있었고 한국 최초로 글로벌 시대 디지털 옥외광고 관련 발표가 있었다. 세계의 옥외광고 효과 측정 제도가 어떻게 변했는가를 처음으로 발표한 세션이었다. 발표 가운데는 세계 옥외광고 기구(World OOH Organization. WOO) 회장 톰 고다드 (Tom Goddad)의 연설이 있었다. WOO가 발표한 2022년 5월의 자료 “글로벌 옥외 오디언스 측정 지침 (Global OOH Audience Measurement Guidelines)”이 공개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애드아시아 10월 26일 옥외광고 세션 프로그램
애드아시아 10월 26일 옥외광고 세션 프로그램

이 92 페이지 자료는 한국 옥외광고가 앞으로 나갈 방향을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자료의 제목처럼 디지털 시대에 옥외광고가 생존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아울러 이 자료 가운데는 세계 11개국의 옥외광고 효과 측정 조사 제도가 소개되어 있다.

글로벌 옥외 오디언스 측정 지침 (GLOBAL OOH AUDIENCE MEASUREMENT GUIDELINES) 영문판과 일본어판 표지
글로벌 옥외 오디언스 측정 지침 (GLOBAL OOH AUDIENCE MEASUREMENT GUIDELINES) 영문판과 일본어판 표지

일본은 영문판 출판 5개월 후인 2022년 10월에 일본어 번역판을 발행했다. 관련 단체가 공동으로 출판에 참여했고 덴츠, 하쿠호도, 오리콤 3개 광고회사, 옥외광고회사인 라이브 보드와 하이브스택, 오사카 메트로가 번역에 참여했다. 그런데 출판한 자료는 아예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공개해 버렸다. 놀라운 일이다. 굳이 장삿속이 있다면 지식은 나눌수록 더욱 빛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광고비 기준으로 한국 광고는 세계 10위 권에 올랐다. 그런데 그 실상은 어떤가? 1998년 가까스로 ABC협회를 설립하고 20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의 모든 신문의 부수가 공개되었다. 그런데 2년 전의 불행한 사건으로 ABC협회는 갈 곳을 잃고 있다. 그 결과 더욱 중요한 일은 한국이 신문 부수 공개가 없는 나라로 후퇴했다.

세계 10위권의 광고비 보유국이라는 한국의 옥외광고는 교통 광고를 포함해 1조 원에 이르고 있다. 서울 삼성동 광고 자유 표시 구역의 야경은 경이적이다.  그런데 이 휘황찬란한 옥외광고를 보는 사람, 그 앞을 지나다니는 자동차의 대수, 승차 인원, 시간대별 오디언스, 옥외광고를 보는 시간, 인쇄매체나 TV 광고에서 상식으로 되어 있는 CPM은 얼마인가 하는 질문이 생긴다. 달리 말하자면 무슨 근거로 기업의 돈, 주주의 돈이 투자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된다.  

1989년 5월 한국ABC협회가 창설될 무렵 신문사가 극비로 다루던 발행부수를 밝힌다는 말을 하면 웃음거리였다. 그런 일은 한국에서 불가능하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제  신문사의 극비는 사라지고 상식이 되었다. 15년 전인 2008년에 부산에서 국제광고제를 한다니까 웃었다. A4 용지 몇 장에 적은 부산국제광고제 소개 자료를 들고 일본에 가니 모두들 웃었다. 지금 부산국제광고제는 아시아, 나아가서는 세계 광고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번 애드아시아가 공헌한 큰일 가운데 한 가지는 한국 옥외광고 효과를 증명할 길과 방법이 있음을 누구나 알게 길을 텄다는 일이다.

이미 일부 선각자들이 이 도전에 맞서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박정희 대통령이 이룬 한강의 기적은 1970년대에 끝난 것이 아니다. 기적을 이룬 "CAN DO" 정신은 우리나라 여러 분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옥외광고 효과 조사도 그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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