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멈춰야 하는 순간

HSBC, 멈춰야 하는 순간

  • 장영주 대학생 기자
  • 승인 2023.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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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장영주 대학생 기자] 우리에게 느낌은 중요하다. 살아가면서 느낌은 중요한 선택을 만들기도 한다. 우린 간혹 확실하지 않은 문제를 느낌에 따라 결정하기도 하며 그 길이 옳든 옳지 않든 느낌에 따라 걸어간다.

이러한 느낌은 개인적일 때도 있는 반면, 사회가 정해준 방향대로 갈 때가 많다. 우리가 환경을 생각하면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환경을 위하는 일이 아님에도 우리는 종이 빨대를 제공하는 많은 가게에서 소비하며 그 소비가 지구를 지키는 한 걸음이라고 생각하며 만족한다.

환경을 위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역설적이게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고 사회는 돌아가기에 무수히 많은 행동들이 다양한 결과를 야기한다.

이런 결과들에 경악하며,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친환경 소재에 관심을 갖고 환경 보호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 특히 팬데믹 사태 이후 그 관심이 더욱 더 집중되는 상황이다. 많은 이가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며 일회용품을 줄이고 조금 더 ‘우리’의 삶을 보호하고 이어나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고 다회용기 사용을 습관화하자는 움직임을 접했다. 적지 않은 이들이 외부에서 소비할 때 소지하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도 일부에 불과하다. 일회용품은 우리에게 너무 편리한 생활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나타난 것 중 하나가 종이 빨대다. 해양 생물의 코에 박혀 환경과 생물을 파괴하는 플라스틱 빨대의 사용은 확실한 환경 오염을 제공하며 사용하는 데 마음이 불편하게 만들었다. 플라스틱보다 더 빠르게 분해되는 종이를 빨대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종이 빨대를 찾는 이도 있다.

하지만, 종이가 정말 친환경적일까?

홍콩의 은행, HSBC 기업에서 공개한 <Let´s make the planet not pay the cost>는 이런 종이 사용으로 인한 환경 파괴를 말한다. “영수증을 출력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광고는 사람들이 행하는 ‘단순한’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수많은 영수증이 쉴 새 없이 출력되면서 오랜 시간에 거쳐 성장하고 이어져 온 생태계가 한순간에 파괴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David The Agency 채널
David The Agency 채널

은행 업무에서 영수증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게 되면서 전자 영수증이 활용되곤 하지만, 은행 창구나 ATM을 활용할 때는 전자 영수증이 아닌 종이 영수증이 제공된다. 또한, 거래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이기 때문에 출력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보다는 우선 출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출력한 영수증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저 파쇄하거나 쓰레기 통에 버리면 되니, 편하게 출력한다.

종이는 플라스틱보다 빠르게 분해되지만 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 무엇보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선, 벌목이 불가피하다. 또한 종이는 종류에 따라 재활용하기가 어렵다. 이런 다양한 종이들은 보통 ‘일회용’으로 사용되며 다른 일회용품과 쓰레기처럼 매립된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쓰레기 매립지와 쓰레기 산은 줄어들지 않으며 오히려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했던 새롭거나 기존에 있던 여러 소재에 의해 더 많은 오염이 일어날 뿐인 것이다.

이런 사실에도 우리가 종이 빨대를 친환경적이라며 사용하는 것은 단순하다. 플라스틱보다 빨리 분해되기는 하지만, 그 이유 때문은 아니다. 그저, 행동의 변화 없는 소재만의 변화는 귀찮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는 너무 멀게 느껴지고 당장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엘리멘탈>에서 중심 주제에서 비켜나간 오일 섞인 물의 누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넘어간 것처럼. 우리는 당장 눈 앞에 있는 나의 존재와 삶의 방향, 살아남기 위한 일들 때문에 비교적 멀게 느껴지는 환경 문제를 간과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나의 변하지 않는 변화가 환경을 위한 것이라며 심리적 불편을 해소하며 잊는다.

HSBC는 환경은 행동을 멈추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런 오염을 막고자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멈추자고, 그 한 걸음을 본인들부터 시작하겠다고 영상에서 언급한 것이다. 해당 기업처럼 여러 기업과 개인은 항상 환경을 보호하고자 노력한다.

국내 기업 삼성은 ‘종이 없는 기업’을 이루겠다고 언급했으며 트래쉬버스터즈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며 다양한 세대에게 접근했다. 또한 다이어리 꾸미기 일명 다꾸 등 종이를 통한 기록이 유행처럼 번진 현재, 우리 전통 종이 한지를 활용한 다이어리를 출시하며 벌목하지 않는, 환경파괴 없는 종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 오롬의 활동도 유의미하다.

사람들의 사용 방향성으로 인해 결과는 좋지 않게 되었음에도 종이 빨대의 시작은 환경을 위한 것이었음이 확실하다. 우리가 생각할 것은 하나이다. 환경을 위해선 지금의 생활 방식을 버려야 한다. 환경을 위해 움직이는 단체와 개인 기업은 다양하다. 그들을 주시하고 그들의 행동이 의미있는 변화라면 동참해야 한다.

HSBC의 광고에는 아래의 카피가 언급된다.

“지구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지 마세요.”

우리가 편안함을 버리지 못하는 행동이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지 생각해보자. 우리는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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