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里仁〕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카페★里仁〕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 장성미 칼럼리스트
  • 승인 202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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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대 화가 =구영(仇英)의 "경직도(耕織圖)"
중국 명대 화가 =구영(仇英)의 "경직도(耕織圖)"

세월이 가고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가도 인간은 누구나 내가 사는 세상에서 바라는 한 가지는 ‘태평성대(太平聖代)’일 것이다. 그런 시대를 일컬어 흔히 ‘요순(堯舜)시절’이라 부르며, 고대중국의 전설상의 나라에 성군(聖君)인 요임금과 순임금은 정치 일선에서 사람으로서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국민의 편안한 삶을 영위(營爲)하려고 힘을 다하여 실천하던 정치가의 표본으로 그 명성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아득한 먼 시절 요(堯)가 나라를 치리(治理)하던 때에 그 정치적 리더십에 감복(感服)하며 한 노인이 불렀다는 시(詩)가 아직도 세상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다.

日出而作(일출이작) 해 뜨면 나가 일하고

日入而息(일입이식) 해 지면 돌아와 쉬고

鑿井而飮(착정이음) 우물 파서 물을 마시고

耕田而食(경전이식) 밭 갈아 먹고 살아가니

帝力於我何有哉?(제력어아하유재?) 제왕의 힘이 내게 무슨 소용이리? (〈擊壤歌〉격양가/ 樂府詩集)

요임금이 자기의 정치력을 살피러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 세상에 나가 돌아 볼 때 길에서 마주했던 팔십 대의 노인이 읊었던 흥에 겨운 이 노래………

한 사람이 태어나 늙어갈 때까지 시대의 지도자가 누구인지 정치하는 무리가 뭘 하는지 알고 싶지 않고 신경도 쓰이지 않고 리더십의 권력마저 부럽게 여겨지지 않는 그런 세상!

누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든 일상이 거슬림 없고 존중과 질서가 지켜지며 크게 다툴 일 없고 먹고사는 것에 문제가 없다면 정치집단에게 또는 정치가에게 요임금 시대의 그들처럼 사람들은 마음과 정신을 빼앗기며 살아갈 이유를 찾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국제적 여러 원인 때문에 글로벌 경제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에 혹독하게 시달리며 또한 요동치는 금리로 인하여 현실은 불안하고 퍽퍽하다.

사회는 나이와 성별을 떠나 스토킹이 성범죄가 불쑥불쑥 저질러지고 있고, 최근에는 마약으로부터 청정 지역이라는 자부심이 옛 일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라 미래가 걱정스럽고 갑갑하다.

정치판은 공당(公黨)의 책임과 의무 역할은 오간데 없고 패거리를 지어 선동(煽動)과 막말 조작(造作)을 거침없이 획책(劃策)하며 꼴사나운 아귀다툼만 일삼는 것이 마치 사이비(似而非) 종교에 미혹(迷惑)된 무리들이 서로 멸망의 수렁에 빠져드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흡사하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 국민을 위한 본분(本分)을 잊은 채 민의(民意)를 수렴하려는 자세도 취하지 않고 민생(民生) 정책의 구상과 실천의 의지도 제대로 보이지 않으며 모리배(謀利輩)로 퇴색해 가기에 정말 국민을 염두에 두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인지 무척 의심스럽고 야속하고 미덥지 않다. 도대체 저들이 국민의 대의(代議)를 행하려는 정치인인지 아니면 어떤 힘 있는 자(者)의 대열에 줄을 선 가신(家臣)인지 분간(分揀)을 못하고 있다. 심지어 언행(言行)은 원칙도 두서(頭序)도 내용도 없는데 온갖 매체(媒體)에 그럴듯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목소리에 기름을 치고 얼굴에 가면을 쓴 채 도리(道理)에 어긋나고 철학도 없는 언변(言辯)을 마구 배설(排泄)하며 날마다 국민을 괴롭히고 피곤으로 내몰며 정치에 진저리 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형국(形局)에 우리는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며 꼬박꼬박 세금을 내서 왜 그런 정치인들을 민의의 대표라고 인정하고 존중하며 먹여 살려야 하는가? 어처구니없는 이런 정치 모리배들을 언제까지 인내하며 지켜봐야 하는가? 그들은 옛부터 전해오는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 정치적 격언(格言)마저도 묻어버렸는가?

현실 정치에 참여할 때 공익(公益)을 으뜸으로 하려는 의지가 진정 있었는지 국민과 국가를 바라보면서 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고민을 제대로 하고서 정치란 이 길에 들어선 것인지………

혹시 나라를 위해 정치를 한다고 내세우면서 민심(民心)에 귀 막고 눈 감고 양심(良心)마저 던져버린 어느 분들! 이제, 그만 교언영색(巧言令色) 하시고 지켜보고 있는 국민을 무지렁이로 치부(置簿)하지 말고 공허하고 현란한 떼거리 정치색만 칠해진 쓸모없는 포장지가 갈가리 찢김을 당하기 전에 정치의 현장에서 나가시죠!

자기 진영의 수단으로 이용하려고 국민을 운운하며 짜증나게 하지도 말고 화를 돋우지도 말며 듣고 싶지 않은 이름도 더 이상 내밀지 마세요. 그냥 진솔하게 내 사심(私心)과 뜻이 맞는 무리에게로 또는 내게 이익을 주는 대오(隊伍)나 집단(集團)으로 늦기 전에 속히 가서 맘 편히 도모(圖謀)하면서 충성(忠誠)하고 어울리며 사사로운 이득을 놓치지 말고 꼼꼼히 챙기면서 열심히 당신들의 세상을 가꾸어 가면서 잘 먹고 사세요.

 


장성미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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