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OOH 광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행동할 때가 왔다.

[신인섭 칼럼] OOH 광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행동할 때가 왔다.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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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는 디지털 옥외광고에서 프로그래매틱 옥외광고 시대로 재빨리 바뀌고 있다

[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모든 일이 그렇듯이 한 산업이 변화하는 데에도 계기가 있다.

역사적으로나 가장 오래된 옥외광고는 다른 매체에 비해 데이터가 뒤진 매체였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변화의 징조가 나타나게 되었다.  

지난 10월 24~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아시아광고대회, 애드아시아가 그 변화의 징조였다. 애드아시아는 격년으로 열리는 아시아 최대의 광고대회이다. 이 대회 2일째인 10월 26일 오후 3~6시에는 옥외광고 세션이 열렸다. 세계옥외광고협회(World Out-of-Home Organization, WOO) 고다드 회장, 옥외광고 전문 테크회사 하이브 스택(Hivestack) 창립자이자 사장 수플리오티스, 일본 라이브보드(Live Board) 초대 사쿠라이(Sakurai) 사장, 그리고 한국의 포도 미디어 네트워크 김대원 대표, 현대 퓨쳐넷 박현 수석(박사)의 발표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다섯 연사 발표의 공통점은 세계 옥외광고 매체의 효과 측정 현황과 디지털 시대의 세계 옥외광고 산업의 대응 현황과 미래에 대한 논의였다.

흥미로운 일은 지난 9/10월호 한국 광고주협회 격월간 KAA 저널은 30여 페이지 옥외광고 특집을 발행했다.

이 세 시간 세션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드디어 한국 옥외광고 산업의 현대화의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WOO는 작년 5월에 <글로벌 옥외광고 오디언스 측정 지침(Global OOH Audience Measurement Guidelines)>을 출판했다. 일본은 5개월 뒤인 10월에 일본어판을 출판했다. 놀라운 속도이다. 일본 옥외광고 테크 회사인 라이브보드는 2019년에 설립되었으므로, 1960년대에 이미 신문과 라디오/TV 매체 자료가 갖추어진 것과 대비하면 옥외광고 매체 오디언스 자료의 공표는 매우 늦었다. 아마도 WOO 자료 일본어 번역을 서두른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일본의  라이브보드는 NTT Docomo와 덴츠가 각각 51%와 49% 지분으로 2019년 2월 1일 설립한 회사이다.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 회사 NTT Docomo(도코모란 일본어는 ‘어디든지’라는 뜻)와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 덴츠가 합작한 이유는 옥외광고 매체 오디언스 조사에 NTT 서비스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NTT가 마치 한국의 SK 텔레컴의 지오비전(Geovision)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작은 일이지만 일본은 이 책을 발행하면서 "디지털 사이니지 커뮤니케이션 감역 (監譯)"으로 했다. 감독과 번역은 관련 단체가 공동으로 해서 무료로 볼 수 있게 공개했다.

WOO의 가이드라인
WOO의 가이드라인

2022년 5월에 발표된 WOO의 이 오디언스 측정 지침 자료는 모두 90페이지이다. 5장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 위원장의 인사
  • 1장.  서론(Introduction)
  • 2장.  옥외광고 측정 세부(OOH Measurement Specifics)
  • 3장.  글로벌 측정 각국 사례 (Measurement Approches)
  • 4장.  측정 정의 (Measurement Definitions)
  • 5장.  사례, 기고자, 참고 문헌 링크 (Acknowledgement, contributors, links to further documentation)

위원장의 인사는 이 책 제작을 위해 설립한 위원회의 위원장의 인사이다. 아울러 WOO 회장의 인사가 있다. 특히 두드러진 내용은 3장 11개 국의 측정 내용에 대한 설명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조심할 일은 이해관계에 따라 관련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선례가 있다.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6•29 자유화 선언 2년 뒤인 1989년 5월에 한국ABC협회 창립의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표현 자유화에 따라 신문 발행 부수를 조사, 발표해야 한다는 것을 반대한 신문사는 없었다. 그러데 발행부수 조사와 공개에 찬성하고 나선 신문사는 다섯 손가락 안이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까지도 신문 발행부수는 공개해야 한다는 말이 보도된 뒤에야 겨우 움직이기 시작해서 한국ABC협회가 창설됐다. 아마도 정부 재정 지원으로 ABC 협회를 창설, 운영한 나라는 한국뿐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전국 일간지의 유무가 부수가 발표된 것은 창설 20년 뒤였다.

물론 옥외광고 매체와 신문과는 다르고 더욱 중요한 것은 1990년대와 21세기 스마트폰과 디지털 시대와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신문 부수 공개와는 다르지만, TV 시청률 조사가 정착할 때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고충은 있었다. 다행하게도 1990년 새로 창립한 SBS가 개인 시청률 조사 도입을 앞장서서 시행했으므로 다른 회사가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경험은 소중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선 오랜 여러 나라 경험의 결정(結晶)인 이 90페이지 귀중한 자료의 번역과 공개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흔히 말하는 컨센서스를 얻기 위한 첫발이 될 것이다. WOO의 이 자료를 통해 OOH 산업의 디지털화가 왜 필요하며 옥외광고 산업에 무슨 혜택을 주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어떤 과정을 겪어 왔음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타산지석’인 이 책은 디지털 프로그래매틱 광고의 시대에 생존과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OOH산업은 금년 6월 7~9일 리스본에서 개최된 세계옥외광고회의, 10월 26일 서울에서 개최된 애드아시아 세계 OOH 매체 효과 측정 세션, 그리고 11월 1~3일에는 다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OOH 포럼 등 분주한 행사가 이어졌다.

비약이 될는지 모르나, 1876년 강화조약 이후 500년 닫혔던 조선이 문을 열던 무렵을 연상시키는 일이 한국 옥외광고 산업에 전개되었다. 발리 포럼에서는 세계옥외광고협회 톰 고다드(Tom Goddard) 회장의 “모멘텀을 유지하자”라는 연설이 있었다는 매일경제 보도가 있다.

이제 “ACTION“의 때가 왔다. 이 일련의 행사에 앞장선 선각자의 노력에 감사를 드려야 할 것이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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