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대담한 광고?

[신인섭 칼럼] 대담한 광고?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9.0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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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광고 표현이 시대 따라 달라지는 것은 상식이다. 성(性. Sex) 표현도 시대 따라 바뀐다.

1910년대 중반, 영미 연초회사라 불리던 BAT(British American Tobacco)와 일본 담배회사의 치열한 시장 경쟁은 신문 광고전으로 번졌다. 그 배경에는 한일합병 이후 제정된 여러 법규 가운데 회사령(會社令)이 있어서 조선인의 공장 건설을 규제하고 반면 일본인의 공장 창립을 지원한 일이 있었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담배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일본인이 달려 들었고 담배 공장을 세웠다.

출처 광고정보센터
조선연초주식회사 광고 (출처 광고정보센터)

1914년 11월 8일에는 조선 총독부 국문 기관지인 매일신보(每日申報)에 조선연초주식회사(朝鮮煙草株式會社)의 신문 전면 광고가 게재되었다. 아직 여염집 부인네가 외출하는 일이 드물던 무렵 이 일본 담배회사는 한복 입은 조선 여성이 대담하게도 담배 피는 모습을 그린 신문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조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을 것이다. 물론 찬반의 의견이 있었을 터이다. 담배 광고가 자유롭던 시대였다. 이 전면광고에는 세 가지 담배갑 그림이 있다.

일제시대 담배 소매점 간판 (출처 뉴스다운이슈 블로그)
담배 소매점 간판 (출처 뉴스다운이슈 티스토리)

일제는 1921년에는 담배 산업을 전매화해서 전매청이 모든 담배 재배, 수매, 제조, 유통, 판매를 독점해 막대한 수입을 거두었다. 해방된 한국에서도 이 담배 수입은 독점이었다. 물론 독점화된 시장이라 담배 광고는 자위를 감추었고 작은 소매점 간판이 나타났다.

담배는 지위와 부의 상징이 되었고 긴 담뱃대는 부자의 몫이었다. 10대 소년들이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는 이유는 호기심 외에도 흡연과 사회의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여성이 담배를 핀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로서 대개 기생이 피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흡연은 심한 남녀차별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혜원 신윤복(申潤福. 1758-?)의 그림 가운데는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기생 그림이 있다. 아마도 18세기 말 무렵일 것이다. 이제는 “아직도 담배를 피십니까?” 시대로 바뀌었다.

신윤복의 야금모행(夜禁冒行)
신윤복의 야금모행(夜禁冒行)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방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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