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명사빼빼로

[심타의 영감기록_심촉] 명사빼빼로

  • 심타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12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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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기차
빼빼로 기차

[ 매드타임스 심타 칼럼니스트 ] 어제, 빼빼로 주셨나요? 받으셨나요? 드셨나요?. 11월 11일에는 좋던 싫던 빼빼로를 먹어야 합니다. 안 먹으면 이상한 인간 취급받기 십상이죠. 또, 누구나 한번은 빼빼로를 찾습니다. 포털의 실검 1위지요. 연간 검색어까지 도배를 합니다. 단연, 11월의 명사는 빼빼로네요. 1자 4개가 모인 11월 11일. 1자 모양 작대기와 닮은 빼빼로 회사는 사랑의 선물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치죠. 상술이 뻔히 보이지만, 한편으론 대단합니다. 마침, 무슨 무슨 ‘데이’가 없었던 11월 달을 노렸다는 점. 본격적으로 날이 쌀쌀해지는 겨울 초입. 빨간 날도 거의 없는. 참 심심한 11월에 즐거운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죠. 초콜릿 + 따뜻한 사랑 + 수능 스트레스 + 가벼운 가격 + 추운 날씨 극복 + 선물 + 설레임 + 게임 요소 (빼빼로는 두 사람이 양쪽에서 먹어가는 게임의 주 재료 입니다.) 등의 특성을 다 갖춘 이벤트. 처음 아이디어를 낸 담당자가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빼빼로는 11월의 명사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도 명사지요. 포스트잇, 코카콜라, 스카치테이프처럼요. 스카치테이프는 원래 투명한 테이프 제품 중 3M사가 만든 제품의 브랜드 이름입니다. 워낙에 스카치테이프가 널리 알려지면서 투명한 테이트를 일컫는 고유명사처럼 되었지요. 빼빼로도 마찬가지. 얇고 기다란 1자 모양 맨 과자에 2/3 정도 초콜릿을 입힌 빼빼로는 모 회사가 제품에 붙인 이름입니다. 진짜 명사 중의 명사 고유명사, 대표명사로 격상 된 케이스죠. 대단합니다.

11월 11일 전후에는 우리나라가 빼빼로 관련 상품 판매로 후끈 달아오르는 상황.

00제과에서 나온 전형적인 빼빼로만 팔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 내 제품에 빼빼로의 이미지를 업혀서 마케팅 하면 잘 팔리지 않을까요? 왜냐면요. 끊임없이 남과 다른 무엇, 나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함,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것을 찾는 인간들의 종특 때문이죠.

‘빼빼로를 사준다’는 이벤트에서 사 준다에 방점을 찍으면. 무언가 선물한다, 상대방이 기뻐하는 무엇을 준다 는 의미가 강합니다. 그러면, 어떤 제품이든 빼빼로가 되지 않을까요?. 단, 빼빼로의 많은 특성 중에 1가지는 닮아야 하겠지요.

먼저, 만년필 회사들에 제안합니다. 빼빼로데이 한정판 만년필을 선보이세요. 빼빼로처럼 1자 모양의 만년필. 뚜껑은 진짜 빼빼로의 울퉁불퉁 초코릿 부분으로 디자인 해야겠죠. 젓가락 디자이너 분들은 빼빼로에서 디자인 영감을 가져오세요. 처음 시작은 달달한 걸 좋아하는 어린이용 젓가락이 좋겠지요.

초코우유, 딸기우유... 각종 우유들의 패키지도 1자. 빼빼로 우유도 맛있겠습니다. 마시는 빼빼로! 재미난데요. 믹스커피 패키지도 빼빼로데이 스폐셜로. 스타벅스나 탐탐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도 원두커피 스틱 포장을 빼빼로데이 패키징으로 따로 내 놓는 거죠. 1자 모양의 향수병도 많지요. 빼빼로데이 버전 향수도 가능하죠. 벌써 나왔다고요. 패키지 디자인이 빼빼로인가요? 향은 달달한가요?.

코카콜라 플라스틱 병은 다양한 형태의 라벨 변형이 가능합니다. 빼빼로데이 특선 코크병 라벨도 예쁘겠지요.

빼빼로 기차
빼빼로 기차

한국철도공사엔 빼빼로데이 특선 열차 운행을 적극 추천합니다. 열차는 긴 1자 모양이죠. 연인끼리, 부부끼리 가까운 곳에 여행가는 당일치기 체험 패키지. 기차 몇 칸만 안을 빼빼로로 래핑하고, 승객들에겐 ‘기차 모양 빼빼로’를 선물로 증정하죠. 목적지는 풍경 좋은 관광 명소. 단, 목적지에선 빼빼로를 직접 만들어보는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해야 합니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손에 들고 오는 게 있어야죠.

빼빼로 커플 우산도요. 눈 오는 겨울, 커플로 쓰는 우산. 첫눈이 와주면 더 좋겠지만, 그건 운에 맡겨야죠.

빼빼로 모나미
빼빼로 모나미 볼펜
정관장 빼빼로 특선
정관장 빼빼로 특선

아, 정관장과 모나미 볼펜은 발 빠르게 움직였네요. 정관장은 빼빼로데이 마케팅으로 삼삼바 에디션을 선보였습니다. 스틱 정관장이 딱! 빼빼로 모양이었네요. 모나미 볼펜도 하트 뿅뿅한 빼빼로 볼펜을 내 놓았습니다. 아이디어가 반짝이네요. 빼빼로 모양이 아니라 재미가 쪼금 덜하네요. 내년엔 모양이나 느낌까지 빼빼로와 더 비슷하게 내면 좋겠습니다.

뜬금없지만, 빼빼로데이 관련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내년엔 코로나19가 사라져서 연인들이 마음껏 빼빼로 게임을 할 수 있기를 말입니다.

※ 주의 사항: 위의 썰은 검증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감일 뿐입니다. 함부로 제안에 따르지 마십시오.

 


심타 27년 광고 카피라이터 영감 칼럼니스트 @shimta_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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