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소셜 메타버스 공간'에 '디지털 트윈 병원'을 세워라

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소셜 메타버스 공간'에 '디지털 트윈 병원'을 세워라

  • 유승철
  • 승인 2022.03.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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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존재하는 쌍둥이 병원 -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병원'

메타버스(Metaverse)가 장안의 화제입니다. 언론을 포함한 각종 정보채널에서 만들어내는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가 무성합니다. 한편으로 많은 정보들은 크게 중복되거나 피상적인 인상을 지우기 힘듭니다. 또 기존과 다른 무엇이 없다는 실망감도 큽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초월’이라는 의미의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인 메타버스(Metaverse)는 1992년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유래한 개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정의하는 연구자에 따라서 크게 다르지만 주로 ‘가상의 것(virtual thing)’으로만 간주되고는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메타버스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생활형·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광의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관련해서 ‘디지털트윈(digital twin)’ 이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시스템, 또는 환경 등을 가상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하는 즉 가상의 메타버스 쌍둥이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좀 어색한 용어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현실에 병원이 있다면 가상에도 동일 기능을 하는 병원이 있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럼 메타버스가 우리 헬스케어 산업 좁게는 우리 병원산업에 어떤 의미를 줄까요?

2021년 6월 일산차병원이 제페토 플랫폼 안에 개원한 메타버스 병원 (출처: http://www.pharms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8051)
2021년 6월 일산차병원이 제페토 플랫폼 안에 개원한 메타버스 병원 (출처: http://www.pharms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308051)

흔히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실제 대부분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살 때 ‘검색(search)’에 대한 의존도는 막대합니다. 그러다 보니 ‘검색 마케팅(search engine marketing)’이 디지털 마케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고 최근에는 유튜브를 비롯한 비디오 채널이 크게 성장하면서 ‘비디오 검색 마케팅(video search marketing)’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글을 읽고 계신 독자들은 잠시 시간을 내셔서 N사나 G사의 검색 포털에 여러분 병원 이름을 검색해보세요. 유사 이름을 지닌 병원이 많다면 병원이 소재한 ‘OOO동’을 넣어서 함께 검색해도 좋겠습니다. 검색 결과와 병원의 홈페이지 그리고 고객들의 긍정적/부정적인 리뷰까지 상당한 결과가 있을 듯합니다. 물론 이 결과 조차도 없다면 더 큰 문제입니다. 가상 공간에 여러분 병원이 없다는 의미니까요. 여러분의 검색 결과에서 나타난 병원의 실체가 바로 여러분 병원의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의 실체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디지털 트윈 병원이 이왕이면 실제 병원보다 더 나은 모습이면 좋겠지요. 

메타버스 병원의 영향력이 실제 물리적 공간의 병원이 지니는 영향력을 그대로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본 컬럼을 쓰면서 최근 3년간 ‘여성병원’을 주제로 한 ‘유튜브 포스트’를 웹 스크래핑(scraping: 온라인 자료 수집)한 후 시각화를 해보았습니다. 흥미롭게도 병원 유튜브 포스팅의 영향력(제 조사에서는 중심성 지표를 활용했습니다) 순위를 보면 <<랄라브루스, 우리동네산부인과, 우리동산, 흥미로운티비, 나는의사다, 톡투건강이진한TV, 뚜뚜TV, 차병원 CHA HOSPITAL, 닥터인사이드>>의 순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가운데서 물리적 실체를 가진 유튜브 채널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또, 위에서 언급한 영향력 채널들 가운데 몇몇은 의료와 무관한 채널로 단지 ‘여성 관련 이슈’를 다루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었습니다. 물론 실제 위 결과를 얻어낸 간이 조사는 단일 키워드를 활용한 영향력 순위 조사라는 한계점이 있지만 이 자료만 보더라도 충분히 물리적 병원이 메타버스의 병원과 사뭇 다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병원을 다룬 유튜브 578건의 연결 네트워크 (출처: 필자 자체 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
여성병원을 다룬 유튜브 578건의 연결 네트워크 (출처: 필자 자체 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

메타버스 공간에 ‘디지털 트윈 병원’을 세워라

앞서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병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메타버스 공간은 병원에게도 무한한 기회의 땅입니다. 소비자는 여전히 병원은 다들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느낍니다. 물론 소위 빅5라고 또는 빅10이라고 불리는 국내 초대병원들에 대한 충성도는 대단합니다. 그런 선두 병원들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병원이 ‘기타병원’ 또는 ‘동네병원’으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한국에서 작은 병원이 큰 병원에 대항해 성공하기란 정말 힘듭니다. 많은 장비와 의료 시설물이 토대가 되어야하는 규모의 비즈니스가 바로 병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메타버스가 더더욱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실체가 되는 물리 공간의 병원을 잘 만들고 메타버스 상에 병원을 꾸미는 개념이었다면, 이제 메타버스와 현실공간의 병원을 모두 동시에 만들어가거나 때로는 메타버스가 우선할 시대가 온 것입니다. MZ세대에게는 메타버스가 실제공간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린 것은 단순히 멋들어진 병원 홈페이지를 만들라는 개념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포함한 다양한 가상 채널을 통합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병원광고/병원마케팅/병원홍보/병원컨설팅과 관련된 연관어를 모아서 네트워크로 시각화한 결과를 보면 이미 병원의 디지털 마케팅과 소통에 대한 수요는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소통이 현재까지는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것이라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병원’이라는 큰 관점과 노력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네이버 검색 엔진에서 병원광고/병원마케팅/병원홍보/병원컨설팅 관련 연관어 네트워크 (출처: 필자 자체 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
네이버 검색 엔진에서 병원광고/병원마케팅/병원홍보/병원컨설팅 관련 연관어 네트워크 (출처: 필자 자체 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

병원 경영자 - 병원 고객을 ‘소셜 리스닝’하라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병원’ 구축은 단순히 기술적인 의미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디지털 공간을 드나드는 병원 고객들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병원들은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청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특히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고객의 의견을 잘 들어야 합니다. 부정적인 쓴소리 또는 악의적인 댓글까지도 차분하게 분석하고 그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 병원의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을 더 견고하게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병원 브랜드 구축을 위한 ‘소셜 리스닝(social listening)’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고객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바탕으로 실제 병원과 메타버스 병원에 변화를 주고 또 변화에 대한 추가적인 피드백을 통해 또 다른 변화를 만드는 순환적 과정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이제 병원장 또는 병원 경영 실무자는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병원을 만들기 위해 뛰어난 ‘소셜 리스너’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카나자와 의과대학병원이 2009년 시도한 메타버스병원을 활용한 길안내 시스템 (출처: https://nwn.blogs.com/nwn/2009/07/3d-communication-navi-system.html)
일본의 카나자와 의과대학병원이 2009년 시도한 메타버스병원을 활용한 길안내 시스템 (출처: https://nwn.blogs.com/nwn/2009/07/3d-communication-navi-system.html)

[인용]

※ 닥스미디어(http://docsmedia.co.kr/) 칼럼을 공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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