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노인고독사와 시청율

[김시래의 트렌드라이팅] 노인고독사와 시청율

  • 김시래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1.1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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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20년 방송광고비는 3조5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했다. 6년째 하락세다. 반면 온라인 광고비는 7조5천억으로 15.4% 증가했다. 코로나도 한 몫을 거들어 증가추세가 여전하다. 온라인 광고는 그 특성상 TV광고시대에선 볼수없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 시장엔 수많은 대안들이 즐비하다.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시켜야 클릭에서 구매로 연결된다. 속전속결의 단도직입형 카피가 대세다. 제품의 특장점을 있는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봄방학 세일 70프로! " 라고 있는 그대로 알린다. 소비자는 혜택과 관련된 정보를 비교하고 확인해서 선택하면 그만이다.

여기엔 부작용도 있다. 인터넷의 바다는 망망대해라서 규제의 손길이 닿을수 없는 곳이 있다. 여기에 과장과 허위가 도사린다. "나 말고 아무도 못가져, 염산 테러한 전남친 프러포즈..." , "부자스님, 여대생에게 72억 주며 요구한 것...", "63억로또” 땅굴서 나온 187억,전국민에 나눠준다". 그러니 소비자들은 여전히 온라인광고를 불신하고있다. GroupM은 디지털 마케팅의 소비자 신뢰"라는 보고서는 23개국의 1만4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자 중 절반 이상(56%)이 자신과 관련된 데이터에 대해 통제를 원하며, TV광고가 디지털 형식보다 브랜드에 더 긍정적인 인상을 준다고 밝혔다. 그리고 64%는 부적절한 콘텐츠 옆에 있는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고 37%에 이르는 소비자가 디지털 광고가 거슬린다고 대답했다.

전국 최초로 TV 시청률 집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어르신 고독사를 막는 ‘고독사 ZERO 프로젝트’ (출처 파주시)
전국 최초로 TV 시청률 집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어르신 고독사를 막는 ‘고독사 ZERO 프로젝트’ (출처 파주시)

디지털 기술이 가야할 길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TV시청율 실시간 조사기관 ATAM에서 발견했다. 지자체와 손잡고 독거노인들의 TV시청 행태를 이용해 고독사를 막고 치매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이성희 대표(59)는 "노인들의 TV시청패턴은 일정한 반복행태를 보인다. TV을 켜고, 끄고, 시청하는 평소의 시청행태와 달리 텔레비전 시청을 아예 하지 않거나,시청채널이 바뀌지 않거나, 3개월이상의 누적 데이터와의 일치율이 30%미만으로 떨어지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에 붉은색 경고등이 켜져서 텔레비전에 부착한 피플미터, 즉 시청률 조사기기가 신호를 분석해 평소와 다른 시청 유형을 감지한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 파평면에서 시작된 이 '고독사 방지 프로젝트'의 수혜자  문명자(85) 할머니는 "이렇게 있다가 죽으면 아무도 모르고 어쩌나하다가 이제 영감 있는 것처럼 든든해요."라고 흐믓해했다.

이 고독사 제로 프로젝트는 건강관리시스템 특허 인증을 받은데 이어, 누적된 TV시청 데이터를 활용하고 머신러닝 기반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치매 조기 진단 지표 개발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재방송 시청이 잦아지면 치매 의심 징후로 판단해 검사를 권유하기도 한다. 독거노인의 인구가 늘어가는 트렌드와 데이터 기술이 접목된 좋은 사례다. 문제는 기술의 진보가 아니다. 생활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다. 이는 만들고 쓰는 사람에 달려있다. 사람을 향하는 기술을 고대한다.

 


김시래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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