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식품 낭비 줄겠지만, 혼선 우려도 적지 않아

[트렌드모니터]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식품 낭비 줄겠지만, 혼선 우려도 적지 않아

  • 채성숙 기자
  • 승인 2022.12.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사 기간: 2022년 12월 16일 ~ 12월 20일
조사 대상: 최근 1~2개월 내 식품 소비(섭취)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 매드타임스 채성숙 기자]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2개월 내 식품 소비(섭취) 경험이 있는 전국의 만 19~59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식품 소비’ 패턴 및 ‘소비기한 표시제’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유통기한 경과 식품에 찜찜함을 느끼기는 하지만 구매나 섭취엔 큰 지장이 없다고 평가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소비기한 표시제’의 필요성과 취지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71.1% “최근 물가 상승으로 식비 부담 체감”... 식품 가격만큼 유통기한 고려하여 구매하는 편

평소 식품 구매 패턴을 살펴보면 한 달 생활비 중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26.0%)나 30~40%(26.7%) 수준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1.1%)이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식비 부담을 토로하고 있었으며, 식품 구매 시 가격(69.6%, 중복응답)과 맛(57.9%), 유통기한(45.6%) 등을 주로 따져보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의 경우 가격과 후기를 더 고려했고, 고연령층 응답자일수록 유통기한과 원산지 등을 비교적 더 신경 쓰는 편이었다. 다만 식품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국산 표시가 되어 있더라도 국산 제품이 아닐 가능성(77.2%, 동의율)이 있고, 가급적 중국산 제품은 구매하지 않는다(82.7%)는 인식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대체로 식품을 구매할 때는 온라인 쇼핑(39.0%)보단 오프라인 매장(61.0%)을 더 자주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식품을 구매할 땐 저렴하면서 양이 많은 가성비 제품(60.3%)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해볼 만한 점은 저렴한 가격만큼 유통기한이 여유 있는 제품(46.1%)을 중요하게 고려하여 구매한다는 점이었는데, 아무래도 식품류의 경우 건강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꼼꼼하게 섭취 기간을 챙기는 것으로 풀이해볼 수 있었다. 실제, 제품 상태가 멀쩡하더라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면 왠지 찜찜하고 껄끄러운 느낌이 든다(81.3%, 동의율)는 인식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83.3% “유통기한 조금 지나도 먹는 데엔 지장 없어”... 77.1% “저렴하다면 유통 기한 임박 상품이라도 구매 고려”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유통기한과 섭취 가능 여부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물론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이라면 절대 판매해선 안 되고(81.3%, 동의율), 영유아나 노년층에겐 더 위험할 수 있다(81.1%)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긴 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일지라도 제품군에 따라 얼마든지 섭취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었다.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더라도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고(92.9%, 동의율) 먹어도 괜찮은 제품이 있기 마련(90.3%)이며 유통기한을 너무 따지다 보면 섭취 가능한 음식도 불필요하게 버려질 수 있는 만큼(86.0%) 먹어도 크게 문제될 게 없다(83.3%)는 태도가 뚜렷했다. 특히 평소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은 잘 구매하지 않는다(59.6%, 동의율)는 응답이 많았으나 만약 저렴하게 할인 판매하는 경우라면 구매를 고려하게 된다(77.1%)는 인식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유통기한 임박 할인 상품 중에선 식빵/빵류(31.6%, 중복응답)와 우유/두유 등 유제품(30.7%) 구매 경험이 많은 편이었고, 향후 고물가 시기와 맞물려 유통기한 임박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고려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전망해볼 수 있었다.

한편, 유통기한 경과 식품에 대한 섭취 가능 여부는 소비자가 직접 판단할 일(73.5%, 동의율)이긴 하지만, 이를 소비자 스스로 판단하기란 사실상 어렵다(74.7%)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유통기한이 임박했지만 버리기 아까워 섭취했거나 곧장 폐기한 식품으로 우유/두유나 식빵/빵류, 해산물 등과 같이 비교적 육안이나 냄새 등으로 상태 확인이 용이한 제품을 많이 꼽았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한 부분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유통기한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분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폐기(56.0%, 동의율)해야 하거나 변질될 제품으로 봐야 한다(52.8%)는 인식이 나타나는 주요 원인으로 보였다.

78.4%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에 찬성하는 입장”... ”식품 낭비 줄 것” 기대감 높지만, 혼란 예상 우려도

내년 1월 1일부터 기존 ‘유통기한 표시제’에서 새롭게 개편되는 ‘소비기한 표시제’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36.7%)는 높지 않았다. 당장 새해부터 시행되는 제도임에도 충분한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90.3%, 동의율)는 응답이 지배적이었으며, 오히려 기존의 유통기한 표시제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40.5%, 동의율)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8명(78.4%)이 소비기한 표시제 시행에 찬성 의사를 드러냈고, 전체 77.7%는 더 일찍 시행되었어야 하는 제도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특히 앞으로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된다면 찜찜해서 버리게 되는 식품이 줄어들 것(86.9%, 동의율) 같고, 이전보다 섭취 가능 기간이 명확해져 불필요한 음식 낭비가 줄어들 것 같다(86.5%)는 기대가 강했다.

반면, 소비 기한이 늘어난 만큼 더 빨리 먹어야 할 것(75.6%, 동의율) 같고, 기존 유통기한보다 기간이 크게 늘어난 점이 왠지 불안한 데다(48.4%) 식당 등 개인 차원에서 잘 지킬 수 있을지 걱정된다(91.0%)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나아가 소비기한만 단독으로 표기할 경우 소비자의 혼란이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74.6%, 동의율) 당분간이라도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모두 표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87.0%)는 응답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