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섭 칼럼] 구글과 페이스북을 벼락부자로 만든 26개 낱말

[신인섭 칼럼] 구글과 페이스북을 벼락부자로 만든 26개 낱말

  • 신인섭 대기자
  • 승인 2023.0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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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코세프 "The Twenty-Six Words That Created the Internet" 표지

[ 매드타임스 신인섭 대기자] 벼락부자라는 말의 어감이 꼭 알맞은지는 모르겠으나 사실이다. 스태티스타(Statista)의 발표에 따르면, 2002년 구글의 수입은 4억 달러였다. 20년 후에는 1,870억 달러가 되었다. 페이스북의 2009년 수입은 7억 8천만 달러였는데, 2021년에는 1,179억 달러가 되었다. 두 소셜미디어 모두 천문학적인 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 산파역을 한 것이 1996년 2월 8일 제정된 섹션 230이었으며, 그 내용은 다음 26개 낱말(영문 기준)이다.

"No provider or user of an interactive computer service shall be treated as the publisher or speaker of any information provided by another information content provider."

"인터랙티브 컴퓨터 서비스 제공자나 사용자는 다른 정보 콘텐츠 제공자가 제공한 정보의 발행인이나 연사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겨우 인터넷이 싹틀 무렵인 1996년 2월 8일에 “커뮤니케이션 품위법(Communication Decency Act)”의 일부 섹션(Section) 230이 국회를 통과했다. 새로 탄생한 인터넷은 언론의 자유를 확장하는 도구로서 정보의 발행자나 연사가 아니며, 다른 언론 보도의 단순한 전달자로서 언론 매체가 지는 내용에 대한 책임은 면제되고 한껏 자유를 보장받게 되었다. 섹션 230은 소셜 미디어에게는 더 없는 축복이 되었다. 조금 과장하자면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처럼 생각했다. 그 결과 구글과 페이스북은 위에 언급한 수입과 같은 “벼락부자”가 되었다.

벼락부자는 되지 못했으나, 이 26개 낱말 때문에 유명해진 사람이 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 제창자로서 한때 퓰리처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는 기자 출신 미국 해군사관 학교 사이버 보안 교수인 제프 코세프의 책은 인터넷을 낳은 26 낱말의 장단을 다룬 저자로써 유명해졌다.

그런데 변화무쌍한 테크의 세계에 또 다른 일이 일어났다. 중국인 소유 소셜 미디어인 틱톡의 등장이다. 4년 전의 일이다. 짧은 비디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미국 퓨리서치 센터의 자료는 흥미 있다. 2014-5년과 2022년의 대비인데 7개 소셜 미디어에 대한 미국 10대의 시청 비율 추세이다. 이 신세대는 소셜 미이어를 보는데 골라서 본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스타그램 시청은 10% 증가했다. 스냅챗도 18% 증가했다. 한편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는 모두 줄었다. 가장 심한 감소 추세는 페이스북으로 30%이고, 나머지 둘은 각각 10%, 9% 감소했는데 시기가 달랐다.

이와 반대로 2022년 기준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유튜브와 틱톡으로 각각 95%, 67% 성장했다. 이제 틱톡은 광고계의 총아로 자리 잡았다. 2023년의 전망을 논하는 전문가들은 틱톡이 이제 시험 단계를 넘어섰고 안전한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다만 한 가지 우려는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 상태로 틱톡의 자료가 중국 정보 당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정치적인 문제이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골라서 본다고 하는 미국 10대의 비율 변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골라서 본다고 하는 미국 10대의 비율 변화

액시어스(Axios)의 작년 8월 보도 자료에 의하면, 지난 수년 사이데 인터넷에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 가운데 미국 10대에는 세 가지 특성이 나타났다.

첫째, 10대의 97%는 거의 매일이다시피 인터넷을 사용하는데 이들은 비주얼 커뮤니케이터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수많은 도구를 가지게 되었다. 둘째, 지금 10대는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 같은 앱이 아니라 유튜브, 틱톡, 스냅챗이 기본적인 네트워크이다. 셋째는 10대는 사진과 비디오 편집 도구를 갖춘 네트워크 콘텐츠를 선호한다. 이 세대는 흥미 위주가 아니라 손쉽게 새로운 관심과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는 바이럴 알고리즘을 원한다.

지난 2~3년 기간의 코로나 영향으로 더욱 많은 시간 보게 된 현실 세계의 인터넷이 가져온 폐해도 있는데 윽박지름, 괴롭힘, 남용 따위로서 지나친 인터넷 사용은 특히 부모들에는 걱정거리가 되고 있으며 테크 회사도 대책을 세우려 노력하고 있다. 10대도 자기들이 너무 오랜 시간 인터넷에 젖어 있다는 위험을 알게 되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표현의 자유세계를 만들고 구글과 페이스북을 벼락부자로 만든 인터넷 창출자인 “26개 낱말” 인터넷에도 음양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신인섭 (전)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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