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코로나 이후 자산 관리 어떻게 할까
코로나 이후 자산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오픈서베이 금융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20~50대 남녀의 36.9%는 기존 소비를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에서 기존 소비를 감축했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예/적금 통장을 해지하거나 부업을 시작했다는 의견도 적지만 없지 않다(각 11.6%, 7.5%). 언제 경기가 회복될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소비 위축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가입한 보험 상품 현황에도 변화가 있다. 아시아경제 보고(11월12일자)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가계 경제 악화로 인한 보험 중도 해지자가 늘고 있다. 리포트를 보면 특히 상해보험과 치아보험 가입자가 크게 감소했다(각 -6.0%P, -7.9%P). 자동차보험과 연금보험 가입자 역시 소폭 줄었다(각 -3.5%P, -3.0%P). 한편, 생명보험과 종신보험에 가입 중이라는 의견은 전년 대비 적지 않게 늘었다(각 +4.7%P). 보험 상품에 따라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정도와 양상이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
주식 열풍, 20대는 보험보다 주식 이용 경험 더 높다
금융 상품 이용 경험에도 변화가 있다. 예금·적금·보험 상품 이용 경험은 전년 대비 낮아진 반면, 주식 상품 이용 경험자는 크게 늘어났다(34.6%, +7.3%P). 현재 자산을 가장 많이 넣어둔 금융 상품에 대해서도 예금·적금·보험을 꼽은 응답자는 전년 대비 줄었는데, 주식을 꼽은 응답자는 더 많아졌다(22.7%, +9.3%P). 코로나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는 주요 금융 상품은 주식이 유일하다.
이러한 변화는 이코노미조선 기사(9월21일자)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와 더불어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을 풀었는데, 그 덕에 시장에 넘쳐나는 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갔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주식 열풍을 이끄는 한 축에는 개인 투자자가 있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 대금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년 9월 거래 대금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5%나 된다. 이는 지난 1월 대비 16.5%P 상승한 수치다.
기사는 코로나 이후 주식 시장의 또 다른 변화로 MZ 세대의 등장을 꼽고 있다. 증권사별 집계만 보더라도 20년 상반기 신설된 주식 계좌의 60~70%가 MZ세대의 것이다. 리포트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주식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 주식 이용 경험을 살펴보면, 20~30대에서 전년 대비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각 +10.2%P, 7.6%P). 특히, 20대는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보험보다 주식 이용 경험이 더 높게 나타난다(각 24.4%, 28.4%).
그럼 주식/경제에 대한 관심도와 즐겨보는 유튜버/인플루언서/채널은 무엇일까? 2050 남녀의 절반가량이 주식/경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46.1%). 이제 주식 투자는 취미나 선택의 대상이 아닌 필수다. 주관식으로 물어본 즐겨보는 콘텐츠로는 신사임당·슈카월드·삼프로 등 유튜버와 네이버·유튜브 등 채널이 주로 언급됐다. 계속되는 주식 열풍에 주식 관련 콘텐츠가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좋겠다.
카카오뱅크 등 비대면 금융 서비스 더욱 활성화
리포트를 통해 알 수 있는 또 다른 의미 있는 변화는 올해 들어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더욱 보편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50 남녀 4명 중 1명은 지난 3개월간 은행 방문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25.9%). 이는 전년 대비 10.7%나 상승했다. 이제 일상적인 금융 업무는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서비스만으로 충분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이러한 트렌드는 주 이용 은행 앱 순위에도 나타난다(주 이용 의미는 소비자 인식 기준). 완전 비대면 방식의 카카오뱅크가 주 이용 은행 앱 2위에 이름을 올렸다(각 44.0%, 43.5%). 특히,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에서 이용률이 매우 높다(각 58.0%, 49.6%). 이에 주 사용 니즈는 없더라도 일단 가입만 해둔 라이트 유저가 많은 건 아닐까도 싶은데, 1순위 응답 기준으로도 카카오뱅크는 국민·신한·농협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이용률을 자랑한다(각 21.3%, 14.7%, 14.2%, 12.9%).
카카오뱅크가 이렇게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 이용자들은 송금/이체가 편해서, 송금/이체 수수료가 면제라서, 인증 절차가 간편해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각 74.4%, 61.2%, 42.6%). 편한 송금/이체, 간편한 인증 절차 등 수수료 면제 이외에는 모두 앱 사용성과 관련한 의견이다. 앱 사용성만 훌륭하다면 완전 비대면 방식의 인터넷전문은행이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은행 앱 등 비대면 대출 경험 53.1%, 만족도는?
대출 파트에서도 비대면 금융의 보편화를 엿볼 수 있다. 2050 남녀 10명 중 5명은 신용등급 조회를 포함한 모바일 대출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53.1%), 10명 중 4명은 모바일을 통해서 비대면으로 대출금을 수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42.9%). 이제 소비자들은 송금/이체 등 단순 업무 이외의 금융 업무에서도 비대면 방식이 그다지 불편하거나 불안하지 않는 것 같다.
이에 비대면 대출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물었더니, 만족한다는 응답이 43.5%로 나타났습다. 구체적인 만족 이유를 주관식으로 물어보니, ““장소의 제약이 없고, 대출 서류가 간소화되어서 좋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방문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신청할 수 있어 편했다.” 등 의견이다. 반면, 불만족 이유에는 “비대면으로 직원의 설명이나 도움이 없어 이해하는 데 많이 걸렸다.”, “대출은 큰 금액이기 때문에 대면이 더 신뢰가 간다.” 등의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