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뭐 합니까

〔카페★里仁〕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뭐 합니까

  • 장성미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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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고 꽃이 피어나지만 유럽의 저 땅끝에서 홀연히 총성을 울리며 시작된 전쟁(戰爭)으로 세상은 한스러운 계절로 변색해 가고 지금도 멈추질 않고 날이 갈수록 절망(絶望)스럽고 아픈 사연만 끊임없이 전해 오고 있다.

傳聞一戰百神愁(전문일전백신수) 전쟁이 나면 신들도 다 걱정을 한다 들었는데,

兩岸強兵過未休(양안강병과미휴) 마주한 언덕에서 거센 병사들 싸움을 멈추질 않네.

誰道滄江總無事(수도창강총무사) 누가 말했나 푸른 강은 언제나 무탈하다고,

近來長共血爭流(근래장공혈쟁유) 이즈음 강 붉은 피가 물들며 동으로 흐르네. (〈己亥歲〉기해년에 / 曹松조송)

러시아는 단번에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항복(降伏)을 받아내겠다는 무모한 계산을 하고 국경 너머 공격해 들어가 평화로운 남의 땅을 전장(戰場)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렸다.

환상(幻想)에 잠긴 러시아 정부와 그들의 지도자 푸틴은 과거 제국주의(帝國主義) 러시아의 영광을 꿈꾸며 지금 명분없는 침공(侵攻)을 가하면서 갈수록 잔혹한 방법과 무기(武器)로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고 국민의 생명을 빼앗아가고 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시작한 전쟁이 봄을 향해가는 이싯점에도 끝이 보이지 않고, 러시아는 물러서려고도 않고 우크라이나에 처참(悽慘)한 고통을 주면서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집단학살(集團虐殺)의 범죄도 서슴없이 저지르기까지 했다. 심지어 타국에서 16000명에 달하는 용병(傭兵)을 모집해 오면서까지 전쟁의 불을 지피고 있다.

러시아 국내는 경제적 파탄이 유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들어간 병사들 중에는 그저 훈련(訓鍊) 중인 줄 알았다가 실전(實戰)임을 알아차리고 겁에 질려 이탈자(離脫者)가 나오기도 하였다.

게다가 러시아 병사들은 전투(戰鬪)에 임하는 자세가 투철(透徹)하지도 않고 길어지는 전쟁으로 군비(軍備)도 문제가 생기고 물자수송도 원활(圓滑)하지 않아 패색(敗色)의 그림자가 전장에 드리웠는데도 철군(撤軍)할 의지(意志)이 없이 더욱 잔인하게 공격을 가한다.

그런 중에 모스크바에서 의식(意識)있는 국민들이 용기를 내어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시위를 감행하였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앞에서 부모와 함께 헌화(獻花)하던 7살 아이가 구금(拘禁) 당하는 자비(慈悲)없는 형벌을 받기도 하였다.

이제는 ‘전쟁’이란 단어만 사용하여도 15년의 징역형을 내리는 가혹(苛酷)한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리고 푸틴을 반대(反對)하거나 비판(批判)하는 언론사는 모두 문이 닫히고, 찬양(讚揚)하는 언론사만 남겨져 있어서 그에 대한 지지율은 오히려 상승(上昇)하며 지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무너지며 30여 년 전 분리 독립된 후에 계속하여 자유를 향하여 가며 몇 차례 혁명적 승리(勝利)를 통하여 자유와 민주적인 틀을 만들어 가는 문화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푸틴은 크림반도를 강압적으로 병합(倂合)하고 돈바스 지역에 계속 분쟁(紛爭)을 조성하며 ‘러시아제국’의 부활(復活)을 노리다 결국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이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의미의 독립국이었던 전통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주권(主權)을 부정하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모든 국민은 이 침공에 거세게 대항(對抗)하며 독립국가인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의 나라를 지키겠다는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정신으로 방어(防禦)하고 있다.

"피신하라"는 미국의 제안(提案)을 뿌리치고 수도(首都) 키이우를 사수(死守)하는 대통령이 있고, 직접 총을 들고 전선(戰線)으로 간 '전설의 복싱 챔피언' 시장(비탈리 클리치코)이 있고, 결혼을 하자마자 입대(入隊)하여 총을 든 신혼부부가 있으며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이와 성별(性別)을 떠나 귀국하는 국민이 줄을 잇는다. 또 러시아의 탱크 앞에서 맨손으로 우크라이나 국기(國旗)를 흔들며 시위(示威)를 하고, 손수 화염병과 위장용(僞裝用) 그물을 만들어 세계 제2의 군사력을 가졌다는 러시아 군대(軍隊)와 맞서는 국민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젤란스키는 “우리는 삶을 살아가고, 사랑하고, 소리를 낼 자유를 지키고 있다. 폭격(爆擊)으로 끔찍한 침묵(沈默)을 가져오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전세계를 향해 연설(演說)을 하며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정체성(正體性)을 지키겠다고 굳게 밝히고 있다.

인간이 가진 본성(本性) 중에 탐욕이 자리하며 잘못된 꿈이 키워져 실천한 끔찍한 현실을 이 전쟁에서 우리는 지금 생생하게 목도(目睹)하고 있다.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국주의를 갈망(渴望)하며 짜르가 되려는 괴물(怪物) 같은 저 러시아의 지도자를 그대로 두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야만적(野蠻的) 수단이 다 동원(動員)되며 시간이 갈수록 우크라이나 국민이 몰살(沒殺)의 위기에 내몰리며 다급함에 놓여있다. 또 이 전쟁이 가져온 문제가 두 나라에 국한(局限)되지 않고 경제적 여파(餘波)를 불러오며 전세계가 곤경(困境)에 빠질 신호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러시아 또한 이 전쟁으로 인하여 어려움에 처해가는 지경에 있는데 공정(公正)한 언로(言路)가 막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이 바른 선택(選擇)을 할 수 있도록 현실을 직시(直視)하게 하는 방법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더 이상 세계는 더디고 미온적(微溫的)인 태도가 아닌 서로의 안녕(安寧)과 공존(共存) 그리고 공생(共生)을 위해 진지하게 협력(協力)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찾아서 이 전쟁을 종식(終熄)시키고 세계 평화의 약속(約束)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떤 나라에선가 이런 망상(妄想)의 꿈을 꾸는 괴물 같은 지도자가 야심을 품고 등장하여 세상을 어지럽히고 평화를 깨고 타인의 생명을 함부로 앗아가려는 시도(試圖)로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 형국(形局)을 꾀할 수도 있다.

 


장성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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