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2023 광고와 크리에이티브

키워드로 보는 2023 광고와 크리에이티브

  • 임태진
  • 승인 2023.01.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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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Brooke Lark on Splash
Photo by Brooke Lark on Splash

'2023년의 광고와 크리에이티브.‘ 뭔가 굉장한 인사이트를 기대하게 하는 타이틀이지만, 사실 2023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찌 알 수 있을까요? 더욱이 요즘 세상은 정말 다이내믹한데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전쟁, 그런 한편에선 화성에 이주하는 준비를 하고, A.I가 그렸다는 그림은 사람보다 그림발이 더 좋은 것 같고…. 뭔가 우리한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닌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히 2023년도의 광고와 크리에이티브를 논하는 건 어림도 없습니다만, 그래도 열심히 나름의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엔데믹' - 광고와 미디어도 새로운 기지개를 켜겠죠 

2022년에 짜잔! 하고 엔데믹이 올 것 같았으나 아마도 2023년이 진짜 엔데믹의 영향권에 드는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슬슬 마스크를 벗는 얘기도 나오는 걸 보면 이변이 없는 한 그렇게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입니다.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광고업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외출이 제한된 상태에서 다들 집에 머물다 보니 TVC의 역할이 크게 올라갔습니다. 다들 거실에 앉아서 TV를 보게 되다 보니 공중파와 케이블·OTT까지 TV라는 매체를 이용하는 영상미디어의 광고매출이 증가한 거죠. 마스크나 건기식처럼 팬데믹과 바로 연관된 품목들의 광고들이 늘어났고, 가전가구·인테리어처럼 집에서 소비할 수 있는 품목들의 광고들도 크게 증가하게 됐습니다. 패션 쪽도 '원마일웨어'·'텐마일웨어'처럼 팬데믹에 맞는 재치 있는 키워드로 마케팅을 잘 이어 나갔죠. 새로운 환경에서도 발 빠르게 답을 찾는 것을 보면 마케터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2023년에는 아웃도어나 액티비티·여행에 관련된 분야의 광고와 미디어들이 기지개를 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올라갔던 TVC 의존도는 살짝 떨어질 것 같고, OOH 같은 오프라인 기반의 미디어들과 그동안 못 해왔던 대면 마케팅들이 부쩍 힘을 받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2022년이 엔데믹으로 가는 과도기였다면 2023년은 실질적인 움직임이 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이브리드' - '하던 대로'에서 벗어나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겠죠

모두에게 고통스러웠던 팬데믹 시즌. 광고 크리에이티브 역시 여러 모로 힘들었습니다. 모든 미팅을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방역기준에 맞춰 50인 이하의 인원으로 촬영을 끝내야 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죠. 아이데이션 단계부터 구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50인 기준에 맞춘 타이트한 촬영 플랜들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래도 TVC나 디지털처럼 영상제작을 기점으로 한 작업들은 나름 버텨볼 만했는데 문제는 비대면 마케팅 쪽이었습니다. UNPACK·CES와 같은 글로벌 행사들, 그리고 다양한 대면 마케팅들이 온라인 베이스로 바뀌게 되면서 짧은 시간 내에 방법적인 대안들을 찾아야만 했었죠. 일하는 환경과 방식, 대상과 형식이 모두 바뀌는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난의 크기만큼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됐습니다. 늘 하던 대로만 진행하던 고지식한 룰들이 깨지면서 사고가 유연해진 느낌이랄까요. 어그레시브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을 마주한 탓에 광고주도 광고회사도 프로덕션들도 모두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솔루션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각각 나누어 담당하던 팀들이 협업을 하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요. '이쪽은 이렇게 일 하는구나, 이런 어려움이 있구나, 이런 방법은 우리도 써보면 좋겠구나….' 팬데믹 시즌 덕에 광고 크리에이티브에는 많은 하이브리드 솔루션들이 생겨나게 됐습니다.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그간 학습해 놓은 하이브리드 솔루션들은 점점 더 발전할 겁니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연출이나 진행방식에서 더 세련되고 효율적인 방법들을 개발하게 되겠죠.

경기침체 - 콘텐츠도 제작비도 매체비도 (강제) 다이어트에 돌입하겠죠

문제는 경기침체입니다. 팬데믹의 종료와 전쟁위기, 글로벌 쇼크로 거품들이 빠지면서 당분간 글로벌 경제는 아주 힘든 시간이 될 겁니다. 향후 몇 년 간 세계적으로 몸살을 앓는 시기가 될 듯한데… 광고업계도 걱정이 많습니다. 제작비도 타이트해질 것이고, 미디어 비용도 굉장히 빠듯해질 겁니다. 꼭 필요한 곳에 효율 좋은 미디어 솔루션들을 찾게 될 테죠.

아마도 다가올 몇 년 동안은 거품을 빼는 시기가 될 듯합니다. OTT만 봐도 너무 많은 콘텐츠들이 나오는 바람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잖아요. 

팬데믹 시즌이 합리적인 방법들을 (강제적으로) 고민하게 됐던 시즌이었다면, 앞으로의 몇 년은 아마도 (강제) 다이어트를 하게 되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봅니다. 

그래도 아마 잘 해낼 겁니다. 이쪽 사람들은 원래 위기에 강하잖아요.

 


임태진 제일기획 CD

※ 본 아티클은 한국광고산업협회 발간 <디애드> 칼럼을 전재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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