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스마트폰도 음양이 있다.

[신인섭 칼럼] 스마트폰도 음양이 있다.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2.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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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세계 매체 광고비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인터넷과 디지털화가 일으킨 변화일 것이다. 연륜으로 보면 가장 어린 매체가 인터넷인데, 2010년 기준 12년 기간의 일이다. 그런데 최연소인 인터넷 광고는 최단기간 내에 최대로 증가했다. 그리고 그 촉매는 손바닥 안의 스마트폰으로 2010년 이후 본격화되었다.

2010년 세계 광고비는 4,031억 달러였다. 10년이 지난 2020년에는 6,495억 달러로 증가해 10년 사이에 61% 늘었다. 그런데 7가지 매체 가운데 광고비가 오히려 줄어든 매체는 가장 오래된 종이 매체 신문과 잡지로 각각 50.2% 및 42.5% 줄었다. TV와 라디오는 평균보다 훨씬 낮은 19.2% 및 20.1% 성장했고, 옥외 역시 평균 이하이며, 극장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극장 광고비는 비중이 1% 이하여서 중요하지 않다.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인 것은 인터넷인데 475.2%였다. 이런 급성장은 디지털화, 모바일화 때문이고 모바일화를 가능케 한 것은 스마트폰이다. 모든 전문가는 이러한 매체 광고비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화의 열매를 가장 많이 누린 것은 구글(Google)과 메타(Meta. Facebook)였다. 마케팅 관련 자료 전문 회사인 스태티스타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10년 전 구글과 페이스북의 수입은 속된 말로 보잘것 없었다. 2020년에는 구글이 1,817억 달러, 페이스북은 860억 달러로 껑충 뛰었다. 성장률은 구글이 623%, 페이스북은 4,364%라는 놀라운 숫자로 성장했다. 그런데 총수입 가운데 광고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구글이 81%(2021), 페이스북은 98.5%(2019)로서 거의 모두가 광고 수입이다. 2010년에 신문광고비는 839억 달러로 인터넷 광고비 677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으나, 10년 후에는 뒤바뀌어서 인터넷 광고비가 신문 광고비의 8배 가깝게 증가했다.

자료: Statista. % 계산은 필자
자료: Statista. % 계산은 필자

2010년에서 2020년의 10년 기간에 매체별 세계 광고비와 구글 및 페이스북 두 거인의 수입을 대비하면, 천국과 지옥 같은 느낌이 들 만큼 격차가 심해졌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일간 신문과 기자의 수 격감 특히 지방지의 경우 신문 광고 수입의 격감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나자 정치,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했다. 나라 따라 매체 상황이 다르지만, 신문의 쇠퇴 특히 지방신문의 퇴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는 우려를 자아내게 되었다.

두 테크 회사의 신문 콘텐츠 무료 사용 문제가 정치 이슈가 되고, 정부와 국회의 관심사가 되었다. 규제 문제가 대두되자, 구글과 페이스북은 심히 반발했다. 신문 자료의 사용료를 둘러싼 구글과 메타(페이스북)의 신문 매체와의 협상이 제기되었으나, 순조롭지는 못했다. 가장 규제에 적극적인 나라는 오스트레일리아였다. 두 테크는 물러섰다. 그리고 신문과 딜(Deal. 협상)을 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 신문왕이라는 루퍼트 머독과는 이미 합의에 도달했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고, 아직 협상은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세계의 주목은 오스트레일리아로 집중되어 있다.

양자의 협상이 안 될 경우는 정부가 협상에 개입할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두 거대한 테크가 호락호락 넘어갈 대상이 아님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입장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신문 발행사에게 콘텐츠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사실이며, 이미 일부 지불된 사례도 나타났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발표되지 않았을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문의 원조인 유럽은 더욱 심각하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 법(Digital Service Act. DSA)의 초안이 2020년 말에 발표되었고, 금년 4월에는 EU 의회가 법안 제정에 동의했다. 관련 기관의 승인을 거쳐 2024년경부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상하 양원의 논의가 진행 중인데, 협상을 권유하되 진전을 보아 가며 정부의 개입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신 기술 발달의 총아 스마트폰과 모바일 광고의 확산이 낳은 결과에 대한 반성이 시작되었다.

1970년대 중반 한국에서는 TV 보급률이 100만 대를 넘어서면서 불과 7~8년 사이에 TV가 신문 다음 제2의 매체로 등장했다. 동시에 TV 광고에 대한 비난과 각종 규제가 생긴 것도 70년대였다. 구글의 제3자 쿠키 포기 선언으로 광고계가 온통 야단이 났다. 무소부재, 만사형통이 오보, 허위 보도 그리고 프라이버시 문제가 대두되자 쿠키리스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대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직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합의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한 가지 틀림없는 것은 양과 음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광고에도 있다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 7월호 표지
신문과 방송 7월호 표지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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