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답이다
병원은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 간호사, 기타 병원 내 전문인력과 의료서비스 소비자인 환자, 환자의 보호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병원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이러한 이해 관계 집단(stakeholders)들을 이해하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병원 커뮤니케이션 전략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의료서비스 소비 당사자인 환자 및 보호자는 병원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먼저 눈 여겨 봐야 할 대상입니다. 의료비 지출 증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개업의의 증가는 의료서비스 소비자가 보다 좋은 의료 서비스를 추구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Fischer, 2014). 따라서 의료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고객인 환자 및 보호자에게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환자 보호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병원, 이제 ‘환자 보호자의 아픔’을 이해하자
병원 커뮤니케이션에서 의료서비스 당사자인 ‘환자의 만족’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지만 환자와 가까운 보호자는 의료서비스 정보를 수집(information gatherer)하는 역할, 실질적인 병원 의료서비스 선택(decision maker) 등 중요 의사 결정 역할 등을 담당하는 만큼,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병원은 보호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암환자 같은 사례를 생각해보면, 환자의 고통을 옆에서 함께 지키고 이겨내야 하기에 보호자에게 정신적인 힘듦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환자가 아동일 경우에는 보호자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이 때 병실은 아동 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공간이자 일상의 생활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1차원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배려하는 소통하려는 자세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첫 걸음이라고 하겠습니다.
보호자를 위한 병원 공간 커뮤니케이션
보호자가 편리한 병원 공간을 구성하는 것도 병원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일부입니다. 최근 병실환경평가와 관련된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하지민·박수빈, 2016), 병원의 전체 환경에 대한 보호자의 만족도는 전체 ‘평균 2.95’로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호자의 희망 사항을 살펴보면 가족 중심의 휴게실, 수면실, 세탁실, 샤워실 같은 ‘보호자 중심의 편의시설’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보호자를 위한 가족중심 공간,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생활공간 등의 확보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UPMC 피츠버그 어린이 병원, 보호자 위한 숙식 시설
피츠버그 대학 병원(University of Pittsburgh Medical Center) 산하 UPMC 피츠버그 어린이 병원(UPMC Children’s Hospital of Pittsburgh)은 가족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유명합니다. 펜실베니아 주 남서부 지역의 소아 및 영유아 전문 병원으로, 2020년 북미 뉴스 앤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 선정 2020-2021 어린이 병원 베스트 10위 중 9위를 차지했습니다. 병원 홈페이지(https://www.chp.edu)는 아동 환자 보호자인 부모를 위해서 다양한 숙식 시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병실 내 성인 보호자가 아동 환자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안락한 침대를 제공합니다.
또한 아동환자의 형제자매 및 보호자가 단기적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도 안내합니다. 이곳에서 보호자가 정신적인 휴식을 취하여 에너지를 충전하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병원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단기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가족 하우스(Family House)’ 네 곳을 운영 중입니다. 개인 화장실, 세탁실, 공동 주방, 식사 공간, 피트니스 시설까지 완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역 숙박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환자 가족이 머무르는 경우 숙박 가격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런 서비스는 환자의 보호자가 정신적, 육체적, 재정적으로 도움을 얻고, 나아가 병원의 배려심깊은 의료서비스에 대해 보다 큰 신뢰감을 느끼는 데 기여합니다. 예를 들어, 휴식 공간을 제공받은 보호자는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병동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벗어나 정신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아동 환자의 보호자들이 쉼터에서 만나 서로의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들어주며 위로할 수도 있습니다.
의료 커뮤니케이션, 양질의 답은 ‘환자 가족의 정신 건강 증진’에 있다
보호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만족도와 재방문 또 구전으로 이어집니다. 의료서비스가 단순히 질병의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 및 그 가족이 직면하는 여러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료소비자의 만족도는 단지 ‘질환을 고쳐주는 것’ 이상을 생각해야 충족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의료질환의 치유가 단지 신체적인 문제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감이 중요하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병원이 환자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과정에서 환자의 가족을 돌봄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과 의료소비자의 만족도가 이상적인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용]
- 하지민, 박수빈 (2016). 사용자 중심의 어린이전문병원 계획을 위한 사용자 평가. 한국실내디자인학회 논문집, 25(1), 192-200.
- Fischer, S. (2014). Hospital positioning and integrated hospital marketing communications: State-of-the-art review, conceptual framework, and research agenda. Journal of Nonprofit & Public Sector Marketing, 26(1), 1-34.
- U.S. News & World Report Hospital Rankings & Ratings. https://health.usnews.com/best-hospitals/
※ 닥스미디어(http://docsmedia.co.kr/) 칼럼을 공유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