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아마존과 나이키의 근본을 짚은 반전

[박재항의 反轉 커뮤니케이션] 아마존과 나이키의 근본을 짚은 반전

  • 박재항 대기자
  • 승인 2020.10.1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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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타임스 박재항 대기자 ] 아마존을 시작한 직후 여느 창업자처럼 베조스도 모든 일에 관여하고, 직접 몸을 놀리며 일을 해야만 했다. 아침 일찍 투자자들이 모인 자리에 가서 설명회를 한 다음에 바로 사무실에 붙은 창고로 와서 책을 상자에 집어넣고 포장을 하는 일과가 반복되었다. 쭈그리고 앉아서 택배상자를 포장하고 있자니, 무릎이 너무나 아팠다. 베조스의 옆에서 같은 자세로 포장을 하던 직원에게 베조스가 말했다.

"우리는 무릎보호대가 필요해. 내 무릎이 죽어나가고 있어."

베조스 옆에서 역시나 포장 작업을 하던 직원이 말했단다.

"무릎보호대보다는 의자에 앉아서 포장할 수 있는 테이블이 필요해요.“

죽어나가던 무릎을 치며 베조스가 말했다.

“제가 들어본 것 중 가장 기발한 아이디어에요!” 

아마존 창업 당시의 제프 베조스 (출처 핀터레스트)
아마존 창업 당시의 제프 베조스 (출처 핀터레스트)

25년 전 창업 초기의 베조스는 그리 똑똑하지 않거나, 여러 과중한 업무로 머리가 말랑말랑하지 않았던 것 같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런 반전을 생각하지도 못한 건 아쉽지만, 직원의 이런 한 마디에 무릎을 치는 자세는 가치가 있다. 전에 칼럼에서 소개한 스페이스펜처럼 사람들은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과정만 고치려고 한다. 왜 무릎이 아픈지 보지 않고, 아픈 무릎을 치료하거나, 통증을 조금 덜어주는 대책만을 생각하기 쉽다.

나이키에서도 사람들의 생각이 고정되면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 제3세계에 소재한 하청 공장에서의 혹독한 노동 환경으로 1970년대부터 나이키에 대한 비판 움직임과 목소리가 일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도 나이키의 주요 하청공장들이 있는 국가로 꼽혀서, 노동 환경 조사를 하기위해 외국의 시민단체들이 생산시설 현장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런 저임에 열악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생산시설들을 ‘스웨트샵(sweatshop)’이라고 했다. 신발 밑창 등의 고무를 붙일 때 쓰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인체에 지극히 해로운 독성 가스가 심각하게 제기되는 문제 중의 하나였다.

처음 나이키에서는 작업자들의 건강을 염려한다며 방독 마스크를 지급했다. 덥고 습도가 높은 공장 안에서 방독 마스크를 쓰면 호흡도 힘들고 땀도 더 많이 흘리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방독 마스크를 쓰지 않는 직원들을 적발하는 게 관리자들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나이키 하청 공장들에서는 직원들의 방독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시하면서, 계속 방독 마스크를 고성능의 것으로 바꾸면서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래도 유독가스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었다. 그러는 가운데 시각을 달리하는 의견이 나왔다. 완벽한 방독면을 낼 수 없을 바에야, 그 노력을 차라리 제조공정과 접착제 자체를 독소를 내뿜지 않는 것으로 바꾸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이 방식이 큰 호응을 얻으며, 직원들의 건강도 살필 수 있었고, 나이키는 새로운 과정으로 생산된 제품을 ‘에어 조던 XX3’라는 이름의 ‘친환경 운동화’로 시장에 내놓았다. 그리고 폐신발에서 나온 재료들을 가지고 만든 ‘Trash Talk(트래시 토크)’- 보통 농구 선수들 상대편의 신경을 건드리기 위하여 내뱉는 욕설이나 거슬리는 말들을 쓰레기 같은 말들이라고 해서 트래시 토크라고 한다- 시리즈도 출시했다. 바로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닌 근본 문제를 보는 반전 가져온 결과이다.

Air Jordan XX3, Trash Talk (위로부터, 출처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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