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 - 광고산업에도 피해

[신인섭 칼럼] 우크라이나 사태 - 광고산업에도 피해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2.03.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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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이 글을 쓰는 3월 7일, 월요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에프)는 아직 러시아군 손에 넘어가지 않고 있다. 군복 셔츠를 입고 수염이 덥수룩한 볼로디미르(러시아어로는 블라디미르여서 푸틴과 같다.) 젤렌스키는 건재하며 수시로 지하 벙커에서 서방 언론기관과 만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광고계에도 여러 가지 위기관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특히 다국적 기업인 세계 5대 광고회사 그룹이 작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출처 애드에이지
출처 애드에이지

3월 4일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의 WPP는 러시아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고 난 뒤 러시아에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회사의 기본적 “가치관”과 일치하지 않다는 것이다. 수입을 기준으로 하면, 러시아는 전체 WPP 수입의 0.6% 밖에 되지 않는다. 다만 1,400명의 사원이 WPP의 러시아 철수로 인해 일자리를 읽게 된다는 사실 때문에 앞으로 러시아에 있는 지사 경영권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사원 외에도 고객인 광고주에 대한 대책 및 철수에 따르는 사원의 복리 등 당면의 문제 외에도 장래에 대한 계획이 검토되어야 할 상황이다. 철수에 관련되는 WPP 산하 광고회사는 Group M, 원더맨 톰슨, VMLY&R이다.

세계 5대 광고회사 대열에 오른 액센츄어는 러시아에 2,300명의 사원을 두고 있는데 이미 철수를 결정했고 WPP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 두 회사보다는 사원의 수가 적으나 역시 세계 10대 광고회사 그룹의 하나인 인터퍼블릭그룹(IPG)은 약 200명의 사원을 두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의 깊게 관망하고 있다. 일본 최대이며 역시 세계 10대 광고회사의 하나인 덴츠도 아직 철수 여부에 대해 결정은 하지 않았으나, 사태의 전개를 면밀하게 검토 중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아직 한국 광고회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상황에 대한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1960년대에 나온 글로벌 빌리지란 말이 실감 나게 불행한 사건으로 대두하고 있다.

스위프트 로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NATO 회원국 단결에 촉매제가 된 것은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벨기에에 본사가 있는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 국제은행간통신협회)는 통신을 통해 전 세계 은행 간 금융거래와 지불 업무를 다루는 기관인데, 가입 은행의 수와 거래량 때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협회 이름 자체에 하는 업무가 나타난다. 그런데 SWIFT가 러시아 은행 몇몇과 거래를 중지했다. 러시아 화폐 루블의 미 달러와 환율은 이미 50%나 폭증해 루블화의 가치는 급강하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금융제재의 일환이다.

거대한 테크회사들도 가세했는데 구글, 페이스북과 자매회사 등의 러시아 서비스 철수는 러시아의 대서방 홍보의 길이 막힐뿐더러 많은 러시아 국민들도 러시아 밖 세계의 뉴스를 얻는 길이 막히게 된다. 각종 국제 체육행사는 물론이거니와 칸 국제광고제는 러시아의 출품 등 일체를 중지했다. 100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피난민의 식량 지원을 위해 세계식량프로그램(WFP)도 구제에 나섰다.

지난주 긴급 유엔 총회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투표에서 압도적 다수인 140 개 국이 러시아를 규탄했는데, 이 규탄에 반대한 국가는 겨우 5개국으로 러시아는 국제적인 고립을 필할 길이 없게 되었으며 사면초가(四面楚歌)가 되었다.

작년 7월 우리는 UN 무역 개발회의(UNCTAD)에서 만장일치로 개발도상국에서 개발된 나라, 즉 선진국으로 추대되었다. 미국을 포함한 서구 선진국의 모임인 이 기구가 64년 창립된 이래 58년 만에 처음 있은 일이었다. 이제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두 나라가 UNCTAD 가입국이 되어 회원국 수는 32개국이 되었다. 뜻깊은 일이기는 하나 한편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모두 선진국다워야 한다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서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할 입장이 되었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방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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