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까?

[트렌드모니터]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달라질까?

  • 신성수 기자
  • 승인 2020.04.12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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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기간: 2020년 3월 19일~ 2020년 3월 23일
조사 대상: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다양성’과 ‘차별’, 그리고 ‘성(性) 정체성’과 관련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을 지양하는 태도를 보였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의 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특히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사회전반적으로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여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의미”라는 인식(18년 73.5%→20년 78.8%) 더욱 강해져

우선 ‘사회적 다양성’이 매우 중요한 가치라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었다. 전체 10명 중 8명(78.8%)이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그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2년 전에 비해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18년 73.5%→20년 78.8%)이 더욱 증가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20대 71.6%, 30대 77.6%, 40대 80%, 50대 86%)을 많이 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요즘 세상은 옳고 그름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고(67.9%),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 자체가 다양성을 무시하는 생각인 것 같다(53.5%)는 다수의 목소리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특정한 기준으로 옳고 그름과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이 불합리한 만큼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해야 한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다만 요즘 사회가 지나치게 다양해지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는 인식(35.4%)도 일부 존재해

대부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도입에 찬성

자신과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도 잘 지내는 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55.6%)이 자신과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과는 친해지기가 조금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40.6%)보다 많았으며, 다양한 의견이 있는 토론 자리를 좋아하는 사람들(44.4%)도 적지 않았다. 물론 요즘 사회가 지나치게 다양해지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는 인식(35.4%)도 일부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다는 고백(18년 36.6%→20년 58.6%)이 크게 증가한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한편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생활 모든 영역에 있어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의 도입을 찬성하는 모습에서도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76.9%가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그만큼 차별을 지양하고, 사회적 평등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여성(83.2%)과 40대(81.2%)가 차별금지법에 많이 공감하고 있었다. 반면 차별금지법의 도입이 필요 없다는 의견은 15%에 불과했다.

 

대부분 ‘배려’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모습, 전체 85.4% “평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보면 화가 난다”

대중교통 이용 시 ‘교통약자석’을 비워 두거나, 양보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세상인 만큼 무엇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는 사실도 대체로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다. 전체 85.4%가 평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보면 화가 난다고 응답한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배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20대 81.2%, 30대 86%, 40대 86.4%, 50대 88%)는 비슷했다. 비록 솔직히 다른 사람을 배려할 여력이 별로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34.1%)도 적지 않았으나, 기본적으로는 배려가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대부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일상생활에서 배려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사례인 대중교통의 ‘교통약자석’ 이용만 보더라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몸에 새겨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지하철 이용 시에는 10명 중 6명(62.3%)이 교통약자석이 비어 있어도 앉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20대가 임산부석과 노약자석 자리를 남겨두는 태도가 좀 더 뚜렷했다. 그에 비해 앉아 있다가 교통약자가 타면 양보하거나(14.3%), 아주 가끔 그 자리에 앉아서 간다(7.1%)는 응답은 많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버스 이용 시에는 비어 있어도 앉지 않는다는 응답자(37.5%)만큼이나 앉아 있다가 교통약자가 타면 양보한다는 응답자(29.6%)가 많았으나, 역시 ‘양보’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었다.

 

여전히 한국사회는 ‘차별’이 심한 사회, 전체 82% “우리나라의 사회적 차별은 심각한 편이다”

가장 차별이 심각한 분야는 ‘사회적 신분’과 ‘학력’을, 가장 우선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부분은 ‘남녀차별’을 꼽아

이렇듯 개개인 대부분이 ‘사회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이지만, 사회전체로 봤을 때 한국사회는 여전히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10명 중 8명 정도(82%)가 우리나라의 사회적 차별 정도가 심각한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여성(86%)과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 소위 X세대로 불리는 연령대(86.1%)에서 한국사회의 차별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더욱 강했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로는 사회적 신분(48.6%, 중복응답)과 학력(43.6%), 장애(43.3%), 성별(41.4%) 등을 주로 많이 꼽았다. 사회적 신분에 의한 차별이 심하다는 인식은 연령이 높을수록(20대 40%, 30대 46.4%, 40대 51.6%, 50대 56.4%)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성별에 의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주장은 여성(남성 30.8%, 여성 52%)과 젊은 층(20대 56%, 30대 42.8%, 40대 37.2%, 50대 29.6%)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외모(33.3%)와 사상/정치적 의견(25.2%), 성 정체성(21.5%)에 의한 차별이 심각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여러 종류의 사회적 차별 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남녀차별(37.2%, 중복응답)이었다. 특히 남성(26.6%)보다는 여성(47.8%), 기혼자(무자녀 36.8%, 유자녀 28.1%)보다는 미혼/비혼자(45%), 그리고 저연령층(20대 52.8%, 30대 38.8%, 40대 28%, 50대 29.2%)이 남녀차별 문제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많이 냈다. 또한 사회적 신분(34.9%)과 장애(31.5%), 학력(29.4%), 외모(20.9%)를 둘러싼 차별적 인식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은 편이었다.

 

더욱 차별 받는 ‘성 소수자’, 절반 이상 “성 소수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부정적인 인식 바뀔 가능성 낮아”

“성 소수자들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동등하게 대우 받을 자격이 있다”(60.8%)고는 말하지만

한국사회에는 여러 종류의 차별이 존재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성전환자와 동성애자 등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큰 힘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다른 종류의 차별에 비해 더욱 소수만이 느낄 수 있는 유형의 차별이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오히려 전체 절반 이상(55.2%)은 성 소수자에 대한 우리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바뀔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을 했다. 성별(남성 53%, 여성 57.4%)과 연령(20대 55.6%, 30대 53.6%, 40대 56.4%, 50대 55.2%)에 관계 없이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앞으로 성 소수자들을 위한 정책들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41.2%)도 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비록 과거보다는 성 소수자들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태도가 조금은 유연해진 것 같다는 평가(48.9%)가 어느 정도 존재하고, 성 소수자들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동등하게 대우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60.8%)이 많지만,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이뤄지기까지는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절반 가량이 “성전환 및 동성애 등 성 소수자 관련 이슈는 아직 불편한 느낌이 있다”고 말해

그래도 다수(63.2%)가 “이제 성 소수자의 등장이 우리사회에서도 피할 수 없는 이슈가 되었다”고 바라봐

실제 응답자 스스로도 성 소수자와 관련해서는 다소 꺼려하는 태도를 많이 내비쳤다. 절반 가량(45.2%)이 성전환이나 동성애 등 성 소수자 관련 이슈에는 아직 불편한 느낌이 있다는 것을 밝힌 것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거부감은 20대가 가장 적고, 50대가 가장 큰 편(20대 36.8%, 30대 45.6%, 40대 40.8%, 50대 57.6%)이었다. 또한 성 소수자들은 내가 사는 방식과 너무 달라 이해하기 어렵고(36.9%), 성 소수자들이 사회를 더 혼란해지게 만드는 것 같아 불편하다(28.6%)는 목소리도 결코 적지 않았으며, 성 소수자들은 왠지 성적으로 문란하고(26%), 도덕적으로 올바르지 않다(19.5%)는 고정관념도 일부 엿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77.3%)이 동의하는 것처럼 여전히 성별에 대한 우리사회의 고정관념이 매우 뚜렷한 것을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제는 성 소수자의 등장이 우리사회에서도 피할 수 없는 이슈가 되었다는 사실에 공감하고(63.2%), 적어도 우리 자녀들이 커 가는 세상에서는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지금보다 유연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54%)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었다.

 

만약 가족구성원 중 성 소수자가 있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주변에 알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 가장 많아

성전환자의 여대 입학은 찬성 의견(찬성 58.2%, 반대 26.4%)이, 여군 복무는 반대 의견(찬성 33.4%, 반대 46.9%)이 우세해

 만약 가족구성원 중에 성전환자와 동성애자 같은 성 소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가족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인정하고 주변에도 알리게 될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성전환 16.1%, 동성애 13.9%)은 드문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보다는 가족의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주변에는 알리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성전환 31.7%, 동성애 35.2%)이 가장 많았다. 또한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 같다는 반응(성전환 16.5%, 동성애 16.4%)과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부정(성전환 20.1%, 동성애 16.3%)이 적지 않은 등 대체로 다양한 행동들이 예상되었다. 한편 성전환자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성전환 수술’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2.1%가 성전환 수술을 마친 경우에는 수술로 전환된 성을 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바라본 반면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고 스스로 의식이 높은 경우에는 17.9%만이 해당 성을 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을 한 것이다. 최근의 성전환자 이슈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성전환자의 여대 입학 이슈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의견(찬성 58.2%, 반대 26.4%)이 훨씬 많았지만, 성전환 군인의 여군 복무와 관련해서는 반대하는 의견(찬성 33.4%, 반대 46.9%)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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