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글쓰기의 독서법

[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글쓰기의 독서법

  • 김시래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6.23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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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종강시간에 서울과 춘천의 학생들에게 발상력에 도움이 될 열 권의 책을 소개했다. 책은 종이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다. 한 권의 책 속엔 저자가 구축한 하나의 세계가 있다. 그 세계를 넘나들며 세상의 다양한 관점을 섭렵해서 기초 체력을 다져야 자신만의 독창적 관점이 담긴 글을 쓸수 있다. 자신의 글을 쓰기 위해선 먼저 필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따라하다 보면 닮아가고 숙련의 세월을 거치다보면 자신의 관점을 담은 스토리가 생긴다. 지금까지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전수될 구절들을 줄쳐서 기록하고 따라쓰고 저장해서 반짝하고 떠오르는 영감의 원천을 준비해라.

‘강의(신영복)’는 동양고전을 오늘날의 지혜로 옮겨 놓았다. 20년 20일의 수형기간을 <대학생활>이라 말했던 그가 따뜻하고 희망어린 지혜를 전한다.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나약한 관념에 빠지지 말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라고 일갈한다.

‘달나라의 장난(김수영)’은 인간은 어떻게 늘 푸르를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성복시인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을 깨는가’, 황지우 시인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등이 그의 계보를 잇는다.

‘세계미술사(곰브리치)’는 미술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임을 증명한다. 사진사에 불과했던 화가들이 인간의 주체적 자각을 깨우치는 과정을 수많은 명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흥준)’에서 작가는 안목만 있다면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고 한다. "사랑하면 보이는 것이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라며 역사 여행은 자신의 맨 얼굴과 대면하는 일임을 깨우쳐준다.

‘감정수업(강신주)’은 48가지 인간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현대인의 감정 관리법을 제안한다. 작가는 사랑이란 ‘함께 하기 위해 불평등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통찰한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잭트라우트와 알 리스)’은 광고인들의 변치않는 바이블이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기업의 현장에서 발견되고 입증된 마케팅의 법칙들을 시금석처럼 정리했다.

‘칼의 노래 (김훈)’는 명사와 동사로 쓴 글이다. 눈앞에 벌어지는 사태에 집중해서 이순신의 절박한 심경을 냉정하되 비장하세 전해준다. 그의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서 냉이가 들어간 된장국에 대해 묘사한 부분을 읽어보라.

‘은어낚시통신(윤대녕)’은 단편소설집이다. 강원도 절집이든 전라도의 민박집이든 도무지 일어날 것같지 않은 그의 신화적 서사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렵다.  그가 빚어내는 묘하고도 슬픈 사랑의 이야기는 아프도록 아련하다.

‘끌림(이병률)’에서 작가는 ‘내가 걸어온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난 돌아오지 않을꺼야’ 라고 선언한다. 눈썹 떨림같은 섬세한 감성들이 도시 언저리를 타고 돈다. 전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단어들이 서로 얽혀 수천가지 마음의 결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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