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댓글로 소통하는 방법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댓글로 소통하는 방법

  • 박경하
  • 승인 2023.07.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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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생방송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가 인기다. 쉽게 연상되는 TV 홈쇼핑과 다른 점은, 일단 화면 크기가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고 생방송 중에 시청자와 판매자가 댓글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을 흔히 실시간, 모바일, 양방향 소통 등으로 꼽는다.

판매자 입장에서 보면 장비와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방송할 수 있으며 인터넷 문화 특성상 자유로운 분위기를 지향하기 때문에 다소 진행이 매끄럽지 않아도 관대하게 용인된다. 환경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뿐만 아니라 규모가 작은 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게도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매력적인 플랫폼이다.

새로운 판매 채널이 등장했으니, 데이터를 분석하는 우리도 바빠졌다. 라이브 커머스를 대하는 소비자의 태도를 읽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 쇼핑라이브 사이트에 일주일간 잠복하기로 했다. 월화수목금토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한 시간마다 어떤 방송이 인기 있는지를 체크했고 어떤 댓글들이 올라오는지를 모니터링했으며, 심지어 700개 이상의 방송을 대상으로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모두 크롤링(수집)했다. 방송 상품명과 제품 카테고리, 방송 날짜, 방송 시간대, 시청자 수, 댓글 수, 댓글에 참여한 사람 수, 댓글 원문 내용 등 8개 항목이었는데 주요 분석 관점은 댓글이 많이 달리는 방송과 그렇지 않은 방송은 무엇이 다른지를 추적하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여러 수집 정보 중 댓글 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항목을 찾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어 시청자 수가 많으면 댓글이 많이 달린다든가, 특정 시간대에 댓글이 많이 달린다든가, 특정 카테고리나 상품에 댓글이 많이 달린다든가 하는 패턴을 찾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댓글 원문, 즉 댓글의 내용을 상세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댓글 내용을 보면 주로 어떤 이유로 댓글을 달고 있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댓글 원문을 상세하게 분석하기 위해 총 9개의 제품 카테고리 중 시청자 수, 댓글 수, 댓글 참여 인원수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3개의 카테고리로 추렸고, 이 3개의 카테고리 각각에 대해 가장 인기 있었던 방송에 대한 댓글 전문을 수집했다. 댓글은 소비자와 판매 관리자가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질문이나 반응뿐만 아니라 관리자의 대응을 함께 엿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댓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제품에 대한 질문이었다. 설명을 통해 알기 어려운 부분이나 아직 설명되지 않은 부분들을 주로 물었고 관리자는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실시간 구매 인증 댓글도 더러 보였는데 주로는 이벤트에 의한 것이었으나, 이벤트가 없는 경우라도 “호스트님 믿고 구매했어요!” 같은 소통 차원의 인증이 빈번히 올라왔다.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이전 방송에서 구매했던 소비자들이 아직 구매하지 않은, 혹은 구매를 망설이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이 좋다며, 나도 지금 쓰고 있다며 댓글을 다는 모습이었다. 그들이 추가 구매를 위해 방송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댓글을 단 것인지 그냥 마실 나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일부 소비자들은 아주 긍정적으로 판매 촉진에 기여하고 있었다. 다음은 제품과 무관한 댓글을 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날씨 얘기를 한다든가, 쇼호스트의 이름을 언급하며 오늘은 어때 보인다는 등의 안부를 묻는 것이다.

이쯤 되니 소비자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대하는 태도가 마치 유튜브 라방이나 틱톡을 소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쇼핑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으면서도 그걸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하고 “시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댓글 행동들이 과연 제품 구매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지만, 마케팅이나 브랜딩 활동은 결국 내 사업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와의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고, 개선하고, 회복하며 나를 계속 지지해줄 우군을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방송을 보는 소비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제품과 무관한 얘기를 할 만큼 친근하게 느낀다면 그건 어떠한 광고 홍보로도 얻지 못한 수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우리가 모니터링한 방송만을 기준으로 보면, 기존의 홈쇼핑 방식으로 제품 설명에 많은 비중을 둔 방송에서는 댓글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반면, 진행자나 관리자가 적극적으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방송에서는 댓글의 양이나 언급 주제들이 풍성했다.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던 품목은 식품 카테고리였지만, 시청자 수 대비 댓글 수가 많았던 품목은 패션 카테고리였던 것도 재미있다. “이 옷 보여주세요, 저 옷 보여주세요”하는 댓글 내용이 마치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했을 때와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이렇게,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성장에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은 소비자들의 태도이다. 제품을 많이 판매하는 목적도 물론 달성해야겠지만,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브랜딩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라이브 커머스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면 판매 전략 못지않게 소통 전략에도 무게를 실어보고 무엇보다 우리 방송이나 경쟁사 방송에서 어떤 댓글들이 오가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엠포스에서는 라이브 중에 올라오는 댓글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분석하는 체계를 구현했다. 이를 통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현장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고, 공통의 관심사나 궁금증이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댓글이 많이 달려 놓친 질문이라도 일일이 스크롤을 올려가며 확인할 필요 없이 대답하기에 적합한 질문을 찾아 진행자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라이브 커머스 분석 결과가 담긴 보고서는 엠포스 데이터랩 사이트에서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박경하 엠포스 빅데이터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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