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악플도 재활용할 수 있다

[해외 크리에이티브] 악플도 재활용할 수 있다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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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비(Ogilvy)의 59회 시카고 국제 영화제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critics welcome (출처 ogilvy)
critics welcome (출처 ogilvy)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지난 11일 개막한 제59회 시카고 국제 영화제(CIFF, Chicago International Film Festival)가 오는 22일 일요일 끝을 맺는 가운데, 오길비 시카고(Ogilvy Chicago)에서 제작한 홍보 포스터가 눈길을 끈다. 이번 테마는 "비평가 환영(Critics Welcome)"으로, 수위 높은 비판을 담은 리뷰 형식을 사용했다. 리뷰는 실제로 오길비가 제작한 광고 캠페인에 달렸던 리플이다. 포스터는 흰 바탕의 검은 글씨이며, 홍보 내용 또한 놀랍도록 비판적이다.

"10월 11일에서 22일 진행될 제59회 시카고 국제 영화제의 새로운 포스터는 진짜 한물갔고, 심각하게 사고 수준의 프린트이다. 검은색과 흰색의 조합은 국제 영화제의 수준 높은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기보다는 빨래방 포스터의 잃어버린 바지를 찾기 위한 포스터로 훨씬 더 적합하다. 자간과 행간은 레일을 벗어난 전철을 타는 사람이 쓴 것 같다. 어떻게 영화 걸작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한 페스티벌이 이 어디 갖다 쓰지도 못할 수준의 영상으로 끝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이 포스터보다 훨씬 잘 디자인된 식료품 리시트를 본 적이 있다. 정말 이렇게 별인 포스트를 그냥 넘어가는 이 페스티벌이 놀라울 따름이다"

-영화관의 승리, 포스터의 모조품(A truumphy of cinema.A travesty of a poster)

이번 제작을 담당한 오길비 시카고의 디자인 디렉터인 게이브 우사델(Gabe Usadel)은 "영화 비평이라는 주제는 대단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카고 영화제에 잘 어울린다. 시카고 영화제는 영화 비평에 있어 풍부한 역사가 있다. 리차드 로퍼(Richard Roeper), 시스켈과 엘버트(Siskel and Ebert)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영화비평가로서 영화 비평의 기준을 만든 사람이고, 영화 비평에 있어 신뢰성과 지식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이번 캠페인 제작을 위해 역사 속으로 들어가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지금이 미디어와 영화 산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영화 비평의 중요성을 전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전하기 위해 '비평'이라는 테마에 집중했다. 여기에 유머러스한 시각을 더한다면, 더 많은 즐거움을 전할 수 있고, 더 많은 재미있는 것을 만들 수 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우사델은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조롱하는 것은 재미를 준다. 그래서 이를 현명하게 해낼 수 있었다"다고 말하면서도 광고인에게 확실하게 단지 유머로서 남을 수는 없다고 애드에이지(AdAge)에 전했다. 우사델이 꼽은 가장 좋아하는 포스터는 3D 포스터와 QR코드 포스터이다. "3D는 영화의 특징 중 하나이기에 3D를 포스터에 넣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QR코드는 있는 그대로 과감하게 넣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QR코드의 주요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QR코드 자체로 재미와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말했다. 우사델이 꼽은 포스터 외에도, 올해 북미 최고 흥행작에 등극한 "바비(barbie)"를 패러디한 핑크색 포스터도 눈에 띈다.

CIFF POSTER (출처 ogilvy)
CIFF POSTER (출처 ogilvy)

오길비는 CIFF와 벌써 햇수로 6년째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CIFF는 북미의 가장 오래된 영화제로, 우사델의 캠페인 목표는 단순히 홍보를 넘어 사람들을 한데 모이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장소와 행사 모두 소중한 자산이다. 영화는 시카고에서 상영되어 오디언스에게 시카고에 대한 경험을 제공한다. 영화제는 매년 영화관람의 의도와 정신을 상기시키고, 그 의미를 담아낸다. 바로 가족, 친구를 넘어 낯선 사람과 같이 앉아 웃거나 무서워하거나 우는 경험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카고 영화제와 같은 축제가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점이다. 실제로 CIFF는 사람들에게 영화관에 가서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는 이런 행동들과 연결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장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오길비의 시카고 국제영화제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는 새로움 그 이상이다. 우사델은 이번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그저 단발적인 크리에이티브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화를 만들고 축제 후원사와 영화 팬들을 연결하는 크리에이티브이다. 후원사와 팬들은 모두 광고가 작은 위트와 정보를 내포하는 것을 환영한다. 시카고 영화제는 그 자체로 거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이웃이자 문화이자 민족이다. 따라서 CIFF를 지지하며 지역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수고로움이다"고 말했다.

CIFF POSTER (출처 ogilvy)
CIFF POSTER (출처 ogilvy)

캠페인 포스터는 버스 정류장, 페스티벌 장소, SNS 등에 게재되어 많은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고자 했다. 우사델은 "우리는 영화제 회원을 늘리고, 영화 매체에 대해 교육하고 알리는 방식으로 영화제에 마음이 끌리는 사람들의 수준을 높이려고 노력합니다. 시카고 영화제에는 인류애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통해 찾을 수 없고 온전히 경험할 수 없는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극장과 지역을 새로운 팬들과 함께 잘 서포트하고 있음을 확실시하고 싶습니다"라고 향방을 밝혔다.

한편 캠페인은 트레일러 영상으로도 제작되었으며, 로건 로이(Logan Roy)의 "석세션(Succession)"에 출연한 브라이언 콕스(Brian Cox)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CIFF POSTER (출처 AdAge 캡처)
CIFF POSTER (출처 AdAg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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