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광고의 고전: Chivas Regal

[신인섭 칼럼] 광고의 고전: Chivas Regal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9.16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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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 케네디 대통령이 평화봉사단 (Peace Corps)를 창설했을 때, 영 & 루비컴(Young & Rubicam)이 그 광고 캠페인을 맡았다. 그 광고 가운데 하나는 반만 차 있는 물잔 그림이 있었다. 카피를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나, 이 물잔은 보기에 따라 반이 비어 있다고도(Half Empty) 할 수 있으며 또 반이 차 있다고도(Half Full)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나는 비관이고 또 하나는 낙관이었다. 평화봉사단이 하는 일은 반이 차 있는 잔에 반을 부어 가득 찬 잔을 만든다는 말이었다. 평화봉사단은 60년대 후반부터 한국에 와서 구석구석에서 일했고 이제는 사라졌다. 그 뒤 우리 나라는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이제는 우리 젊은이가 해외로 나가 봉사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놀라운 일이다.

Half Empty, Half Full을 멋지게 이용한 광고가 시바스 리갈 스카치 위스키이다. 카피가 재미 있다. 주인의 눈에는 이미 반 밖에 남지 않았고, 손님의 눈에는 아직도 반이 남았다는 광고이다. 왜 그러나? 다음 광고가 해답을 준다. “조심해! 시바스 리r갈이야!” 술잔을 보니 너무 많이 부어 술방울이 쏟아지고 있다 - 그 귀한 시바스.

앞의 광고는 게재 일자를 모른다. 아마 80년대 초이거나 70년대 말일 것이다. 둘째 광고는 Forbes, September 28, 1981이다.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1997년 8월 26일자 조선일보에는 지면 3분의 2를 차지하는 시바스 광고가 있다. 추석이 멀지 않은 때문인지 풀잎과 메뚜기 그리고 둥근 달이 술병 위에 있다. 헤드라인은 “선물은 흔하지만 존경은 드뭅니다.” 역시 시바스는 귀한 술이란 말이다. 이보다 약 20년쯤 전인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최후의 만찬 상에 시바스가 있어서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한국에서 이제 시바스는 동네 편의점에도 놓여 있는 시대로 변했다. 그러니 이 시바스 광고도 고전의 하나가 되었다고나 할까?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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