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여러분의 무한 속삭임을 어디까지 믿을까요

〔카페★里仁〕 여러분의 무한 속삭임을 어디까지 믿을까요

  • 장성미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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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한기(寒氣)가 살짝 가시는 오후가 되어도 하늘은 여전히 잿빛으로 온통 물들어있고, 오늘도 세상에는 쉼 없이 말이 쏟아지며 춤춘다.

一語便喜處(일어편희처), 한 마디 말이 기쁨이 되기도 하고,

千言益怒時(천언익노시). 천 마디 말이 더 화를 부를 때도 있다.

既因言語合(기인언어합), 말로 인해 화합 하기도 하고,

却爲語言離(각위어언이). 말이 헤어지게도 하는 것이다.

〈言語吟(말타령)〉 /邵雍(소옹)

사람과 사람 사이의 내면세계를 전달하는 데는 말이 이렇듯 묘하게 능력을 발휘하며 분분(紛紛)하게 귓전을 울리기에 그의 진심(眞心)이 서려있는 말에는 내가 위로받게 되고 감동하게 되는데, 너의 결여된 성의(誠意)와 거짓으로 점철(點綴)된 한없는 변명의 말에는 내 마음이 닫히고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말로 생각과 마음을 충분히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서로가 좀 더 명확하게 호응(呼應)하고 소통(疏通)하려면 가장 최선의 도구로 말만 한 것이 없다. 비록 가시적(可視的) 존재의 관점에서 말은 구체적인 형상(形象)이 실재(實在)하지 않지만, 간혹 누군가의 말로 인하여 밝은 햇살이 간간이 비치는 숲길을 평화롭게 걷는 듯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검은 밤바다에 빠져서 한없는 어둠의 침잠(沈潛)에서 헤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말이 가진 이 놀라운 힘 때문에 사람이 말을 할 때는 경중(輕重)을 따지고 장소를 가리고 완급(緩急)을 조절하며 함께 대화하는 상대를 배려하고 살펴서 어휘를 선택하고 더욱 세심하게 말투도 음색(音色)도 호흡도 가려서 말의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다.

지금 나라 안은 여러 인물(人物)이 서로가 우리의 새로운 리더십이 되겠다고 자웅(雌雄)을 겨루며 밤낮없이 무수한 말로 우리의 귀를 뒤덮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말에 따라 사람들은 이리저리 갈리며 손익계산을 따지면서 집단 별로 나누이고 진영(陣營)을 형성하고 무슨 무슨 조직을 만들면서 자꾸 들떠간다. 더 나아가 후보자들의 곁을 함께하는 사람들이나 지지자들까지 한데 엉기는 가운데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말이 먼저 나서게 하기도 하고 때론 말이 말을 만들어 내며 마구 던지기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가리지 못하게 하는 상황(狀況)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언제나 선거철이면 이렇게 말이 난무(亂舞)하며 폭포수처럼 세상을 흠씬 적셔오고, 그리고 이에 발맞추어 나라의 내일을 인도해 갈 리더십을 선택(選擇)해야 하는 시간도 점점 다가선다. 그들 중에 누군가는 이제 곧 가질 수도 있는 눈앞의 권력(權力)에만 초점을 맞추고 취하려 교언영색(巧言令色) 하거나 현란(絢爛)한 말을 열거하며 언젠가는 다 공(空)으로 돌아갈지도 모를 귀만 즐겁게 하는 말의 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그들이 책임질 수도 없는 말로 끊임없이 속삭이면서 달콤한 말을 내뱉으며 만약 우리의 귀를 가리려 한다면 경도(傾倒)되지 말아야 하고 흔들리지도 말아야 하며 그것에 함몰(陷沒)되지 말고 정신을 바로 가다듬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귀를 활짝 열어놓고 잘 듣고 현명(賢明)하게 분별하여 앞으로 국가의 리더십이 되면 자신이 내세운 말을 충실(忠實)하게 실천(實踐)하면서 나라와 국민의 안녕(安寧)을 위해 책임감 있게 임무를 수행할 격(格)을 갖춘 사람을 선택해 내어 행복의 나라로 가야 한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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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미 C플랫폼 준비위 사무국장,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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