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Life is Short. Art is Long. 밀턴 글레이저는 갔다. “I ♥ NEW YORK”는 영원할 것이다.

[신인섭 칼럼] Life is Short. Art is Long. 밀턴 글레이저는 갔다. “I ♥ NEW YORK”는 영원할 것이다.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0.08.1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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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톤 글레이저 (출처 miltonglaser.com)
밀턴 글레이저 (출처 miltonglaser.com)
Together (출처 dezeen.com)

지난 6월 26일 밀턴 글레이저(Milton Glaser,1929.6.26.-2020.6.26)는 갔다. 나이 아흔 한 살. 91년 전 태어난 날에 사망했다.

그는 숨을 거둘 때까지 코로나-19 때문에 강요된 격리 속에서 “다 함께(Together)”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자는 아이디어를 형상화하는 그래픽 프로젝트 일에 몰두해 있었다. 돌아가기 얼마 전 뉴욕 타임즈 기자와 회견할 때, 그는 수천 번이나 되풀이해서 외쳐 온 “다 함께. Together"라는 말을 심볼로 창출해 우리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와 싸우는데 모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뉴욕 시내 모든 공립학교에 전해서 우리는 서로 헤어져 있는 것이 아니며 함께 있다는 것을 알리려 한다는 자기 뜻을 말했다. ”Together"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냅킨에 그린 I♥NY (출처 miltonglaser.com)
I♥NY (출처 miltonglaser.com)

글레이저가 남긴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977년 뉴욕주 관광 촉진을 위해 만든 I LOVE NEW YORK이다. 뉴욕시의 로고가 된 이 포스터가 나온 지 44년째가 되는 지금 그가 만든 LOVE의 상징인 심장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졌다. 뉴욕의 심볼로는 항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Liberty), 시내에 우뚝 솟아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그리고 타임즈 스퀘어(Times Square) 광장 등이 있는데, 각각 다른 뜻을 가진 상징물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사랑의 로고를 당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로고의 시작은 어느 날 글레이저가 택시를 타고 가면서 봉투에 크레용으로 그린 스케치였다. 투박스러운 흑백으로 쓴 세 글자에 빨간 심장으로 그린 로고는 영어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누구나 손쉽고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만민 공통의 메시지가 되었다.

New York 로고 (출처 miltonglaser.com)
잡지 'New York' 로고 (출처 miltonglaser.com)

그는 이 세상 모든 사물에는 무엇인가 볼 것이 있으며 그것을 찾아 내서 형상화할 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 그렇게 했다. 이런 믿음 때문에 기성 개념과 충돌하기도 했다. 그는 400여개의 포스터를 남겼다. New York는 그가 만든 잡지의 로고이다.

4년 전 그는 친구 책 출판 때 한 말이 있다. “나는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내가 알게 된 세상을 힘껏 잘 보려고 노력합니다”고 했다. 밀턴 글레이저의 명언 가운데 짤막한 말이 하나 더 있다. “우린 늘 (무엇인가) 보고 있지요. 그런데 진짜 보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그는 때로는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는 91세의 생을 마쳤다. 그리고 "Life is short. Art is long"란 말처럼 불멸의 발자국을 남겼다. 그가 사망한 2020년 6월 26일에 뉴욕타임즈가 그에 대해 쓴 장문의 기사에 의하면, 2009년 글레이저는 처음으로 National Media of Arts 상을 받았다. 그래픽 디자이너로서는 처음이었다. 1984년 미국 의회가 제정한 미술가와 후원자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명예를 그에게 주었다. 달리 말하자면 그는 그래픽 디자인을 미국 최고의 미술상 대상으로 격상시킨 장본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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