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부모 부양, 자녀 개인만의 문제 아니다

[트렌드모니터] 부모 부양, 자녀 개인만의 문제 아니다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2.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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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2년 11월 2일 ~ 11월 7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불황과 취업난 등의 장기화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모 부양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자녀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스스로 노후를 챙겨야 한다는 부모 세대의 태도가 관찰되거나 부모 부양의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을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보인다. 특히 10대~20대 젊은 나이에 가족의 생계와 부양 등을 책임져야 하는 ‘영 케어러(Young Carer)’의 존재가 언론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부모 부양의 문제를 자녀 개인이 아닌 정부나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 및 ‘영 케어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부모 부양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울러 사회적 관심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영 케어러’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확인해볼 수 있었다.

 

50.6% “자녀라면 부모 부양할 의무 있다”... 33.8% “현재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어”

전체 응답자의 절반(50.6%, 동의율) 정도가 자녀라면 마땅히 부모를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부모가 소득이 없는 경우라면 매달 일정 금액의 생활비 등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70.3%, 동의율)는 인식이 강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3명(33.8%)은 현재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를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있는 이들의 경우 부모 부양은 자식으로서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하며(52.1%, 중복응답), 여태껏 받아온 양육과 경제적 지원에 대한 보답(37.6%)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았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2030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부모에게 받았던 경제적 지원을 돌려드려야 한다(20대 55.0%, 30대 47.1%, 40대 39.6%, 50대 24.6%)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인데, 만약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부양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된다(20대 38.0%, 30대 25.6%, 40대 18.8%, 50대 12.4%)는 응답도 상대적으로 좀 더 많은 편이었다.

84.7% “자녀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면 부양 힘들 수도”... 88.5% “부모 부양, 자녀 개인에게만 전가해선 안 돼”

부모 부양은 자녀의 경제 상황 등에 따라 반드시 의무는 아니라는 인식이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자식이라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것이 옳지만 자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인 데다(84.7%, 동의율) 자식이라고 무조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응답(72.4%)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88.7%, 동의율)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감’이 점점 더 흐려지고 있음을 체감(81.9%)한데서 비롯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부모 부양 시 생활비 등 경제적 부담(65.1%, 중복응답)이나 의료/간병비(52.3%) 등 ‘금전적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고 있었으며, 이에 부모님을 부양하는 일보다 나의 생계와 가정을 유지하는 일이 더 중요(53.0%, 동의율)하고, 부모님 스스로 본인들의 노후를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54.0%, 동의율)는 의견도 많은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부모 부양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모 부양의 책임이 전적으로 자녀에게 있다(14.3%, 동의율)는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또한 부모 부양의 의무를 자녀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88.5%, 동의율) 같고, 부모 부양 문제는 사회나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53.2%)라는 생각이 적지 않았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부모 스스로 자신을 부양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높게 나타난 것(91.0%, 동의율)인데, 자녀들이 살아가기에도 충분히 벅찰 것 같으므로(78.0%) 자녀에게 부모 부양의 의무까지 지우고 싶지 않다(80.3%)는 인식이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영 케어러에 대한 사회 관심 매우 낮은 수준... 79.7% “어린 나이에 과도한 부양 책임은 정서적 학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10대~20대의 젊은 나이에 아픈 가족 등을 부양해야 하는 ‘영 케어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매우 미비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영 케어러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87.1%, 동의율) 같고, 심지어 영 케어러에 대한 현황 및 실태 조사도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83.8%)는 응답이 매우 높았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간병하고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단순 효심으로 바라볼 문제가 아니며(87.6%, 동의율), 이는 정서적 학대나 다름없는 일(79.7%)이기 때문에 적절한 생계 보조(64.2%, 중복응답) 등을 통해 의료비(58.6%)와 간병 부담(54.3%) 등을 줄여주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영 케어러 문제의 경우 간병 살인 등의 2차적인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88.2%, 동의율), 자칫 사회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84.1%)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영 케어러의 고립을 막기 위한 사회적 소통과 연대 창구 마련이 필요(88.8%, 동의율)하며, 국가와 사회 공동체 등이 모두 합심하여 해결해 나가야 한다(88.6%)는 응답이 강했다. 구체적으로는 보조금 지급 등의 실질적인 지원(88.2%)과 주변이나 이웃에서의 관심과 도움(83.0%)을 언급한 비율이 많았다. 더불어 내 주변에도 얼마든지 영 케어러가 있을 수 있다(75.7%, 동의율)는 인식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향후 영 케어러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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