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새롭게 조명 받는 트로트, 그러나 ‘거부감’도 커지는 모습

[트렌드모니터] 새롭게 조명 받는 트로트, 그러나 ‘거부감’도 커지는 모습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1.01.0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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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 2020년 12월 15일~12월 18일
조사 대상 : 최근 한 달 기준 음악 청취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한달 기준 음악 청취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음악 청취’ 습관 및 ‘트로트 열풍’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젊은 트로트 가수들이 많아지고 트로트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트로트 음악이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로트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과포화 상태가 되면서 오히려 최근에는 트로트에 대한 거부감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최근 부쩍 높아진 트로트 인기 그러나 여전히 세대별 호감도 차이는 뚜렷해, 중장년층 특히 50대의 호감도가 높아

트로트에 호감이 있는 사람들은 “듣고 있으면 흥이 나고 기분이 좋아져”, 반면 호감이 없는 사람들은 “내 취향이 아니야”

먼저 ‘트로트’는 기본적으로 세대별 호감도 차이가 매우 큰 음악 장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트로트 장르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34.7%)와 호감이 없는 응답자(34.7%)가 똑같은 비중으로 나눠지는 가운데, 주로 중장년층 특히 50대 이상에서 트로트에 대한 호감(20대 24.4%, 30대 26%, 40대 36%, 50대 52.4%)을 많이 내비쳤다. 최근 모든 방송국에서 경쟁적으로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을 하나 이상씩은 내세울 만큼 트로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는 있지만, 여전히 세대별 선호도 차이는 뚜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최근 호감도가 높아진 음악장르로 트로트(24%,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을 정도로 트로트에 대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트로트에 호감이 있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트로트 음악만의 흥겨움을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트로트를 듣고 있으면 흥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며(51%, 중복응답), 유쾌하고 재미있으며(41.5%), 특유의 ‘뽕짝’ 리듬이 좋다(32.3%)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또한 과거에 비해 트로트가 젊어져서(44.7%)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상당히 많아, 최근 트로트 가수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것도 트로트에 대한 호감을 가지게 만든 중요한 이유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반면 트로트에 호감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며(72.3%, 중복응답) 강하게 선을 그었으며, 좋아하는 다른 장르의 음악이 많다(41.8%)는 응답도 많았다. 트로트 특유의 ‘뽕짝 리듬’이 싫고(29.1%), ‘뽕삘’이 싫다(23.1%)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전체 10명 중 7명(72%)이 트로트 프로그램을 시청한 경험이 있어,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시청경험도 많아

최근 방송가를 휩쓸고 있는 ‘트로트 열풍’을 이번 조사에서도 체감해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2%가 트로트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트로트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40대~50대뿐만 아니라 20대~30대의 시청 경험(20대 64.8%, 30대 66.8%, 40대 72.4%, 50대 84%)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요즘 들어 트로트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고, 방영되면서 트로트에 대한 선호도와 관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쉽게 트로트를 접할 수 있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오디션 및 경연 형태의 방송 시청 비중(66.3%)이 예능 포맷(20.3%)과 콘서트 포맷(13.4%) 형태의 방송 시청 비중보다 훨씬 높았다. 트로트 프로그램 시청자의 43.5%는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찾아볼 정도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는데, 그 중에서도 50대(52.9%)와 트로트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사람들(62.9%)이 열정적이었다.

‘트로트 열풍’의 이유는? 71.3%가 트로트가 유행하는 것은 젊은 트로트 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바라봐

트로트가 젊어지면서 “요즘 트로트를 즐기는 연령대가 예전보다 낮아진 것 같다”는 의견(70.2%)도 많아

최근의 트로트 열풍은 무엇보다 트로트 가수들의 연령대가 낮아진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전체 10명 중 7명(71.3%)이 트로트가 유행하는 것은 젊은 트로트 가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며, 요즘 트로트의 인기는 남자 트로트 가수에 대한 팬층의 영향이 크다는 의견도 60.3%에 달했다. 대중적인 ‘팬덤’을 형성하는 젊은 남자 가수들이 트로트 장르에 대거 등장한 것이 트로트의 폭발적인 인기로 이어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결과이다.

2명 중 1명은 최근 트로트의 젊은 느낌이 좋고(49.9%), 트로트 가수의 연령대가 낮아진 점이 마음에 든다(49.3%)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와 함께 트로트를 즐기는 젊은 세대가 과거보다 많아졌다는 사실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다수(70.2%)가 요즘 트로트를 즐기는 연령대가 예전보다 낮아진 듯한 느낌을 받고 있을 정도였다.

물론 여전히 젊은 층의 트로트 호감도가 그리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한층 젊어진 트로트 문화와 함께 트로트에 대한 거부감이 어느 정도 희석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현재 트로트 열풍을 주도하는 세대로 40대 이상 중장년층(40대 57.9%, 50대 62.4%, 60대 46%, 중복응답)을 주로 많이 꼽는 가운데, 20대(29.1%)와 30대(45.8%) 젊은 층에 주목하는 시선도 상당히 많았다.

10명 중 6명 “소외 받던 트로트 문화가 재조명되고, 연령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긍정적”

하지만 2명 중 1명 “요즘 트로트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트로트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

전반적으로 젊어진 트로트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60.1%)이 한 때 소외 받던 트로트 문화가 재조명 받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바라봤으며, 연령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것이 긍정적인 일이라는 평가도 58.3%에 달했다. 특히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트로트 문화가 재조명되고(20대 56.8%, 30대 57.6%, 40대 54.8%, 50대 71.2%), 모든 연령대에서 함께 좋아하는(20대 52.4%, 30대 49.6%, 40대 54.8%, 50대 76.4%) 현재의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더욱 많이 표시했다. 또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지금 트로트가 위안이 되고 활력을 준다는 목소리(44%)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트로트 열풍 속에 너무 많은 트로트 프로그램들이 노출되면서, 최근 트로트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었다. 2명 중 1명(48.8%)이 요즘 트로트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트로트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고 응답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30대의 거부감(20대 45.6%, 30대 55.6%, 40대 47.6%, 50대 46.4%)이 강해진 모습이었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송사마다 인기몰이의 수단으로 트로트 방송을 하고 있고(77.4%), 공영방송과 종합편성채널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트로트만 방영하는 것 같다(71.3%)고 느끼고 있을 만큼 트로트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여진다. 트로트가 너무 상업화된 듯한 느낌이라는 지적(62%)도 많이 나오고 있었다.

 

10명 중 7명 “나만의 음악적 취향이 있다”, 다만 남들이 듣는 대중가요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18.5%) 생각하지는 않아

전체 72.2% “요즘 노래보다는 옛날 노래가 더 좋다”, 30대 이상 연령대뿐만 아니라 20대도 많이 공감하는 모습

한편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명 중 7명(68.3%)이 ‘나만의 음악적 취향’이 있다고 응답하는 것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개인의 음악적 취향은 분명해 보였다. 다만 그 음악적 취향이 꼭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습으로, 남들이 듣는 대중가요는 자신의 취향이 아닌 것 같다거나(18.5%), 자신만 알고 있는 음악과 가수가 유명해지는 것이 싫다(9.1%)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한편 최근 들어 1990년대와 2000년대 과거 음악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재소비되는 현상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요즘 노래보다는 옛날 노래가 더 좋다는 주장에 전체 응답자의 72.2%가 동의하는 것으로, 30대 이상 연령대뿐만 아니라 20대 젊은 층의 동의율(20대 62%, 30대 76.4%, 40대 70.8%, 50대 79.6%)도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반면 요즘 노래에 대해서는 음악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고(56%), 오랫동안 듣고 즐길만한 노래가 없다(43.3%)는 평가가 상당했다.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악 장르는 발라드와 OST, 최근 높은 인기에도 여전히 트로트의 인기는 주류 음악과 격차 보여

음악 선택 시 노래의 인기와 최신 음악 고려도는 낮은 편, ‘온라인 스트리밍’ 이용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대중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악 장르는 발라드(77.8%, 중복응답)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 OST(56%)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 영화와 드라마, 웹드라마 등 영상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해당 작품에 삽입된 노래들의 인기가 많은 요즘 트렌드도 살펴볼 수 있었다. 댄스(49.8%)와 R&B(41.1%)도 많이 선호하는 음악 장르였다. 반면 트로트(20.3%)는 최근의 높아진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류 대중음악과는 인기의 격차가 존재하는 모습이었다.

평소 음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은 멜로디가 좋은 노래인지(62.5%, 중복응답)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인지(62%), 현재의 기분과 상황에 맞는지(55.2%) 여부였다. 그에 비해 요즘 인기 있는 노래(37.3%)와 최근에 나온 노래(26.7%)를 고려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요즘 대중들은 최신가요와 인기가요를 위주로만 음악 청취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한편 요즘에는 음악 청취가 온라인 스트리밍(89%, 중복응답)을 통해 대부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디오(35.6%)와 MP3 파일 청취(32.9%)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적은 수준이었다. MP3 파일 이용자의 월평균 지출 비용은 보통 5천원~1만원(53.3%)이었으며, 개별 곡 결제 방식(26.1%)보다는 정액제(34.3%)를 많이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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