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술 취한 사람들의 언어를 알아듣는 맥도날드

[해외 크리에이티브] 술 취한 사람들의 언어를 알아듣는 맥도날드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2.01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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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뉴질랜드의 심야 옥외광고, 'We Speak Late Night'... 그리고 엇갈린 반응들
We Speak Late Night (출처 AdAge)
We Speak Late Night (출처 AdAge)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심야의 패스트푸드점은 수상하고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광고는 심야의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를 소재로 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도시에서 밤새도록 놀고 이튿날 향하는 최종 목적지로서 맥도날드를 인지시키기 위해 맥도날드 뉴질랜드가 DDB 그룹 아오테아로아(Aotearoa)와 함께 술 취한 사람들의 특성을 소재로 한 옥외광고를 제작했다.

캠페인 'We Speak Late Night(우리는 심야어를 할 수 있습니다)'는 축제 기간의 밤 9시에서 오전 6시 사이에 디지털 광고 플랫폼과 맥도날드 앱을 통해 전개되었다. 광고는 맥도날드의 주요 인기 메뉴 이미지를 일부 흐릿하게 표현한 뒤 이에 해당하는 메뉴의 이름을 재미있지만 잘못된 발음으로 적어놓았다. 술에 취한 사람이 음식을 주문할 때 나는 소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해석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A bubble caught a panda and a cloak"는 "더블쿼터 파운드와 콜라(a double quarter punder and a coke)"를 뜻하며, "mig back congo peas"는 "빅맥 콤보 주세요(a Big Mac combo please)"를 의미한다.

광고 제작팀은 "우리는 술집에서 모두 과학적이라고 동의한, 획기적인 실험을 수행했다. 제대로 폭음한 뒤, 전문적인 의사 표현이 어려운 일시적 난독증 상태인 채로 맥도날드에 갔다. 우리는 주문을 할 때 멍한 눈빛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세심한 맥도날드 직원들은 능숙하게 우리의 음식을 얻기 위한 혼란스러운 노력을 해독하였고 곧 우리들의 주문은 전달되었다. 우리는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흡입하면서, 'durricious(맛있다, delicious)', 'grood(좋다, good)', 'naaarm, naaarm(냠냠)'과 같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 우리의 강력한 결론은 맥도날드는 이의 없이 '심야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맥도날드가 맛있다는 점이었다"고 제작 배경을 언급했다.

We Speak Late Night (출처 Adage)
We Speak Late Night (출처 Adage)

DDB 아오테아로아의 대표는 "밤의 끝을 맥도날드로 마무리하는 것은 많은 뉴질랜드인의 전통이다. 캠페인은 이 인사이트에 대한 가벼운 표현이다. 그 결과 이 작업은 세계적인 주의를 끌었고 피드백은 꽤 긍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장난스러운 유머를 칭찬했다. 물론 마케팅은 주관적이며, 우리는 모든 사람의 논평과 비평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광고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존재한다. 뉴질랜드의 술 위험 예방 단체인 알코올 헬스워치(Alcohol Healthwatch)의 레베카 윌리엄스(Rebecca Williams)는 "광고는 음주의 위험성을 낮추거나 혹은 과도한 주류 소비를 묵과하거나 장려함으로써 식품과 영양에 대한 정부 및 건강 부처의 정책을 약화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 광고는 정부의 정책을 해쳤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이 광고는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신경 쓰지 않았다. 특히 심야에 일하는 맥도날드 직원을 배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음주운전, 폭력, 건강 악화와 같이 술 취한 손님이 겪을 수 있는 위험을 무시했다. 솔직히 맥도날드 뉴질랜드 측이 (이런 위험성에 대해) 더 잘 알았을 것이다. 우리는 광고표준위원회(ASA)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동종업계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랜더앤피치(Landor&Fitch)의 조반(Jovan Buac)은 "굉장하다. 제품, 브랜드, 인사이트, 시기, 보이스 모두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세로토닌 크리에이티브(Serotonin Creative)의 케이시 호그(Casey Hogue)는 "이 광고의 타깃이 누구인가? 술 취한 사람들? 사람들이 술 취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나? 멀쩡한 사람들이 술 취한 사람들을 놀리는 것인가? 심야의 나쁜 결정에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것인가? 오바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맥도날드 뉴질랜드의 대변인은 광고에 대한 항의는 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애드에이지(Adage)는 자사의 링크드인(LinkendIn) 페이지에 광고 링크와 이에 대한 엇갈린 리뷰들을 게시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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