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UNCTAD-선진국, 늘어날 국제 회의에서 조심할 일 : 광고와 문화

[신인섭 칼럼] UNCTAD-선진국, 늘어날 국제 회의에서 조심할 일 : 광고와 문화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1.07.2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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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 국제회의 성공의 세 요소. 국제회의가 성공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종잣돈이 있어야 한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최하든 또는 민간단체가 주최하든 회의가 시작되어 등록비 수입이 생기기까지 운영비가 필요하다. 둘째 국제회의는 관광 행사가 아니다. 이야기를 하거나 듣기 위해 모인다. 그러니 뛰어난 연사가 필요하다. 셋째. 훌륭한 연사를 모셨으니 오시라고 광고, 홍보해야 한다. 이 판촉은 아예 국제회의를 시작할 때부터 해야 한다.

한국이 주최한 국제광고대회. 한국은 세 번의 국제 광고회의를 주최했다.

첫 번째가 1984년 6월의 제14차 아시아광고회(뒤에 광고대회)으로, 서울역 근처에 새로 생긴  힐튼호텔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두 번째는 이로부터 12년 뒤인 1996년 6월 서울 상성동 종합전시장인 KOEX(당시의 호칭)에서 있은 제35차 국제광고협회 (IAA) 세계광고대회였다.

세 번째는 2007년 10월 하순 제주도 중문 국제회의장에서 주최한 제25차 아시아광고대회였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주최한 최초의 국제광고대회였다.

1958년 도쿄에서 시작된 아시아광고대회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가 중심이기는 하나, 연사는 아직 서구 여러 나라가 많다. 20여 개국에서 700여 명의 대표가 참석한다. 1996년 IAA 세계대회(서울)은 49개국에서 2,300여 명의 대표와 부인이 참석했다. 네 번째가 2023년에 예정된 제33차 아시아광고대회이다.

나는 첫 번째 1984년 한국 최초의 아시아광고회의와 두 번째인 IAA 세계광고대회 사무총장을 맡았다. (내가 원해서 맡은 일은 아니었다.) 광고계 경력과 영어와 일본어를 잘한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두 대회 모두 가장 중요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대표 유치 판촉을 했다. 가장 힘든 것은 제14차 아시아광고회의 판촉이었다. 대상국가는 파키스탄, 인도(뉴델리, 뭄바이, 캘커타 3개 도시),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그리고 일본의 7개국이었다. (중국은 시기 상조였다.) 아시아에는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유교 및 기타 종교가 있다. 문화는 더욱 다양하다. 거의 모든 아시아 나라는 전 영국 식민지로서 모든 면에서 영국 영향이 강한 영어권이다. 따라서 판촉은 모두 영어로 했다.

국제회의 연설의 십계명이라는 말이 있다. 2006년 ECG Inc.라는 전략 커뮤니케이션 자문 회사 사장의 말인데 국제광고와 PR에 주는 십계명이다. (계명과 관련된 설명은 내가 한 것이다.)

 1. 세계 인구가 1,000명이라면 지역별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아시아 584
  • 아프리카 124
  • 유럽 95
  • 중남미 84
  • 前 소련 연방 55
  • 북미 52
  •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6

2. 언어는 200가지이다.

3. 비록 청중이 모두 영어를 안다고 해도 연사의 말과 내용은 분명해야 하는데 비유, 해학, 야유를 사용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된다. 처칠이 말한 대로 짧은 문장이 최고이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4. 연설문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숫자가 들어 있는 경우 잘못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숫자는 나라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 엘리베이터에는 “4” 대신 “F"를 표시한 층이 있다. 우리나라 육군에 ”4사단”은 없다. 왜? ”4“는 발음이 ”사(死)“이기 때문인데 이것은 일본과도 공통이다. 서양 기독교 국가에서 가장 싫어하는 날은 ”13, 금요일“이다. 왜? 이날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이다. 2008년 북경의 올림픽은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에 개막했다. 

5. 몸짓은 조심해야 된다. 손가락도 조심해야 한다. 반면 손가락은 간단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유명한 영국 수상 처칠이 2차 세계 대전 기간에 보여 준 “V"는 승리의 상징이 되었다.

출처 Wikimedia Commons
출처 Wikimedia Commons

6. 문화에 따라 세부 사항에 관한 질의가 생길 수 있는데, 대개 서양이 동양보다 귀납적이고 자료를 밝힌다.

7. 문화에 따라 연설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반응이 빠른 데 비해 동양 문화권은 그렇지 않다. 간단히 말해 서양 문화권에서는 질문이 많다.

8. 유머의 사용은 조심해야 한다. 한 나라의 유머가 다른 나라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9. 시청각 자료는 알기 쉽게 만들어서 문화의 차이 때문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10. 색에 대한 반응은 나라, 문화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노랑색은 깍쟁이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말에 나타난다. 반면 노랑색 특히 황금색은 중국 사람이 좋아 한다. 2014년 5월 9일 두 번째 국제광고협회(IAA) 세계대회 기간 만찬이 북경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되었을 때, 초청장, 수저 포장, Duty Free 종이백 등이 모두 황금색이었다.

2014년 중국 IAA 대회 때 인민대회당의 초청장, 수저 봉투, 종이 백(Bag)

유엔의 무역개발기구인 UNCTAD가 7월 초에 한국을 선진국으로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1945년 8월 15일의 흥분과는 달랐으나 가슴 벅찬 감흥이 스쳐 갔다. 평양에서 겪은 일들, 일본말 아니면 기차표도 못 사던 서러움 그리고 팔목 시계를 뺏아 가던 “위대한 해방군(소련 점령군)”을 목격한 분노 따위였다. 이제 모든 과거를 깨끗이 씻어 버릴 때가 왔다.

나는 오래전 통역장교 시절 어느 미국 중령이 하던 말이 생각났다.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영국 사람을 파티에 초청했다는 말이었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국제화, 선진화란 기쁨의 동전 뒷면에는 받은 설음을 기쁨으로 갚을 수 있을 만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책임이 뒤따른다.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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