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SG도 업의 본질에 충실할 때, 소비자는 팬이 됩니다" 박준석 리더, 오형균 이사

[인터뷰] "ESG도 업의 본질에 충실할 때, 소비자는 팬이 됩니다" 박준석 리더, 오형균 이사

  • 최영호 기자
  • 승인 2023.03.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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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최영호 기자] 돈으로 만든 베개를 베고 잔다면, 어떤 꿈을 꾸게 될까? 하나은행은 더워터멜론과 함께 "머니드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폐지폐를 베개 충전재로 재활용한 "베개"를 만든 것. 소비자는 돈을 베고 자면서 돈기운을 느낄 수 있고, 폐지폐 재활용으로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니 일석다조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이라는 업의 개념에 충실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캠페인을 기획, 제작한 박준석 하나은행 리더와 오형균 더워터멜론 이사를 만나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준석 리더, 오형균 이사 (왼쪽부터)
박준석 리더, 오형균 이사 (왼쪽부터)

머니드림 캠페인은 기존 은행 광고 캠페인과는 완전히 다른데요. 머니드림 캠페인은 어떤 캠페인인가요? 어떻게 기획하셨나요?

오형균 이사 (이하 오형균)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얼마나 폐지폐가 버려질까요? 무려 6억 8백만장, 금액으로는 4조7천억 원이에요. 버려지는 폐지폐를 연결하면 경부고속도로를 106회 왕복하고, 쌓으면 에베레스트산 7배 높이에 달할 만큼의 쓰레기가 발생되지만, 2022년, 작년의 폐지폐 재활용률은 0%이었습니다. 이 폐지폐를 베갯속으로 재활용하여 만든 캠페인이 '머니드림' 캠페인입니다.

우리는 폐지폐를 갈아 친환경 소재와 결합해 새로운 베개 충전재를 개발했고, 머니드림 베개 하나 당 약 500만원의 폐지폐가 들어가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게 됩니다. 사람들이 이 돈이 가득 찬 베개를 갖고 싶어할수록 자연스레 폐지폐의 재활용률은 높아지고,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환경보호에 동참하게 되는 캠페인인 거죠.

베개의 새로운 충전재 소재를 개발해야 했기에 7개월 가량이 걸렸습니다만, 기획은 일사천리였습니다. 하나은행 박준석 리더가 '은행 달력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돈기운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말해주며 돈기운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없을까 아이디어를 요청했습니다. 그 다음 날 제가 '폐지폐를 재활용하여 돈을 베고 자는 베개를 만들자. 그러면 돈기운과 함께 은행이 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ESG 캠페인을 할 수 있다. 이름은 머니드림으로 하자'라고 제안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다음날 아침 일어나보니, 박준석 리더가 폐지폐 재활용 공장을 찾아서 문자를 보내놓았더라구요. 클라이언트와 광고회사의 관계이지만, 서로 한 팀처럼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그렇게 최초의 기획은 이루어졌습니다.

폐지폐는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어떻게 처리되었나요?

오형균 과거에는 폐지폐는 재활용됐습니다. 종이가 아닌 면섬유로 이루어진 지폐는, 파기, 분쇄 과정을 거쳐 건축용 흡음재나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등의 부자재로 재활용됐어요. 그런데 경제성을 이유로 점차 재활용률이 줄어 2022년에는 0%까지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폐지폐는 소각되어 다이옥신을 배출하게되거나, 그냥 매립되며 버려졌습니다. 이 캠페인은 폐지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사람들이 갖고싶게 하는 새로운 재활용의 방법을 제시한 의의도 있습니다.

더워터멜론 "머니드림" 캠페인 팀
박준석 리더(윗줄 왼쪽에서 2번째), 더워터멜론 "머니드림" 캠페인 팀

머니드림 캠페인의 형태를 베개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오형균 '머니드림'은 몇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은행의 디지털뱅킹 앱인 '하나원큐'에 가입하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혜택을 '드림'으로, 두번째로는 소비자가 폐지폐로 만든 돈베개를 베고 자며 꿈꿀 수 있는 부자의 '꿈'을, 마지막으로는 친환경적 측면에서 버려지던 폐지폐가 새로운 활용성을 찾는 지폐 입장에서의 새로운 꿈을 담았습니다. 그 모든 개념과 명분을 담을 수 있는 형태와 물성은 쿠션도, 방석도 아닌 '베개'가 적합했습니다.

현재 머니드림 캠페인 영상의 조회수가 1,120만뷰를 넘어섰는데, 댓글 반응도 엄청납니다.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과 특히 인상깊었던 댓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준석 리더(이하 박준석) 보통 은행 광고가 이렇게까지 높은 조회수가 나오는 것이 흔치 않은데, 연예인도 한 명 등장하지 않은 저희 캠페인이 크게 사랑받을 수 있어 정말 뿌듯합니다. 기존 조회/이체의 뱅킹앱을 넘어 돈기운을 주는 뱅킹앱으로 손님들에게 다가간 것이 조회수를 올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손님들에게 돈기운 가득한 머니드림 베개를 베고 꿈꾸고 싶은 2023년 새해의 꿈을 유튜브 댓글에 적어 달라고 했어 . 실제로 댓글을 모두 읽어보았는데, 열심히 성취해서 ‘돈 복’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소원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저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댓글 달아 주신 분들 모두 꼭 소원이 다 이루셔서 돈기운이 넘쳐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머니드림 캠페인이 큰 화제가 되면서 해외 외신에서도 많은 소개가 되었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박준석 최근 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를 해결할 방안에 대한 관심도 대두되고 있는 추세잖아요. 아무래도 낮은 재활용률,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가 함께 해결해야할 과제이기 때문에 글로벌 매체에서도 주목했던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머니드림 베개’를 베고 잘수록 폐지폐의 재활용률은 증가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캠페인을 인지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어요. 결과적으로, 국내 외의 큰 관심을 받게 되어 정말 뿌듯합니다.

또한 마케팅 기획과 크리에이티브의 통합된 힘이 와우포인트를 만들어 낼때 세상에 통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머니드림은 직관적으로 대중들에게 돈을 넣은 베개를 베고 꾸는 꿈이라면 부자라는 직관적인 연상고리가 만들어져서 국내외매체에서 관심을 주셨던 것 같습니다.

오형균 더워터멜론이 캠페인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PR도 잘하거든요. 저희는 브랜드를 위해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광고에 국한해서 접근하지 않습니다.

박준석 리더
박준석 리더

하나은행 내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준석 은행 본업에서 가장 연상하기 쉬운 ‘돈’이라는 속성을 부자가 되기 위한 돈기운 굿즈로 푼 것에 대해 많은 임직원분들 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고 계셔서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캠페인 아이디어도 굉장히 좋았지만,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진행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오형균 처음엔 간단하게 생각했어요. 폐지폐를 재가공해 베갯속으로 만들면 되지 뭐. 그렇게요. 하지만 그 '재가공'이라는 것이 사실상 신소재개발의 영역이니 고려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펄프화된 폐지폐를 경화시키는 방법부터 친환경소재와 결합하는 방법까지 고려해야 했습니다. 또한 무게, 실용성, 경제성, 세탁은 할 수 있는지.. 등등의 많은 시행착오와 협력사의 노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나은행 클라이언트와 더워터멜론 식구들, aca 박현진 실장, 썸데이스프링 프로덕션 소윤성 감독, 많은 협력사 형님 누님들이 발로 뛰어준 덕분에 만들 수 있었습니다.

버려지던 폐지폐로 베개를 만들면 인체에 해롭거나 더럽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것 같았는데요. 충전재 제작과정에서 230도 이상의 고온으로 살균 처리되며 제작됩니다. 일반적인 살균은 120도 이상에서 이루어지구요. 혹시 몰라 한국의류시험연구원과 Fiti시험연구원을 통해, 포름알데히드,납,카드뮴 등 중금속 검사와 산업통상자원부 아동용 섬 유제품 안전기준에 맞추어 안전검사를 완료했습니다. 베개 겉 커버, 부자재, 포장까지 100% 친환경 소재들을 선별하여 제작했구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제가 베개를 팔러 온 것 같네요.

오형균 이사
오형균 이사

오형균 ECD님께서는 사회와 환경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광고를 많이 진행하셨고 국내외 광고제에서 많이 수상하셨잖아요. 선한 영향력을 주는 캠페인을 제작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시는 부분이 있을까요?

오형균 소비자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발 붙이고 사는 이상, 소비자들의 겪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들과 브랜드가 해결할 필요성이 있는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많은 광고의 역할이 있겠지만, 제가 만들고 있는 광고는 사람들의 불편을 브랜드의 입장에서 해소해주는 문제해결의 측면이 있습니다. 그것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 부르던, CSV(Creating Shared Value)이라 부르던, 프라블럼-솔빙이라 부르던, 착한 광고라 부르던, 호칭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광고의 역할이 TV와 지면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들려주는 브랜드의 '말'에 지나지 않았다면, 매체의 한계를 벗어나 그 브랜드를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게 제가 만드는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만 떠드는 브랜드보다는 행동을 실천하는 브랜드는 훨씬 위대해지니까요. 결국 말과 행동을 일치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죠. 언행이 일치하는 그 브랜드를 사람으로 치자면, 얼마나 매력적이겠습니까.

이번 캠페인의 목표와 효과는 무엇인가요?

박준석 하나원큐앱을 99% 조회/이체만 하기 위해 쓰는 차별점없는 뱅킹앱에서 탈피하여 돈기운을 주는 뱅킹앱으로 리포지셔닝시키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조회/이체뿐만 아니라 돈기운을 받기 위해 하나원큐 앱을 다운로드 받는 신규 손님들이 많아지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머니드림 캠페인은 론칭되고 글로벌에서 469개 PR이 다루어졌습니다. 캠페인 첫 달, 하나은행 디지털 뱅킹 앱인 하나원큐의 다운로드는 284% 증가되었고, MAU는 118% 늘어났습니다. 놀라운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머니드림의 캠페인과 하나은행의 ESG활동은 어떻게 진행될 계획인가요?

박준석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시간 24시간 그중 머니드림으로 사람들이 자는 8시간에 돈기운을 받아 부자꿈을 꾸시라고 캠페인 메세지를 전달했다면, 사람들의 나머지 16시간의 일상에서 돈기운을 느낄 수 있는 캠페인 메세지를 담은 돈기운 굿즈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오형균 일관성있게 캠페인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어반복, 자가복제가 되지 않아야겠지요. 새로운 재미와 담아야할 의미를 둘 다 놓치지 않도록, 다음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오형균 소비자도, 클라이언트도, 만드는 저까지. 셋을 모두 만족시키는 캠페인을 만들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교집합을 찾고자 우리는 노력합니다.

많은 광고회사와 조직들이 있고, 다들 자신들은 "전략이 강하네", "크리에이티브가 강하네", "디지털이 강하네", "무엇을 잘하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강조하는 과정의 지점이 다를 뿐, 결과는 하나의 광고로 판단됩니다. 우리는 전략과 크리에이티브가 결국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소비자와 브랜드, 그리고 만드는 스스로까지 모두 만족 하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준석 머니드림 캠페인은 금융의 본질인 ‘돈’을 직관적으로 재해석하여 손님들에게 와우포인트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금융 또는 뱅킹의 시장 아젠다는 너무나 다양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입니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직관적으로 메세지를 소구하면서, 가지고 싶게 만드는 와우포인트를 만들어 주어 브랜드 경험을 창출하고, 우리의 팬으로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욱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원큐도 이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더 손님의 관점에서 손님의 와우를 만들기 위해 뛸 수 있는 퍼포먼스 마케팅 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고 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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