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 : 미래 의료산업 그리고 인공지능

언택트 2.0 뉴노멀 시대의 병원 : 미래 의료산업 그리고 인공지능

  • 유승철
  • 승인 2022.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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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로의 도약

실로 ‘인공지능(AI)의 전성시대’입니다. 여전히 단어 ‘인공지능’에서 ‘지능(intelligence)’ 부분은 실로 부족한 인상을 지울 수 없지만 -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상당한 인간 수행 업무들이 속속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런 변화가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실례로 숫자를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증권 전문가는 이제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robo-adviser: 인간의 간섭을 줄이고 금융 서비스나 투자 관리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투자 자문역(financial adviser)을 말한다)가 상당수 대체했습니다.

24시간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면서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인공지능을 거래 과정에서 감정적 판단을 지울 수 없는 인간 투자자문이 이길 수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의료분야의 인공지능의 역할

의료분야 역시 인공지능의 개입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영상 이미지 판독과 해석 영역은 환자가 인공지능을 담당 전공의 보다 더 신뢰할 정도입니다. 각종 반복적 처리 업무에서의 실수확률(error rate)을 살펴보면 인간이 실수가 인공지능보다 훨씬 빈번합니다.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 숫자 처리를 넘어서 자연어 처리, 딥 러닝, 상황 인식 처리 및 지능형 로봇 공학과 같은 첨단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병원에서의 전산처리가 ‘사전에 잘 정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계적 분석이었다면, 이제 인공지능은 적정량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스스로 학습하고 또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강력합니다.

출처 : MIT대학이 선보인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방암 발병 예측 시스템

인공지능과 의료 노동시장 변화

병원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의 도입이 진척되면서 의료인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나 전문 지식은 전과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사나 간호사도 코딩 내용을 이해하거나 적어도 문제 대응 능력을 가져야할 것입니다. 앞으로 인간이 수행했던 의료 업무를 인공지능을 활용해 대폭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청소나 환자 모니터링과 같은 반복적이고 피로한 업무는 이미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속속 대체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프란지(Franzi)라는 로봇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독일의 병원(Munich’s Neuperlach Hospital)에 도입되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과거의 청소 로봇이 단순 청소만 했다면 프란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여러 노래를 부르고 환자에게 농담도 던지면서 병원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이 의료 분야에서 고속 발전함에 따라 헬스케어 정보학과 같은 새로운 업무 분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련해 의료 영역 역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모두 인공지능 이후의 노동 시장의 필요에 맞게 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고 있으며 의료산업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그 기능은 의료 서비스 전체를 크게 변화시킬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잘만 활용한다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여  양질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정보 분석은 의료 기록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통해 의료진의 의료 의사 결정을 돕는 효과적인 기술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독일 병원에 도입된 인공지능 청소 로봇 프란지 (출처: https://www.inceptivemind.com)
독일 병원에 도입된 인공지능 청소 로봇 프란지 (출처: https://www.inceptivemind.com)

헬스케어 분야 – 인공지능이 지닌 문제점들에 대한 우려

인공지능은 '블랙 박스(black box)'로 작동한다고 비유합니다. 다시 말하면 인공지능이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고 해석해서 결정을 내리는지 그 과정은 숨겨져 있어서 설명이 불가합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출력을 검증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책임성그리고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이미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뒤에서 조작하고 난 후에 책임을 인공지능에게 돌리게 된다면 어떨까요?”, “민감정보에 대한 사생활 침해는 어떨까요?”, “생존과 사망을 확률로 결정하는 것에 대한 판단의 문제는 어떨까요?”

인공지능의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사건은 이미 의료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속속 벌어지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도 여러 함의를 던져줍니다. 국내에서도 챗봇 서비스인 이루다(AI 전문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2020년 12월 23일 출시한 AI 챗봇) 관련 문제가 커지면서 서비스를 중지하기도 했습니다. 챗봇에 의도적으로 성적 대화를 유도해 성적 소통방법을 사용자들이 학습시킨 것입니다. 2016년 3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든 AI 챗봇 ‘테이’ 역시 출시 후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백인우월주의 및 여성·무슬림 혐오 성향의 익명 사이트에서 수많은 누리꾼들이 테이에게 비속어와 인종·성차별 발언을 반복 학습시켰고, 테이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이러한 혐오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사람들에 의해 오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의료 분야처럼 생명을 다루는 영역에서는 인공지능 관련한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챗봇 서비스인 이루다 (출처: https://m.dailian.co.kr/news/view/953973)
챗봇 서비스인 이루다 (출처: https://m.dailian.co.kr/news/view/953973)

인공지능의 도입

여러 우려 가운데서도 의료산업에 인공지능의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인공지능이 의료 분야에 가져올 문제를 줄이고 성과를 높이는 방법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병원은 의료 서비스의 품질과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병원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의료진이 업무에 만족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병원 업무 전반을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인공지능을 통한 신속하고 혁신적인 기술 변화가 의료 노동자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면 인공지능이 제대로 역할을 못 하는 셈입니다.

인공지능의 최종 종착지는 바로 환자 경험과 치유 결과의 개선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용] 

※ 닥스미디어(http://docsmedia.co.kr/) 칼럼을 공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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