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상상을 현실로 만든 대학생들의 이야기,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다.

[인터뷰] 상상을 현실로 만든 대학생들의 이야기, 크라우드 펀딩에 도전하다.

  • 이정민 대학생 기자
  • 승인 2021.11.02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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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의상학과 동아리 땀(;,DDAM)의 '일상에서 한복을 메다, 누빔 저고리백' 프로젝트

[ 매드타임스 이정민 대학생 기자] 누구나 나의 사소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과정은 어렵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상품을 직접 제작하고 싶어도 자본과 유통,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곤 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이 상상을 현실에 옮기는 것을 돕는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군중(crowd)으로부터 자금조달(funding)을 받는다는 의미다. 자금이 필요한 개인, 단체, 기업이 웹이나 모바일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은 아직 대중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실제로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텀블벅’이라는 펀딩 사이트에서 ‘일상에서 한복을 메다, 누빔 저고리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경희대학교 의상학과 동아리 땀(;,DDAM) 회장 안효정 학생을 만나봤다.

 

의상학과에 재학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진학하게 된 계기를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저는 어릴 때부터 DIY 컨텐츠에 관심이 많아서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걸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패션디자인 계열의 학과를 고려해보진 않았거든요. 막상 수능을 다 보고 나니 제가 막연히 '꿈'이라고 생각했던 직업들이 지겹게 느껴졌어요. 지원해볼 만한 학과들을 찾아보다가 '의상학과'를 발견했는데, '이 학과 다니면 내가 좋아하는 거 즐기면서 4년을 보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짧게 말하면 그냥 준비 없이 제가 끌리는 대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경희대학교 의상학과 땀(;)의 로고

의상학과 동아리 '땀'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의상학과 동아리 '땀'은 전공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대학 커리큘럼 외의 경험을 쌓아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동아리에요. 부원들의 취향을 담아 악세사리나 잡화, 의류를 제작하고 판매해보는 것을 주요 활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땀(;)이 진행하고 있는 텀블벅 누빔 저고리백

현재 텀블벅이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일상에서 한복을 메다, 누빔 저고리백'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라는 테마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어쩌면 옅어져 가고 있을 '한복'의 자리를 채워보고자 시작했습니다. 22명 부원들의 아이디어를 조금씩 모아 저고리의 구성 요소들을 가방의 디테일로 풀어낸 디자인의 가방을 제작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고리백 색상 중 '청자' 의 사진
저고리백 색상 중 '청자' 의 사진

크라우드 펀딩을 계획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하게 된 것은 아니고, 먼저 크라우드 펀딩을 목표로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의상학과를 다니면서 옷을 만들어 볼 기회는 충분히 많거든요. 그런데 그 옷들은 만들고 싶은 옷이 아닌, 만들어야 하는 옷이라는 점에서 흥미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옷이 아닌 것들을 만들어 볼 기회는 비교적 적고, 본인이 만든 작품에 자부심을 갖고 판매하는 것은 특히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제작과 판매에 관한 경험을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싶었습니다, 초기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판매'와 가장 유사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게 바로 '크라우드 펀딩'이였거든요. 그 이후 수차례의 회의를 거치면서 저고리백이라는 구체적인 상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리누빔 저고리백을 활용한 다양한 코디를 제시한 동아리 땀(;)

진행 과정이 궁금합니다. 재미있거나 인상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우선 동아리 단위의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느낀 가장 큰 장점은 많은 부원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취합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부원들이 제안해 준 모든 아이템들을 다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특정 1-2명이 진행하는 게 아닌 22명의 땀과 노력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을 잘 활용하니 책임자 입장에서도 즐길 수 있을 만큼의 부담감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요?

아무래도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험해본 영역이 아니었던 데다가 구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인 관계로 이에 관해 잘 몰랐던 부분, 유의해야 할 부분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찾아가야 했던 과정이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잘 몰랐던 만큼 부족하지만 끝없는 검토와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쳤습니다. 결국 텀블벅 심사에서 재검토 요청이나 반려 없이 바로 승인을 받아 펀딩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첫 도전이지만 자신 있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땀(;)의 프로젝트 진행 과정

또한 일반적인 ‘판매 사이트’가 아닌 후원을 받아 선물을 보내드리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았어요. 단순히 예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주문 후 3일 내에 출고되어 며칠이면 택배를 받아볼 수 있는 일반 쇼핑몰과 달리, 긴 후원 기간이 지나고 2주간의 결제/정산 기간, 제작사 나름의 제작기간, 검수와 포장 기간, 배송 기간 모두를 기다려야한다는 점이 저희에게도, 후원자 입장에서도 가장 큰 고려요소일 것입니다. 대량 생산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기성품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는 가격으로 책정하고도 그만큼 오래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기획 초반에 큰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있는데,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와디즈를 비롯해 함께 고려해보았던 몇가지 플랫폼이 있었습니다. 선택 과정에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주요 타깃층과 제품군이 저희가 계획한 취지와 가장 비슷했던 텀블벅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플랫폼 비교 영상을 보면서 명확히 와디즈에 비해 텀블벅이 저희의 취지와 더 잘 맞았는 플랫폼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주 초반에 결정된 사항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텀블벅은 감성적인 부분들을, 와디즈는 전문적인 기술이 들어간 아이템에 주력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진행하고 싶으신가요? 다음 프로젝트 시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할 의사가 있으신가요?

일단 이번 크라우드 펀딩 활동을 마지막으로 올해 저의 동아리 회장 임기는 끝나기 때문에 없을 것 같습니다. 펀딩이 진행되는 남은 기간 동안은 누빔 저고리백 홍보물을 만들어볼 예정이고, 펀딩 이후 종강까지는 부원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리폼/커스텀 콘텐츠로 채워갈 거예요. 내년에는 새로운 땀장(동아리 회장)이 멋진 프로젝트를 기획해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든, 동아리의 일원으로써의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떤가요?

사실 적지 않은 부담감으로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즐기면서 동아리 활동에 임했어요. 막상 올 한 해 활동이 끝나가니 아쉬움이 크게 남더라구요. 이후에도 마음이 맞는 몇몇 의상학과 학우들과 땀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처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 같아요.

저희 동아리 ’땀‘은 책임자의 재량과 역량에 따라 주요 활동 이력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동아리의 방향성은 새로운 책임자가 어떤 활동을 기획할지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겠지만,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선후배간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콘텐츠로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인터뷰를 통해 안효정 학생과 동아리 부원들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직접 발로 뛰고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다. 텀블벅 사이트에서는 더욱 자세하게 원단과 자재 선정 과정, 그리고 후원자들의 감성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한 프로젝트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플랫폼과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고 구체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창작 활동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도 모든 창작자들의 아이디어를 응원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의 후원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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