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변화하는 사회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서 이유를 찾다", 이노션 인사이트그룹

[인터뷰] "변화하는 사회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에서 이유를 찾다", 이노션 인사이트그룹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1.11.0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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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해마다 이때면 트렌드나 전망에 대한 서적들이 나온다. 커다란 담론부터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면서 인사이트를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트렌드 자체를 위한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보이곤 한다.

그런데 최근 광고회사에서 트렌드와 관련된 서적을 발간했다. 이노션의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가 바로 그것이다. 소비자와의 최접점에 있으며, 사회 문화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광고회사에서 발간한 것이라 업계 관계자들에게 더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미래를 예측한다거나 트렌드의 나열이 아닌, 변화의 원인과 그 변화가 궁극적으로 가져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시사점과 활용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매드타임스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를 기획, 집필, 제작을 주도한 이노션의 김나연 인사이트그룹장, 이상길 인사이트전략1팀장, 류현준 인사이트전략2팀장을 만나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매년, 이맘 때 나오는 많은 트렌드 관련 서적과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는 어떻게 다른가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는 저희가 현업에서 고민한 내용들을 기반으로 작성했습니다. 단순히 신조어 등으로 트렌드를 조망하기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 작업하려고 했습니다.

결국, 트렌드라는 게 fad는 아니잖아요. "내년에 이러한 트렌드가 뜰 거다!"라고 예측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올해는 작년과는 달리 인사이트전략팀과 데이터커맨드팀이 함께 작업했고, 최근 몇 년 간의 소셜 버즈량 추이를 통해 변화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하려고 한 것이 특징입니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3개의 단어가 재미있으면서도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라는 제목을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0년에 처음으로 <팔리는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였는데, 내부에서 제목에 대한 이슈가 좀 있었어요.

부문장님께서 광고회사답게 좀 세련되게 지으라는 가이드를 주시기도 했고 출판사가 변경되면서 자연스럽게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게 됐습니다.

작년에 제목 지으려고 인사이트전략팀 전체가 여러 번 아이데이션 회의했습니다. 당시 아이데이션의 방향이 단순히 트렌드 관련 책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그 이면의 배경을 파악하는 우리 "책의 특징"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몇 개의 후보안을 부문장님께서 고르셨고, 그 후보안을 기초로 트렌드 책의 잠재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이노션 전체 AE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서 선정된 것이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입니다. 작년에 이름 바꾼 이후로 앞으로 이 이름을 자산화시키기로 했습니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트렌드 말고 브랜드 뒷담화 책도 쓰고 싶은데, 같이 쓰는 직원들이 너무 고생할 거 같아서 아직은 기획도 못 하고 있습니다.

김나연 그룹장
김나연 그룹장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인데요. 왜 “라이프스타일”인가요?

저희는 주로 소비자들로부터 인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입니다. 전통적인 광고회사에서의 역할로 치면 AP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의 변화 방향성을 찾는게 중요하더라고요.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게 된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는 그 이유를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찾아보려고 했습니다.

16개의 키워드를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16개의 키워드를 어떻게 추출하셨나요? 

저희는 작년부터 분류하고 있는 "일상" "놀이" "세상" "마케팅"의 네 개 축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어떤 것들이 좀 주목받고 있는지 검토했습니다. 왜 일상과 놀이, 세상, 마케팅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상과 놀이는 개인적인 측면이고, 개인이 확대된 세상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업인 마케팅과 연계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각각 자기가 했던 프로젝트, 관심사 등을 고려하여 쓰고 싶은 내용을 선정했고, 김나연 그룹장이 최종적으로 전체 맥락에서 확정 지었습니다.

소셜 버즈량 분석 등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시는 것 같은데요. 정성적인 분석은 어떻게 하시나요?

올해 데이터커맨드팀과 인사이트전략팀이 하나의 그룹이 되면서 공동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데이터커맨드팀의 소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게 됐습니다.

이 밖에도 저희 그룹 안에서 보고 있는 데이터들이 있어서 그러한 데이터들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단초를 얻거나 구글링과 각종 아티클 등을 통해서 정보들을 탐색했습니다.

이상길 팀장
이상길 팀장

2021년과 비교해서 2022년에 지속하는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특히 우리가 주의 깊게 볼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2022년의 화두는 트랜스 폼일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코로나가 앞당긴 디지털 시대를 본격적으로 살아가기 시작했고, 이런 변화에 완전하게 적응하였기 때문에 마케팅 환경에서도 많은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사실 내년에 갑자기 뜰 트렌드가 뭐냐고 하면 대답하기가 애매하지만, 진화하고 있는 트렌드는 분명히 보이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부캐가 관심을 받았고, 브랜드 차원에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조금씩 등장하고, 갑자기 메타버스가 마케팅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독립된 것이 아닙니다. 부캐를 구현하는 아바타가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처럼 트렌드 간에 서로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2022년의 소비자는 2021의 소비자와 무엇이 다를까요?

2022년의 소비자는 2021년보다 더 주체적이 될 것 같습니다.

돈쭐생활이나 취미 더 머니에서 보는 것처럼 하나의 직장에 매달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취미를 이용하여 경제활동을 한다거나, 특정 단체에 기부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후원하면서 보람을 느낀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고 일상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지금보다는 조금 더 주도적이고 주체적으로 변화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류현준 팀장
류현준 팀장

스페셜 리포트에서 브랜드에 있어 “쿨”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계시는데요. "쿨"은 무엇일까요? '힙하다'는 것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브랜드에서 쿨함은 어쩌면 힙함이랑 유사할 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더 큰 개념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한테 "이 브랜드 왜 좋아해?"라고 물어보면, 무슨 대답을 할까요? 성능, 사양 같은 이성적인 가치를 답하는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결국 '그냥'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항상 소비자 조사를 할 때 어떤 걸 제일 좋아하는지를 중심으로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좋아하는 것 자체보다 그 이유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좀 다른 지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런 맥락에서 저희는 쿨함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되었고, 실제 소비자들 인터뷰를 해보니 쿨함에는 트렌디하고 힙한 것도 있지만, 솔직하고 당당한 것도 많이 포함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단순히 유행하고 멋진 게 아니라 뭔가 철학과 고유의 개성이 있을 때 쿨함으로 불린다고 할까요.

저희도 작년부터 이 조사를 시작하였고, 계속해서 정교화해가는 과정입니다. 나중에는 브랜드 자산 가치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가 되지 않을까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브랜드가 “쿨”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브랜드가 쿨해지기 위해서는, 우선은 자신만의 철학이 확고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가 올해 조사에서 제일 재미있게 봤던 게 "쿨하다"에 대해 여러 가지 분명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걸 확인했는데, 막상 쿨한 브랜드를 떠올리라 하면 없다고 답을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쿨한 브랜드라 하면 기꺼이 가격을 더 지불할 의향도 있다고 하면서, 실제로 쿨한 브랜드는 없다니... 좀 특이한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아직 사람들의 인식 상에 '이런 브랜드가 쿨한 브랜드야.'라는 정의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러한 면에서 본다면 브랜드에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세대별로 쿨함에 대한 생각들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타깃을 잘 설정하고 그들이 쿨하다고 생각하는 브랜드가 되려는 노력해 본다면 아마 쿨함에 대해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세대보다 00년대 생에게 쿨한 브랜드로 인식되는 구찌를 보면, 그들의 젊은 브랜드가 되려는 시도가 성공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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