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HYUNDAI MOTOR : 정주영, 자본주의, 자유경제 그리고 광고의 신화 같은 이야기(I)

[신인섭 칼럼] HYUNDAI MOTOR : 정주영, 자본주의, 자유경제 그리고 광고의 신화 같은 이야기(I)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1.01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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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캐나다 진출 초기의 광고. 헤드라인은 “놀라운 산차 포니 소개합니다...따지자면 꼭 신차는 아닙니다만 놀랍습니다.” (이미 1975년에  한국 시장에 선을 보였으니까.) 광고 지면의 7분의 1은 현대 소개이다.
[그림 1] 캐나다 진출 초기의 광고. 헤드라인은 “놀라운 산차 포니 소개합니다...따지자면 꼭 신차는 아닙니다만 놀랍습니다.” (이미 1975년에 한국 시장에 선을 보였으니까.) 광고 지면의 7분의 1은 현대 소개이다.

현대자동차의 북미시장 진출은 미국이 아니라 캐나다로부터 시작했다. 자동차는 포니(Pony), 조랑말이었다. 진출 초기의 광고 가운데는 [그림 1]과 같은 것이 있는데, 지면의 7분의 1은 자동차가 아니라 현대에 관한 소개이다. 왜? 낯설고 멀리 있는 나라 한국, 듣지도 보지도 못한 현대라는 회사, 게다가 발음을 어떻게 해야 할는지도 모르는 이름, 이런 회사가 만든 자동차?

현대에 관한 설명의 제목이 멋지다. Who in the world is Hyundai? (도대체 현대란 무엇이야?라고나 할까.) 현대가 저명한 미국 경제 잡지 포츈(Fortune)의 미국 외 기업 순위에서 41위이며 자동차 제조 전과정을 통합한 회사라는 것, 거대한 건설회사이며, 조선회사이고, 버스와 트럭 등을 만들고 있는 회사 등등... 말하자면 방대한 기업임을 설명하고 문의할 일이 있으면 캐나다 현대자동차로 연락하라는 주소까지 남겼다.

캐나다에서 성공한 현대는 드디어 세계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한다. 1986년 초 광고 가운데는 기업광고를 겸한 제품 광고가 있다. 비록 영어이기는 하지만, 아마도 한국 제품의 기업광고 가운데 걸작(傑作)으로 꼽아야 할 만한 광고이다. (번역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으면 3분에 읽을 수 있다.) 광고 카피의 절반쯤은 현대라는 기업 광고이고 나머지가 미국 시장에 선보인 엑셀 (Excel) 설명이다.

[그림 2] 1986년 미국에 진출했을 때 현대자동차 광고
[그림 2] 1986년 미국에 진출했을 때 현대자동차 광고

헤드라인은 첫선을 보이던 1986년이란 시기와 나라인 미국 문화에 알맞는 멋진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기관차(Locomotive) 즉 남성이고, 어머니는 선박(Ship) 즉 여성이다.

이름 때문에 고생한 흔적은 “Hyundai“의 “dai"를 ”die(죽음)“이라고 발음하지 말고 ”Sunday (썬데이)“처럼 ”Day(데이)“라고 읽으라는 주문도 했다. 그리고 ”Day“란 말이 들어 있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의 영어 가운데 굳이 마지막 날인 ”Sunday”를 택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Sunday는 일요일이요 쉬는 날이며, 기독교인들에게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금요일에 죽고 사흘만인 일요일에 부활한 날, 즉 주님의 날인 “Sunday”이기 때문임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미국이라는 기독교 국가 문화를 고려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비록 2개 음절이지만 "Hyundai"를 제대로 “현대”로 부르게 되기까지에는 그 뒤에도 여러 해가 걸렸다.

이러한 고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포니는 캐나다에 신기록을 세웠다. 진출 이듬해인 1985년 현대는 캐나다에서 70,072대가 팔렸고 캐나다에 수입된 자동차 시장의 9.4%의 시장을 차지했다. (일본 혼다 자동차는 이런 시장 점유율에 도달하는데 12년이 걸렸다.) 캐나다 시장을 차지하고 있던 미국 3대 자동차회사 GM, Ford, Chrysler가 놀랐다. 황급히 대항에 나섰다. 그리고 덤핑이라고 캐나다 당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림 3] 캐나다에서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게재한 광고 “Pony의 첫 크리스마스”
[그림 3] 캐나다에서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게재한 광고 “Pony의 첫 크리스마스”

그럼에도 현대는 1986년에 드디어 세계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 진출했다. (다음 주에 계속)

 


신인섭 전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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