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rehouse, 해결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The warehouse, 해결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 장영주 대학생 기자
  • 승인 2023.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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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장영주 대학생 기자]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은 꽤 쉬운 일이다. 달리는 나만 생각하면 되니까. 자신만 생각하고 시야를 좁히면 목적지만 보인다. 다른 생각이 나기도 전에 도착하면 그만이니까, 다른 생각을 하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게 가다 보면 놓치는 이들이 생긴다. 우리는 위기 속에서 누군가를 놓치고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이런 의문들이 결국 앞만 보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우리가 지나온 가장 가까운 위기는, COVID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다. 방역과 거리두기 제한으로 일상을 살아가면서 대부분은 큰 문제없이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잠시 불편한 채로 살아간 반면, 누군가는 그 속에서 일자리를 잃었다. 방역을 이유로 ‘거리’라는 공간에서 쫓겨나 자신의 거처를 잃은 이들도 있으며 누군가는 사회 속에서 소통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빼앗겼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다 보니 누군가의 상실은 시간이 갈수록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모두가 온전히 나아가기만 한 것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상, 항상 속도에 제한이 걸리고 우리는 인식하게 된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구매 대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자신의 마스크를 양보한 이들도, 구매가 어려운 이들에게 사비를 들여 도운 이들도 있다. 마스크로 입 모양을 볼 수 없어 소통이 어려운 청각장애인들과 발달이 지체되는 영유아들을 위해 그들의 교사에게 투명 마스크를 지원한 이들도 존재한다. 더불어 자가격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방을 내어주고 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찾아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한 마음들이 모두 우리가 속도를 멈추고 사회를 인식하게 만들었다.

The warehouse 사의 [Teddy]도 이런 취지에서 진행되었다. 해외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거리두기로 인해 적절한 사회 학습을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생겨났다. 아이들은 한 순간에 친구를 만나고 놀고 직접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잃었다. 성인들은 대부분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도 그랬을까? 아이들에게 그저 “위험하니까.”, “모두 그러니까.”라는 말로는 쉽게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누구보다도 힘든 것은 상황을 알지 못한 채 일상을 잃은 아이들이었다.

CBAustralia 채널
CBAustralia 채널

[Teddy]는 한 아이가 창가에 곰인형을 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두운 분위기에 씁쓸하게 창 밖을 바라만 보던 곰인형은 다른 집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인사하는 인형들로 인해 바로 생기를 되찾고 밝아진다. 인사하는 인형들에게 광고는 말한다. “안전하게 지내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이 광고 캠페인은 호주의 “Teddy Bear Hunt” 운동에 기반을 둔다. 힘든 상황을 겪는 아이들이 산책을 하는 찰나의 순간에라도 인형을 보고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사람들은 자신의 집에 인형을 놓아두고 그림을 그렸다.

해당 캠페인이 퍼지고 퍼져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고, SNS에서 경험담이 쏟아지기도 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팬데믹을 겪는 모두에게 필요했던 것은 따스한 한 마디 아니었을까. 우리가 힘들 때 가장 크게 놓치는 것은 남을 위한 마음이다. 해당 캠페인을 통해 배려하고 나누는 행동과 따스한 말 한마디가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지구온난화에서 지구열대화로 바뀐 현재 우리는 각종 사회, 환경 문제에 던져졌다. 우리가 지나온 팬데믹보다 더 힘겨운 상황이 언제고 발생할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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