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크리에이티브] 칸 라이언즈 수상작: Film 부문

[해외 크리에이티브] 칸 라이언즈 수상작: Film 부문

  • 이지원 인턴 기자
  • 승인 2023.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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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이지원 인턴 기자] 칸 라이언즈 필름 부문은 멋지고 기발한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가진 작품에게 수여된다. 올해는 성격이 상반된 두 개의 작품이 그랑프리를 받게 되었다.

#Grand Prix, RELAX, IT’S IPHONE-R.I.P.LEON, Apple, Apple

R.I.P LEON (출처 youtube 캡처)
R.I.P LEON (출처 youtube 캡처)

애플의 도마뱀, 레옹

애플의 인하우스 광고회사에서 제작한 아이팟 광고 <R.I.P Leon>이 소비재 항목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평소 애플은 잔상이 남는 영상 광고를 제작해 왔다. 그러나 <R.I.P Leon>은 이전과 다른 행보를 보인 작품이다. 이 광고는 아이폰의 새로운 기능인 '메시지 실행 취소'를 유머러스하게 나타냈다. 영상에서 주인공은 친구였던 애완 도마뱀이 죽은 줄 알고 친구에게 메시지로 슬픈 소식을 알린다. 그러나 곧 도마뱀이 움직이고, 주인공은 메시지를 취소하며 미소를 되찾는다.

한편 애드에이지(AdAge)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의 접근성을 강조한 다른 광고인 <The Greatest>가 그랑프리를 수상할 거라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캠페인은 실버 라이온에 그쳤다.

 

#Grand Prix, THE LAST PHOTO, ITV X CALLM, ADAM&EVEDDB

THE LAST PHOTO (출처 musebyclio)
THE LAST PHOTO (출처 musebyclio)

자살의 기미는 없었다.

필름 부문의 또 다른 그랑프리 수상작은 애플의 광고와 길이도, 분위기도 정반대이다. 어둡지만 사실은 밝고 가벼운 애플의 광고와 달리 <The Last Photo>는 총 90초의 길고, 밝지만 어둡고 무거운 영상이다.

유럽 방송사 ITV와 비영리 단체 CALM(Campaign Against Living Miserably)이 함께한 이 캠페인은 자살에 대한 인식 제고 및 관심 유도를 위해 제작되었다. 영상은 웃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의 즐거운 한때를 담고 있다. 영상과 달리 음악은 어둡고 느린 분위기를 연출하며, 영상 말미 자막을 통해 영상의 주인공은 모두 자살한 사람임을 알린다. 영상 캠페인 외에도 자살한 사람들의 생전 마지막 사진을 전시하는 옥외 캠페인도 진행했다. 사진 속 사람들 또한 태평하고 미소 짓고 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영국은 자살에 대한 언급률이 33%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자선단체 CALM은 400% 이상 기부가 증가했다.

광고회사 ADAM&EVE의 루이스 런츠(Louis Lunts)에 따르면 이 캠페인의 아이디어는 회사의 CEO인 매트 고프(Mat Goff)로부터 시작되었다. 매트는 트위터 스레드를 통해 유가족과 친구들이 공유한 자살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았다. 사진 속 사람들은 태평하고 걱정 없는 모습이었다. 루이스는 “이런 관찰은 클리셰처럼 너무 흔했다. 그러나 사실상 아무도 이런 관찰에 직면한 적이 없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Gold, #PERIODSOMNIA, Bodyform/Libresse, AMV BBDO

PERIODSOMNIA (출처 youtube 캡처)
PERIODSOMNIA (출처 youtube 캡처)

잠 못 드는 밤

생리대 광고는 평화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생리 기간의 현실은 정반대이다. 여성용품 브랜드 바디폼은 자사의 제품 광고에서 생리 기간 중 경험하는 불편함과 불안함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바디폼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생리 기간 중 불면에 시달린다. 불면은 생리대가 새는 느낌, 침구에 얼룩이 묻은 것 같은 불안에서 비롯된다. 이 캠페인은 적외선 카메라 촬영 기법을 통해 뒤척이는 모습, 땀 혹은 혈이 흐르는 모습, 샤워하는 모습 등 생리 기간 경험하는 불면의 밤을 보여준다. 캠페인을 디렉팅한 Kim Gehrig은 "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런 밤들에 대해 그 누구와도 말해본 적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단지 다른 이들도 나와 비슷할 거라 예상할 뿐이었다. 이 영상이 생리 기간의 밤에 겪는 불편함을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는 것의 시작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작년 킥오프 이후 2022년 광고 영상 중 가장 많은 항의를 받은 광고로 선정되었다. 특히 피 묻은 생리대가 노출되는 장면이 가장 많은 컴플레인을 받았다. 약 800개의 컴플레인 중에는 '불편하다', '여성을 비하하는 광고이다', '아이가 보기에 적절치 못하다' 등이 있었다. 이에 대해 ASA(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광고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Silver, THE MYTH, Widen+Kennedy Portland, Widen+Kennedy

THE MYTH (출처 youtube 캡처)
THE MYTH (출처 youtube 캡처)

'소수자(minority)'라는 잘못된 신념

우리에겐 대상에 대한 전형적 이미지가 존재한다. 학생 모델, 시민 모델 등 굳어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아시아계 미국인에게는 빈번히 소수자 모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특정 민족을 소수자 모델로서 지정하는 것은 문화적 정체성을 무시하는 일이며, 폭넓은 이해를 방해하고 커뮤니티를 분열시키는 행위이다. <The Myth>는 아시아인에게 존재하는 잘못된 이미지와 차별 그리고 혐오에 대해 고발한다.

영상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과거 이미지와 현재 이미지를 교차 사용했다. 가족, 일상 등 평범한 사진들 속에 우울하고 반항적인 카피를 더했다. 중얼거리는 듯하지만 강력한 내레이션은 “난 그들이 말한 내가 아니다. 난 그들이 너에게 말한 내가 아니다. 나는 그들의 소수 모델이 아니다. 나는 그들의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내 것이고, 너는 너의 것이며 우리는 우리의 것이다”로 끝을 맺는다.

크리에이티브 디랙터인 티타니아 트란(Titania Tran)와 팀은 영상이 개인의 인식에 긍정적 변화를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티타니아는 카피작성뿐 아니라 녹음에도 참여했으며, “이 영상이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고, ‘소수자 모델’로 규정된다고 믿는 이들이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ronze, Raise Your Arches, McDonald’s, Leo Burnett

Raise Your Arches (출처 youtube 캡처)
Raise Your Arches (출처 youtube 캡처)

눈썹으로 말하는 오늘의 점심

끝이 보이지 않는 업무 속 지친 직장인이 앞의 동료에게 M자가 써진 포스트잇을 보이며 눈썹을 위아래로 찡긋거린다. 그러자 동료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똑같이 눈썹을 찡긋거린다. 둘은 오피스를 나서며 동료를 만날 때마다 눈썹을 찡긋거리고, 그렇게 한 무리의 직장인들이 눈썹을 찡긋거리며 오피스 밖으로 나가 맥도날드를 갈 것임을 암시하며 영상이 끝난다.

이 광고에는 맥도날드를 나타내는 그 어떤 이미지도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브랜드의 음악, 로고, 슬로건, 음식 이미지 모두 없다. 그러나 맥도날드를 연상할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있다. 처음 등장하는 여성의 노란 상의에 빨간 치마, 포스트잇에 쓰인 알파벳 M, 창문을 닦는 사람들의 의상 등은 모두 맥도날드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배경음악인 Yello의 ‘Oh Yeah’도 눈썹의 찡긋거림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레오버넷의 CCO인 Chaka Sobhani는 “맥도날드로의 초대는 책임감을 잠시 내려두고 기분전환을 할 기회이다. 우리는 ‘Raise your Arches’를 통해 모두가 삶의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두고, 맥도날드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광고는 저명한 영화감독인 에드거 라이트(Edgar Wright)가 디렉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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