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렉터마켓, 손 씻으면 사라지는 친환경 ‘비누명함’ 만들어 화제

[인터뷰] 디렉터마켓, 손 씻으면 사라지는 친환경 ‘비누명함’ 만들어 화제

  • 정현영
  • 승인 2021.11.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디어에서 제품 개발까지… 확대되는 광고회사 역할

인천시와 함께 친환경 캠페인을 3년째 진행하고 있는 디렉터마켓이 자가발전이 가능한 에너지배턴 제작, 분리배출을 독려하는 버리스타 캠페인에 이어 올해는 친환경 비누명함을 만들어 화제다. 

사용 후 쉽게 버려지고 재활용도 안 되는 명함을 물에 닿으며 녹아 없어지는 재질과 인체에 무해한 잉크를 사용해 환경적 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비누명함은 시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인천시가 상용화에 돌입했으며, 특히 장애인과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제품 개발을 넘어 상용화까지 일궈낸 디렉터마켓의 주역들을 만났다. 

최인봉 대표, 김요셉 팀장, 전다솜 AE (왼쪽부터)

비누명함이 화제입니다. 비누명함은 어떤 아이디어에서 착안하게 되었나요?

최인봉 대표 비누명함의 캠페인은 디렉터마켓이 인천시의 종합광고대행을 맡고 있으면서 해마다 TV 광고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요, 올해는 ‘환경특별시, 인천시’란 타이틀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된 아이디어입니다. 

김요셉 팀장 덧붙이자면 인천시의 ‘자원대순환’ 정책에 걸맞은 방법들을 고민하던 차에 해외 환경 관련 자료들에서 녹는 성분에 관한 내용을 찾게 됐어요, 그러면서 이런 성분을 활용해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아이디어를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 게 시작이었습니다. 그중에 나온 것이 비누명함이었고요. 

비누명함이 단순한 아이디어 기획이나 이벤트 등 홍보에서 그치지 않은 것 같아요. 

김요셉 팀장 네 맞습니다. 처음부터 실제 제품 제작이 가능한 시제품까지 제작하는 것을 포함해 아이디어 도출에서부터 크리에이티브 방안을 기획하고 인플루언서, 유튜버 등을 활용한 이벤
트와 시민공모 등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담당했습니다. 

제품 개발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김요셉 팀장 실제로 쓸 만한 제품으로 개발하기까지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다양한 종류의 종이를 구해와 직접 테스트하면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었거든요. 명함 종이의 경우, 물에 녹는 수용지 자체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곳이 없어 해외에서 찾느라 고생했고요. 종이 재질에서부터 두께, 친환경 잉크, 겉면에 바르는 친환경 비누 용액 등 세심하게 신경 써서 재료를 선택했더라도 종이, 잉크, 용액 이 세 가지를 조합하자마자 화학반응이 일어나서 잉크가 번지는 등의 예상치 못한 위기의 순간들이 비일비재했어요.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안전하게 제품을 개발해야 했던 과정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힘들었던 만큼 좋은 반응을 얻어서 제품이 출시됐잖아요. 실제 수작업이 많이 들어가서 고객들이 명함 제작 시에 드는 비용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인봉 대표 기존 명함보다 비용면으로 경제적이진 않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비누 명함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환경을 살리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명함이라는 게 자신이 누군지를 소개하는 도구잖아요. 그런데 명함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나는 없어지는 명함을 만들어서 세상에 쓰레기를 남기지 않겠다.’, ‘나는 환경을 지키고 보호하는 사람’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 단순히 가격을 떠나 명함 자체가 주는 메시지의 울림과 가치가 더욱 크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디렉터마켓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광고캠페인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전다솜 AE 마인크래프트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서 인천시를 여행할 수 있도록 가상공간에서 현실과 똑같이 구현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플랫폼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전다솜 AE 메타버스는 살고(?)있는 유저가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한데, 마인크래프트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유저(시민)를 보유하고 있고요. 추가로 맵의 개발, 코딩 등 시스템 부분에서도 다른 메타버스들과는 달리 유저들이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즐기면서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진정한 의미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아닐까란 생각에서 마인크래프트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인천시의 경우, 메타버스 유저들이 어떤 식의 참여가 이뤄졌나요?

전다솜 AE 처음 인천시의 다양한 대표 장소들을 구축할 때까지 3개월 정도가 저희에게 필요한 시간이었고요. 그 이후에는 마인크래프트의 국내 유저들을 대상으로 ‘인천 랜드마크 건축 콘테스트’를 열어 유저 누구나 건축물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데 한 달이 걸렸습니다. 장소마다 서로 다른 시대 배경 체험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일제 개항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개항장에서는 직접 백범 김구 선생이 되어 인천감리서를 탈출하는 가상 체험을 즐겨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는 8.15 광복절을 기념해서 독립운동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인천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장소와 독립운동가를 구현했어요. 그리고 현재는 인천관광공사와 함께 미래 스마트 도시 ‘송도’를 배경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중인데요, 곧 10월 중에 오픈 예정이니 같이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광고캠페인 등 앞으로의 광고(회사)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갈 것으로 생각하는지요?

전다솜 AE 처음에는 기존 예정된 오프라인 행사들이 불가능해지면서 단순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방안으로 생각했지만, 메타버스에 대해 좀 더 이해도가 높은 광고주들의 경우는 단순 대체가 아니라 메타버스를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같은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홍보 채널로서 보고, 장기적으로 브랜딩 창구로 활용하고 싶다는 니즈가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코로나19가 끝나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인봉 대표 이제는 사람들에게 임팩트나 재미를 주기 위한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영역 제한이 없다는 생각이 절실히 듭니다. 따라서 다방면으로 관심을 가지고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을 펼칠 수 있는 전문가들이 프로젝트에 따라서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고, 협력하고 또 책임까지 지는 형태의 광고회사가 요즘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본 아티클은 한국광고총연합회 발간 <ADZ> 인터뷰를 전재했음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