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생존경제교육

[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생존경제교육

  • 심타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2.03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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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심타 칼럼니스트 ] 세대 차이는 시간을 초월해서 늘 존재했습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요즘애들과 요즘세상 모르는 꼰대어른도 늘 있었지요. 작년도 올해도 비슷하겠죠. 백년 뒤에도.

꼰대어른, 저도 꼰대어른에 속합니다. 꼰대어른 중 몇몇 분들께선 요즘애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애들은 돈을 너무 밝혀. 쯔쯔’. ‘돈 없으면 안 하려고해. 정이 없어.’ 요즘애들을 돈을 밝히는 속물로 매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즘애들은 돈을 밝히지 않습니다. 꼰대어른들이 경제개념이 빵점인거죠. 조선시대 유교적인 관점에서 돈을 천하다 여기는 것입니다. 또, 경제개념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의 특성이죠. 요즘애들은 경제개념이 꼰대어른과 다릅니다. 자신이 제공한 노동력의 대가는 정당하게 받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백번 천번 맞는 이야기지요. 내 몸 바쳐 내 시간 투자해서 다른 사람이 이익을 얻도록 해주었으면 당연히 대가를 받아야지요. 꼰대어른들은 또 말합니다. 설 연휴에 하루 나와서 일하라고 했다고 휴일 수당을 달랜다며 정(情)이 없다고. 그거 그냥 해주면 되지, 뭐 그렇게 따지냐고. 옛날엔 그랬지요. 서로 서로 일 없을 때 돕고, 서로 서로 자기 잘 하는 거 해주고, 맛난 음식 나누고.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었지요. 그 때도 속으로는, 이거 이거 내가 손핸데. 이런 분들 많았습니다. 상대방 모르게 조용히 관계를 정리하는 분들도 꽤 있었죠. 휴일에 일했으면 수당 주는 것 맞습니다. 요즘애들은 돈만 밝힌다는 분 중에도 남 좋은 일만 잔뜩 해준 경험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애써 잊으려고 하실 뿐.

사람들에겐 돈을 벌어, 쓰는 경제생활은 필수입니다. 생존에 꼭 필요한 경제생활이지만, 학교에선 배우지 못하지요. 파이 곱하기, 탄젠트는 배워도. 돈을 제대로 받고, 제대로 쓰고, 모으는 방법은 못 배웁니다. 하지만, 요즘애들은 생존을 위한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압니다. 살기 팍팍해져서 더 그렇지요. 꼰대어른도 꼭 필요합니다. 애매한 경제관념으로 이상한 건강식품과 건강보조기구 사기 전에요. 혹시, 여기에 마케팅의 길이 있지 않을까요.

먼저, 은행과 증권회사에서 퇴직한(이른퇴직 포함) 분들께 권합니다. 생존경제 교육 과정을 개설해보세요. 초등생 과정, 중고등 과정, 대학생 과정, 사회초년생 과정, 30대 과정, 퇴직준비자 과정, 어르신 과정. 각각 필요한 경제개념이 다른 시기별로 나누어서 원데이 클래스 또는 온라인 과정을 만들어주세요. 중고등은 알바 많이 하는 시기. 알바계약서 작성에서 워킹 타임, 알바비 수급 등을 가르치는 겁니다. 사회초년생은 통장 사용법과 번돈 저축하는 법은 기본. 청약통장(예금, 부금) 가입 및 세금 내는 법에 또, 초년생들은 공통적으로 온 집안에서 보험 들라고 하잖아요. 보험 드는 기술(?)들이 담기면 좋겠지요. 퇴직을 준비 중이신 분들. 이 분들 심각합니다. 돈 개념 전혀 없으세요. 평생을 회사에서 달마다 주는 돈 받고 살아서, 세금을 어떻게 내고, 앞으로 살아가려면 얼마나 돈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어떤 분은 4대 보험료가 얼마나 나가고, 4대 보험료를 놀면서 내려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생판 모르다가 나중에나 알게 되죠. 미리 사재인간(사적으로 모든 세금과 돈을 관리해야 하는 인간)의 경제개념을 알려 주세요. 어르신 과정에선 솔깃한 말에 혹해서 이상한 물건 할부 구매 안하는 경제 개념 부탁 드려요. 무료체험이라는 말에 홀딱 넘어가서 턱턱 물건을 사면 감당이 안됩니다.

퇴직한 분들만 하시나요. 예체능 학원, 문화센터 운영자분들께선 경제개념 교육을 학원의 교육과정에 넣어보세요. 헬스하러 가서 헬스만 하라는 법 있나요. 헬스만 하면 금방 떨어져 나갈 고객, 경제개념 교육으로 잡는 겁니다. ‘직장인을 위한 텅장 통장 만들기 프로젝트’, ‘내 아이 금융전문가로 키우기 클래스’ 같은 인사이트 있는 클래스 명을 붙여서요.

꼰대어른분들은 좋은 게 좋은 거다 넘어가는 경제 문제. 우리가 먼저 배워서 요즘애들에게 설명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쓰다보니, 왜 주식을 일찍 안했을까 아쉬워해 봅니다.

※ 주의 사항: 위의 썰은 검증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감일 뿐입니다. 함부로 제안에 따르지 마십시오.


심타 @shimta_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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